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어류 90% 양식사료인 어분 및 어유로 이용해

 
지나친 남획 해양생태계 먹이사슬 불균형 우려

최근 2년간 역사상 최초로 양식어패류 생산량(해조류 제외)이 소고기 생산량을 넘어섰으며, 과학자들은 이를 인류 식량 진화 역사에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보고 있다. 지구정책연구소(Earth Policy Institute)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처음으로 세계 양식어패류 생산량이 소고기 생산량을 추월했고(소고기 6,254만 톤, 양식어패류 6,275만 톤), 2012년에는 양식 생산량이 6,600만 톤을 기록하여 6,300만 톤이 생산된 소고기에 비해 그 격차가 더 커졌다. 이는 단순히 수치상의 변화를 넘어, 식량 생산의 역사적 전환기를 맞이하는 사건이며, 그 기저에는 자연생산력의 한계가 주요 원인으로 내포되어 있다고 보고서는 언급하고 있다.
자연생산력 한계 도달, 집중관리형 생산방식 등장 20세기 들어 동물성 단백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연간 소고기 생산량은 1950년 1,900만 톤에서 1980년대 후반에 5,000만 톤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어획량은 1,700 만 톤에서 약 9,000 만 톤으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세계의 많은 초원들이 수용력을 넘어서 방목되고, 수산업 어획량도 한계에 도달하는 등 자연 방목장과 해양의 제한적인 생산력으로 인해 생산 증가추세는 압박을 받기 시작했다. 결국, 1980년대 후반 이래 소고기 생산량의 성장속도가 느려지고, 어획량은 정체 또는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자연생산력이 한계에 이른 상황에서 인구의 지속적인 증가와 함께 생활수준이 윤택해진 세계인들에게 더 많은 소고기와 수산물을 공급하려면 실내 사육시설이나 못 가두리 등 양식 시설에 의존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방식으로 동물을 사육하려면 집중적인 투자와 관리가 필요하다.
경제성, 환경 및 건강 측면에서 소고기 사육보다 수산물 양식이 유리 수산물 및 소고기의 집중관리방식을 비교해볼 때, 수산물 양식이 소고기 사육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유리한 점이 있다. 생산비 비중이 높은 사료효율을 비교하면, 소 사육은 다른 가축이나 수산물에 비해 매우 불리한 조건이다. 소는 1파운드 증육을 위해 7파운드 이상의 곡류를 섭취해야 하며, 이는 돼지의 곡류비율보다 2배, 가금류보다 3배 높은 수준이다. 어류는 보통 2파운드 이하의 사료를 공급하면 무게가 1파운드가 증가하므로 사료효율이 매우 높다. 더욱이 최근 수년간 사료로
이용되는 곡류와 대두 가격의 가파른 상승으로 소고기 가격이 덩달아 크게 오른 것도 소고기 증가율이 둔화된 또 다른 요인이다.
건강과 환경에 대한 우려 역시 산업국가의 많은 사람들이 소고기 섭취를 줄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적색육이 많은 식단은 심장질환 및 암 발병위험 상승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소 사육에 따른 다량의 축산분뇨와 탄소 발생, 특히 브라질 아마존에서의 생물 서식지 파괴 등도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그리고 전세계 가축 사료용 옥수수밭에 사용되는 질소 비료나 밀식상태에서 쉽게 만연되는 질병과 기생충 등을 처리하기 위한 항생제와 화학 살충제의 남용 등으로 주변 환경 및 해양생태계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수산물 양식에 따른 문제 인식과 지속가능개발 소고기 사육에 따른 이러한 부정적인 생각과는 달리, 소비자들은 양식수산물에 대해 건강식품 또는 웰빙식품이라는 좋은 인식을 갖고 있다. 그러나 최근 양식산업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를 고려할 때, 이러한 긍정적인 인식이 계속된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예를 들면, 1980년대에는 양식생산량의 50% 이상이 사료공급이 필요 없는 어종이었지만, 2010년 현재는 양식생산량의 약 70% 에 해당하는 어종들이 사료 공급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공급되는 사료 대부분이 자연산 잡어류(멸치, 청어, 정어리 등)를 원료로 한다.
현재 잡어류는 세계 해양 어획량의 1/3 수준이며, 잡어류의 90%는 양식사료인 어분 및 어유로 만들어지고 있는데, 지나친 남획으로 해양생태계 먹이사슬의 불균형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또한 연안 양식(주로 새우 양식)으로 인해 파괴되는 맹그로브숲은 치어 서식지 및 폭풍으로부터 연안 보호 등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어 세계적인 환경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또한 밀식이 증가하면서 항생제 남용, 오폐수 방류에 따른 연안어장 오염 등 소 사육장에서 발생한 것과 동일한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FAO 통계에 따르면 세계 수산물 연간 1인당 소비량은 1970년대 11.0k g에서 2012년 19.1k g로 증가했으며,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세계 인구 증가와 함께 수산물 소비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따라잡기 위해 무계획적으로 양식업을 확대한다면, 어획어업 또는 소고기 사육의 경우처럼 자연계의 한계 상황에 봉착할 수도 있다.
따라서 양식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어분 대체사료, 항생제 남용 방지, 연안역 보존 등 환경보존과 식품안전성을 고려한 종합적인 개발방안이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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