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 가장 오랜 원시포획 “죽방렴”으로 멸치도 잡아

“썰물 때 바닷길 열려 섬 사이를 걸어가는 행운도 함께...”
“빨간 창선교와 죽방렴의 조화는 감탄사를 자아내기에 충분”
“혼합갯벌에서 바지락, 우럭조개, 대합, 쏙, 게를 직접 캐낼 수 있어”
 

경남 남해에 위치한 지족어촌체험마을은 지족해협을 사이에 두고 창선면과 접하고 있으며, 창선교가 이어주고 있다. 지족해협에는 태고 적부터 내려오던 죽방렴이 있는데 창선교와 함께 남해 12경중 4경에 속하며 물속에 비치는 빨간 창선교와 죽방렴의 어울림은 인간과 자연의 아름다운 조화라 할 수 있다. 지족해협은 손도라고도 하는데 이는 목이 좁은 바닷길이라는 뜻이다.
지족해안도로를 따라 들어오면 남쪽 둥근 언덕에는 꽃밭을 이루고 있다 하여 화전등이라고 부르며, 마을해안이 둥근 반달모양으로 형성되었다고 해서 “달반월”이라 부르고 있다.
썰물일 때면 지족해협은 그 옛날 창선과 하나의 섬이라는 걸 입증이라도 하듯 바닥을 드러낸다. 영동시가 되면 지족갯마을에는 바닷길이 열리게 돼 손에 잡힐 듯 바라다 보이던 장구섬, 농가섬을 걸어갈 수 있는 행운을 얻게 된다.
쌀쌀한 겨울 태양이 수면아래로 떨어질 때면 노을이 지면서 주변도 서서히 붉어진다. 죽방렴의 긴 장대 그림자가 얕은 파도에 일렁거리면 장구섬이 한층 더 큰 그림자로 다가온다. 뚜렷한 명암과 원근감, 그리고 붉은 채색, 어느 하나도 놓칠 수 없는 광경이다.
거센 물살에 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심한 지족해협의 특성상 양식을 못하기에 싱싱한 자연산 굴과 졸깃졸깃한 바지락, 갖은 양념으로 무친 멸치회를 한번 먹어본 사람들은 그 맛을 잊지 못해 매년 찾게 된다.
지족마을의 대표적인 명소로 ‘죽방렴’을 빼놓을 수 없는데, ‘죽방렴’은 시속 13-15Km인 이곳의 거센 물살을 이용해 옛사람들이 설치해 오늘에 이른 지구상에 현존하는 가장 원시형태의 포획방식으로 빠른 유속으로 인해 헤엄칠 힘을 상실한 물고기가 말뚝을 피하며 밀려 들어가 결국은 원통형의 대나무발속에 모이도록 한 포획상식이다. 죽방렴에서 포획해 생산된 멸치는 전국 최상품으로 꼽히며 생선 또한 자연 그대로의 싱싱함이 살아 있어 맛이 일품이다. 죽방렴 주인은 수시로 임통을 열어보고 들어앉은 놈을 건져내기만 하면 된다. 힘 하나 안들이고 물고기를 잡을 뿐만 아니라 물고기의 비닐 하나 다치지 않는 탓에 최상품 값을 받을 수 있다. 조선시대엔 홍어, 문어 까지 잡혔으나 요즘에 예전 같지 않다고 한다.
지족마을이 자랑하는 또 하나의 명소가 있다. 바로 창선교인데 밀물과 썰물이 교차하는 지족해협에 건설된 창선교는 1980년 6월 5일 창선 지족과 삼동 지족을 연결하는 교량을 만들어 선박으로 이동하는 수단으로 교통불편이 없어지고, 창선면의 관광개발이 활기를 띄었으나, 1992년 7월 30일에 교량 부실공사로 붕괴돼 1993년 5월 11일에 착공해 1995년 12월 30일 준공돼 현재의 창선교가 새롭게 탄생하게 됐다.
원시어업인 죽방렴과 어우러져 물속에까지 그림자를 드리운 빨갛고 예쁜 창선교는 감탄사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창선교 아래의 바다는 지족해협으로 물살이 전국에서 세 번째로 세다고 하는데 썰물과 밀물때는 폭포수 소리를 연상케 한다.
덧붙여 지족마을 인근의 물미해안도로는 물건과 미조를 잇는 해안도로로서 미조항에서 싱싱한 회 한접시를 먹고 출발해 구불구불한 해안도로의 경치를 만끽하면 ‘이런 곳이 있었구나’하는 신선한 충격을 느끼게 할 만큼 이색적이고 아름답다. 
지족마을이 운영하고 있는 체험프로그램으로 바지선 낚시 체험은 지족 바다위에 오두막 집을 지어 그곳에서 낚시도 하고 연인이나 가족끼리 오붓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으로 만조때 바지선에서 감성돔, 볼락, 우럭 등을 낚는 재미는 가히 일품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지족마을은 혼합갯벌로 바지락, 우럭조개, 대합, 쏙, 게 등의 자연서식처로서 갯벌장에서 조개를 캐며 죽방렴을 관람할 수 있는 이 곳 갯벌체험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가 높다.
이외에도 맨손으로 물고기를 직접 잡는 맨손 고기잡이 체험은 가장 원시적인 방법으로 밀물일 때 들어온 물고기를 방문객들이 스스로 잡을 수 있으며, 잡은 고기를 싱싱한 회로 직접 시식할 수도 있어 일석이조의 재미가 있다.
더불어 죽방렴 체험은 이곳 지족마을의 대표적 명소인 죽방렴에서 싱싱한 멸치를 그물로 낚아올리는 체험으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족어촌체험마을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이색적인 체험이다. 지족어촌체험마을은 이 밖에도 선상위에서 낚시를 즐길 수 있는 ‘선상낚시’ 프로그램과 소금으로 갯벌에서 쏙을 잡는 ‘쏙체험’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준비돼 있어 관광과 놀거리 모두를 만족시키는 체험마을로서 손색이 없다.
또한 지족마을은 이 지역 특산품으로 유명한데 특히 바지락은 남해 청정지역 중에서도 물살이 쎈 지족해협에서 자란 자연산 바지락으로 그 졸깃졸깃한 맛이 일품이며, 이 지역 멸치는 죽방렴을 통해 잡기 때문에 바로 잡아 말리는 과정이 10분 내에 이루어져 비늘과 몸체손상이 없는 고급품으로 분류된다. 또한 육질이 단단하고 기름기가 적어 비린내가 나지 않고 특유의 구수한 맛이 일품이어서 현재 대도시에 높은 가격으로 제공되고 있다.  <백종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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