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궁박물관 강당서 열려

 
중국사신이 먹고 감동한 조선시대 음식은 무엇이었을까? 복날에 성균관 유생들이 보양식으로 먹은 음식은 무엇이었을까? 조선시대 식문화에 많은 영향을 미친 고려시대 애주가 이규보는 어떤 술과 안주를 즐겼을까? 지난 10일 한식재단이 주최하고 한국학중앙연구원 조선시대민간음식고문헌연구단이 주관하는 ‘인문학자가 차린 조선의 민간음식’ 심포지엄에서 그 해답이 밝혀졌다.
연구단의 신익철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이날 심포지엄에서 ‘어우야담의 음식이야기’ 발표를 통해 조선시대 문신 유몽인이 중국 사신이 해주를 지나다가 자하젓으로 담근 김치를 먹고 진미로 여기며 감동을 이기지 못해 자하젓을 감동젓이라고도 칭하고 이후 이 이름의 유래를 밝혔다. 자하젓은 새우류의 젓갈이다. 중국인이 젓갈에 흠미했다는 역사적 사실이 흥미를 돋우는 대목이다.
또 신 교수는 오늘날도 복중 최고 보양식으로 꼽는 개고기를 당시 조선조의 서울대라 할 수 있는 성균관 유생들이 음력 6월 보름날인 유두날에 개고기를 즐겼음을 문헌 조사를 통해 보여줬다. 성균관 유생 출신으로 1792년 병과에 급제한 윤기는 “선비를 기르느라 잘게 찢은 개고기를 내리니, 사람으로 하여금 커다란 술잔 생각나게 한다네” 라는 글로 이를 뒷받침한다.  
김지영 연구원은 조선시대 후기까지도 계속 언급될 정도로 고려는 물론 조선조 음식문화에 큰 영향을 끼친 고려의 정치가이자 문인인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 해제를 통해 그가 애용한 술과 안주를 소개했다.
새롭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풀어낸 이번 심포지엄은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국립고궁박물관 본관 강당에서 총 3부에 걸쳐 진행됐다. 
1부에서는 ‘고문헌에 나타난 민간음식’ 주제로 ‘고려시대 애주가 이규보’, ‘어우야담의 음식 이야기’, ‘성호 이익의 음식에 대한 생각’, ‘북경에 간 연행사의 음식탐방기’ 등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어 2부에서는 ‘고문서에 나타난 민간음식’을 주제로 ‘조선시대 명문가의 제사상’, ‘윤선도가 왕실로부터 받은 먹거리’, ‘ 안동의 아내가 전라도 남편에게 보낸 장류’에 대한 발표가 진행됐고 3부는 ‘종합토론’ 순으로 마무리 됐다.
한식재단은 한식과 관련된 고문헌 등 역사적 자료를 발굴해 현대인이 우리의 전통한식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난 2011년부터 한식의 원형자료를 찾아 그 역사와 문화를 대중화·세계화하는 사업을 꾸준하게 추진했다.
한식재단 양일선 이사장은 “역사성이 담긴 한국 음식문화의 구명은 단순한 음식의 범주를 떠나 우리 선조들의 삶과 지혜를 잇는 사업으로 앞으로도 이 같은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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