“수협 소식지 ‘땡전 뉴스’ 같다”

얼마 전 한 수산인이 이렇게 말했다.
“우리 집에 수협소식지 같은 게 오는 데 맨 앞면 기사에 거의 매주 이종구 회장 기사가 나오는 것을 보고 묘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전통(전두환 대통령)’ 때 땡전 뉴스 같은 그런 기분 말이다” 수협소식지가 마치 이종구 회장 선전지 같다는 얘기다.
그리고 최근 한 중견 수산인은 “수산 전문지도 많은데 굳이 수협 소식지라고 많은 돈을 들여 이런 기관지를 만들 필요가 있느냐”며 “이 기관지를 만들어 박규석 전 지도경제 대표 사건 때는 박규석 대표를 공격하고 최근에는 수산신문을 공격하는 등 이런 데에 사용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강기갑 전 의원은 5년 전 수협중앙회가 수산신문을 상대로 낸 소송과 관련, 이종구 회장에게 “내가 수협중앙회가 소송을 제기한 수산신문 기사를 다 읽어봤다. 언론으로서는 당연히 이런 정도 기사는 쓸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수산신문이 악의적인 보도를 한다며 중앙회가 신문사를 자회사로 만든다고 했는데 수산신문은 죽지 않는다. 그런 언론들이 지적을 하면 개선을 하려고 해야지 수산신문에 대응키 위해 수협이 어려운 때 자회사(신문사)를 만들려고 하는 것은 억지다”고 신문사 설립에 반대했다. 2008년 10월13일 수협에서 열린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의 수협중앙회 국감 자리에서다.

“수협 소식지 ‘땡전 뉴스’ 같다”


그가 선견지명이 있었는지 지금 수협중앙회는 자회사로 신문사를 만드는 것은 포기했지만 소식지라는 이름으로 기관지를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이 기관지는 수산신문에 비판 기사가 나면  공격하고  박규석 전 지도경제대표 등 수협 비리를 고발하는 사람들을 매도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마치 연재물처럼 연속으로 수산신문을 비판하는 칼럼이나 기사를 게재한다. 어민들에게 도움을 주는 기사를 써야 하는 수협기관지가 잇달아 특정신문의 이름을 거명하며 칼럼이나 기사를 쓰는 것을 보면  뭔가 켕기는 게 있는 모양이다.
우리나라 어민들은 적조에다 해파리, 거기에다 태풍까지 오면서 가장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명색이 어민을 대표하는 수협중앙회장이 정보화기기나 사들고 태평성대처럼 외국에 나가 외국 어민들을 지원하는 게 과연 맞는냐는 지적이 잘못된 것인가. 국익 차원에서 장관이 이런 일을 한다고 해도 볼멘소리가 나올 수 있는 상황 아닌가. 
이런 지적은 언론이 의당 해야 할 영역이고 안하면 오히려 직무유기다. 그들의 변명대로 설령 약속이 있어 가야 한다 해도 국내 사정을 이유로 다른 사람을 보내도 된다. 또 지금 수협이 그런 생색내기 지원을 해야 할 상황이 아니다. 공적자금을 받고 있는데다 바젤Ⅲ 때문에 정부 지원을 받아야 할 만큼 최악의 상황인데 회장이 맡지 않아도 될 ICA 수산위원장을 맡아 이런 일을 한다는 자체가 잘못된 일이다. 그런데도 수협기관지는 이런 상황을 지적했다고 잇달아 수산신문을 비판하고 어민을 호도하는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아무리 적게 들어도 일 년에 몇 억원은 있어야 소식지를 만들어 배포할 텐데 아까운 돈과 공공(公共)의 지면을 이렇게 낭비하는 게 정말 정당한 일인지 묻고 싶다.

수산신문 지적이 아프긴 아픈 모양

독재정권 때는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나팔수’들이 있었다. 양비론을 이용해 국민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독재의 편에 서서 ‘어용가’를 부르는 처량한 글쟁이 들이 있었다. 독재에 항거하던 젊은이들이 붙잡혀 가 옥고를 치르고 말 한마디 잘못에 집안이 풍비박산이 나는 상황에서도 그들은 끊임없이 정권에 빌붙어 국민을 호도했다. 지금 역사가 그들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 가.
얼마 전 박규석 전 대표 사건 때 박규석 대표의 인격을 망가트리기 위해 이미 역사에 묻힌 얼룩진, 슬픈 과거를 들춰 수산인들의 공분을 사더니 이번에는 본질과는 상관없는 잘못 표기된 태풍 이름을 문제 삼아 수산신문을 공격하는 서글픈 현실을 보면서 솔직히 안타까움을 떨쳐 버릴 수 없다.  
아무리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해도 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이 있다. 선비는 아무리 어려워도 ‘곁불’을 쬐지 않는다는 게 옛 선비들 얘기다. 시대가 바뀌었는데 옛 선비들의 행동을 따라서 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언론인이라면  ‘금도’는 지켜야 되지 않겠는가.

‘나팔수’들이 진실을 흐리게 한다고…

일선 조합이 어업인복지문화재단에 몇백만원씩 내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자기들도 어려운데 이런 돈을 낸다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이종구 회장은 일선 조합이 어렵게 낸 이 돈의 일년치를 하루아침에 다 까먹는 일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뒤돌아 볼 필요가 있다. 일선 조합이 일년에 낸 돈이 많아야 1억여원이 될 텐데 수협중앙회와 ICA 수산위원회가 롯데호텔에서 주관하는 행사 한번에 이 돈을 다 날려 보낸다면 이것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일이다. 이것을 수협 기관지가 미화하고  ‘수협의 나팔수’들이 진실을 흐리게 한다고 감춰질 일은 결코 아닐 것이다.
강기갑 전의원의 말대로 수협은 지금이라도 언론의 이런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신문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어민을 위해서다. 수협 소식지를 없애면 얼마나 많은 어민들이 다른 혜택을 볼 수 있을지 생각해 봐야 한다. 이종구 회장 체제가 끝나고 또 다른 세상이 오면  ‘수협의 나팔수’들이 철새처럼 또 어디로 날아갈지는 그 다음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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