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312일 북동대서양 고등어 쿼터 협상에서 아이슬란드를 제외한 유럽연합, 노르웨이, 페로제도는 새로운 쿼터 할당량에 합의했다. 이 협상에서 북동대서양 고등어의 전체 TAC124만 톤으로 결정되었으며(국제해양탐사위원회 권고량은 89만 톤이었음), 이 중 노르웨이는 약 28만 톤, 유럽연합은 약 61만톤, 페로제도는 약 16만 톤의 쿼터를 획득했다. 나머지 쿼터는 다른 국가들의 몫으로 할당되지만, 아이슬란드는 이와 같은 협상 내용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북동대서양 고등어의 쿼터는 국제해양탐사위원회에서 권고한 어획량을 토대로 국가 간 협의를 통해 결정되는데, 유럽연합, 노르웨이, 페로제도는 오랜 기간 이러한 조약을 이행해왔다. 반면 아이슬란드가 본격적으로 고등어를 조업하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일부 국가들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후, 아이슬란드가 이를 극복하기 위한 경제적인 목적으로 고등어를 어획하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지만, 아이슬란드는 북부 해역의 고등어 자원량이 증가했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어획량을 늘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래 표에서 전체 어획량 중 아이슬란드가 차지하는 비율이 2008년 이후로 크게 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아이슬란드가 어획량을 늘리자, 페로제도 또한 할당된 쿼터보다 더 많은 쿼터를 독자적으로 설정하였고, 이에 따라 유럽연합에 치우쳐있던 고등어 어획량이 2010년 이후 전반적으로 고르게 분포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경향은 2013년까지 계속되었으며, 결과적으로는 국제해양탐사위원회가 권고한 고등어 어획량을 훨씬 초과하게 되었다.
 
이러한 국가 간 북동대서양 고등어 쿼터가 국내 고등어 수급에 미칠 영향은 단기적 및 장기적인 관점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아래 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2013년 한국의 고등어 어획은 전년 및 평년보다 적은 수준이었고, 최근 3년 어획량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노르웨이산 고등어 쿼터의 증가는 단기적으로 한국 내 공급 부족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해 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유럽연합 및 아이슬란드 등 기타국가들의 고등어 어획량 증가가 한국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첫째 이들 국가들의 고등어는 노르웨이산에 비해 한국 내 인지도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둘째 노르웨이의 선망어업과 달리 트롤어업으로 고등어를 어획하여 상대적으로 품질이 낮다는 문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 국가의 고등어가 노르웨이산과 마찬가지로 단기적으로 한국에 많이 수입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단기적인 영향과 달리 노르웨이를 포함한 유럽 국가들의 고등어 쿼터 증가가 한국의 고등어 수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즉 이들 국가의 과도한 어획으로 북동대서양 고등어 자원량이 감소할 가능성 커, 국내 고등어 가격 상승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설정된 북동대서양 고등어 쿼터 할당량은 국제해양탐사기구가 권고한 양보다 많게 설정되었음을 앞서 언급하였다. 더군다나 이번 협상에 동의하지 않은 아이슬란드 또한 독자적인 쿼터를 설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된다면, 전 세계 고등어 생산량의 약 80%를 차지하는 이 국가들의 고등어 자원은 결국 감소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공급 감소로 인한 국제 고등어 가격의 상승은 한국의 수입 단가 상승으로 귀결될 것이다.
 
외신에서는 지금까지와 같은 상황을 고등어 전쟁이라고 표현하며, 이로 인한 고등어 자원량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단기적으로는 수입 증가를 통해 국내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겠으나, 장기적으로는 고등어 가격 상승의 가능성이 높아졌다. 따라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급상의 문제점들에 유의하여 향후 북동대서양 고등어 생산 동향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허수진 KMI 연구원(tnlv626@kmi.re.kr)>
저작권자 © 수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