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하나호 침몰 때 마지막까지 배 지키다 순직...

 
세월호 침몰 사고 때 무책임한 행동을 보여준 선장과 달리 승선원을 전원 대피시키고 끝까지 배를 지켰던 선장이 우리나라에도 있었다.

속초시수협은 지난 16일 속초시 엑스포공원에서 침몰하는 배에서 선원을 대피시키고 자신은 끝내 육지로 돌아오지 못한 故유정충 선장을 기리는 추모제를 개최했다.

지난 1990년 3월 1일 제주도 서남쪽 370마일 해상에서 조업을 하던 오징어채낚기선 하나호는 갑자기 몰아친 강풍과 거센 파도로 침몰위기를 맞았다. 하나호의 선장이었던 故유 선장은 긴급한 상황에서 먼저 선원 21명을 구명정으로 피신시키고 혼자 배에 남아 인근 배들에게 구조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배는 선원들이 피신한 지 5분도 채 안 돼 침몰했고 故유 선장은 끝내 빠져나오지 못했다.

특히 故유 선장의 살신성인 행위는 최근 발생한 세월호 침몰사고 때문에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속초시수협 이상수 상임이사는 “지난 2010년부터 속초시수협 주관으로 매년 추모제를 거행하고 있다”며 “이번 세월호 침몰사고 때 이모 선장이 보여준 행동과 달리 의로운 모습을 보여준 고인을 기리기 위해서 내년부터는 추모제가 전국적으로 열려 어업인은 물론 모든 사람에게 기억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추모제에는 고인의 장남 유승열씨를 비롯해 김칠성 속초해상산업노조위장을 비롯한 수협 관계자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박병춘 강원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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