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는 얘기까지

지난 19일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의 수협중앙회 국감은 지금 수협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현장이었다. 의원들은 속내를 마저 다 쏟아 내지 않고 말을 삼키는 모습 같았다. 말을 다 해봤자 필요없다는 모습 같았다. “수협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지난해 나왔던 연월차 수당은 부과급으로, 회장의 업무추진비는 어정활동비로 둔갑했으며 3년간 접대비를 무려 138억3천8백만원이나 사용했다. 이것은 접대비 한도액 25억2천만원의 5.5배를 초과한 것이다.  이로 인해 추가로 부담해야 할 법인세액만도 24억8천9백만원. 여기에 죽은 사람 이름으로 대출을 해줬다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절로 고개가 흔들어 지기도 했다.  한 의원의 질의 자료나 보도 자료만 가지고도 신문 한면을 메울 만큼 수협의 비리나 문제는 넘쳐났다.
그러면서도 그 들은 자기들 일을 유기하고 있었다. 황주홍 의원은 “수협중앙회는 지난 2001년 NS홈쇼핑(구 농수산방송) 설립 합작 투자에 참여했고 7.4%의 지분을 확보해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다”며 “그러나 수협중앙회는 당시 작성한 약정서에 TV홈쇼핑을 통한 총판매물량의 30% 이상을 수산물로 취급하고 한국농수산방송의 전담은행은 수협중앙회로 한다고 돼 있어 명백한 계약 위반임에도 불구하고 수협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협이 쥐고 있는 약정서가 당첨된 복권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어업인들이 생산한 수산물을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팔아 주는 것이 그들의 가장 중요한 일인데 그들은 정작 어민들이 생산한 수산물 판매는 그들의 관심에 없었던 모앙이다. 이종구 회장은 “난 그 내용을 알지 못했다”고 했다. 의원들의 질의대로 그들은 지도경제대표이사 자리가 더 커 보였고 어민 생각은 뒷전이고 밥 그릇 싸움에 아까운 시간을 보냈다고 볼 수밖에 없다. 투자를 해 놓고 그 투자가 어떤 투자인지, 또 어떤 계약이 돼 있는지도 알지 못했던 것이다.
지난해 국감에서 최인기 당시 농림수산식품위원장은 “의원들의 지적 사항과 대응을 보면 자구 노력 등 그런 역할이 대단히 미흡했다”며 “업무의 전문성과 기본적 방침에 대한 회장의 소신 등 그런 것을 찾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수협은 똑 같은 행동과 똑 같은 모습을 반복하고 있다. “수협임직원 5천5백46명에게는 118억원을 학자금으로 지원해주고 어민 숫자가 이보다 몇백배 많은 어민들에게는 449명에 8억9천만원을 지급했다"는 어느 의원의 얘기는 지금 수협이 어떤 옷을 입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국감이 누구를 위한 수협인지 정체성을 확립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문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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