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수산연구실 장홍석(mindrock@hanmail.net)

수산물 수출은 우리나라 초기(1960년대) 경제 성장 시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외화획득 수단 중의 하나였다. 고도경제성장 이후에 한국의 교역 현황은 예전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1차 산업의 단일 품목 중 수출 상위에는 여전히 다랑어, 김과 같은 수산물이 차지하고 있다. 이들 품목의 주요 수출상대국은 바로 일본이며, 과거에서부터 줄곧 우리의 수산물 수출 상대 1위국은 일본이었다.

최근 일본의 수산물 수요 감소

올해 4월 농림수산성이 발간한 「수산백서」에 따르면, 일본의 수산물 수요가 예전만 못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1980년대 말 경제에서 거품이 빠지면서 20년간의 장기 침체기에 들어간 일본의 수요가 최근 들어 부쩍 줄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세대당 소비지출에서 어패류 및 수산가공품의 비중이 줄고 있다. 지난 20여년동안 물가가 거의 오르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비중 감소는 절대금액의 감소라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지표인 1인당 1일 어패류 소비량은 92.0g(2000년)에서 72.5g(2010년)으로 21% 줄었다. 작년의 원전사고에 따른 방사능 사고를 고려하면, 최근의 수산물 소비량은 큰 폭으로 떨어졌을 것이라는 것이 일본 수산전문가들의 전언이다.
동시에 가정 내 수산물 구매량도 크게 줄고 있다. 이는 곧 가정 외에서 수산물을 소비하는 비중이 올라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의 대중어류를 중심으로 가정 내 소비의 경향을 보면, 방어를 제외한 연어, 꽁치, 다랑어류, 오징어가 2001년을 100으로 했을 때, 많게는 65에서 적게는 90까지 떨어졌다. 즉, 일본의 소비자들은 수산물을 가정 내에서보다는 가정 외에서 주로 소비하면서 보다 저가의 좋은 품질을 요구하는 시장에서의 구매 성향이 강해졌다고 할 수 있다.
일본 정부는 뿐만 아니라 세대간 수산물 소비의 감소도 우려의 수준을 표하고 있다. 즉, 2000과 2010년의 50대 연령층의 수산물 소비량은 각각 약 120g/인/일에서 88g으로 27% 줄었고, 각 세대별로 모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수산물 수요 감소로 대일 수출 빨간불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대일 수산물 수출은 일본의 수산물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과연 안전한가? 답을 하자면, 그렇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최근의 원 대비 엔 환율은 2001년에 비해 1.5배가 높아진 100엔=1,500원이다. 덕택에 우리 수산물의 대일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수산물 수요가 크게 줄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의 대일 수산물 수출은 장기적으로‘엔저’에 따른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품목별로 볼 때, 대일 수출 품목 중 가장 불확실한 품목으로 올라선 것이 최대 수출 수산물인 다랑어이다. 세계에서 횟감용 다랑어의 최대 시장이자 그 시장가격을 주도하는 국가가 바로 일본이다. 그러나 수산물 수요 감소, 저가·고품질의 소비 성향, 연령계층별 수산물 소비 감소 등으로 대표되는 일본의 수산물 수요의 감소는 다랑어 시장에도 영향을 일으키고 있다. 우선, 2000년대 중반에 걸쳐 장기 불황의 일본 다랑어 시장에 저가의 다랑어를 공급하기 위해 유럽과 중미의 축양 다랑어 생산량이 급속하게 늘고 이는 곧 일본으로 유입되었고, 최근에는 일본 내 축양 다랑어 공급량이 크게 늘고 있다. 게다가 다랑어의 대체재인 양식 연어가 유럽발 경제 위기로 일본 시장에 몰리기 시작했다.2) 그 영향으로 일본의 횟감용 다랑어 시장의 가격 하락은 몰론 수요 감소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 최근 일본 다랑어 시장의 현실이었다.

새로운 시장 진출위한 비즈니스 모델 창출 필요

일본의 수산물 수요가 이렇게까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수산물의 대일 수출의 앞날을‘엔고’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점이 바로 새로운 시장 진출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해야 하는 필요성이다. 단순 수출이라는 목적 하에 신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성장세에 있으면서 시장이 큰 중국을 염두에 두어야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에 중국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해삼이나 전복에 대해 정부나 지자체 차원의 노력이 시작되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노력 외에도 신시장 비즈니스 모델로서는 해외진출이 수출을 대신할 수 있는 모델이라고 판단된다. 비록 해외 현지국의 투자 제도에 따라서는 수산물 수출에는 카운팅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 동안의 우리의 노하우를 활용한다면, 글로벌 수산시장에서의 점유율은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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