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과원,인공종묘 49마리 성어로 키우는 데 성공
아직도 우량수정란 안정적 확보 등 난관 많아

우리나라가 민물장어 인공종묘의 폐사율을 대폭 줄이는 데 성공했다.

국립수산과학원(원장 정영훈, 수과원)은 2012년도 실뱀장어 인공 종묘 생산에 성공한 이후 시행착오를 거쳐 최근 어린 고기인 유어(렙토세팔루스)로부터 실뱀장어가 되는 변태 과정에서 주둥이가 비뚤어지는 기형과 폐사를 대폭 줄였다고 밝혔다. 렙토세팔루스는 실뱀장어로 변태하기 전의 상태이다.

수과원은 올 10월 350g으로 자란 민물장어 성어를 어미 장어로 사용, 수정란을 생산할 계획이다.

수과원 전략연구단 뱀장어연구팀 김대중 박사는 "지난 2012년 렙토세팔루스 4마리 중 2마리를 정상적인 실뱀장어로 변태시키는 데 성공했다"며 "2013년에는 50마리 중 27마리, 올해 상반기에는 20마리 중 19마리를 변태시키는 데 성공해 현재 수과원에서는 총 49마리가 성어로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2012년산 2마리는 현재 3미(마리당 350g), 2013년산 27마리는 4미(마리당 250g) 수준으로까지 성장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실뱀장어의 대량 인공 종묘 개발에는 아직 난관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남적도상에서 남위 10도상 사이의 심해로부터 산란하는 성어로부터 우량 수정란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또 민물장어의 성 결정 메커니즘이 지금까지 수수께끼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 자연 상태가 아닌 양식장에서 고밀도로 인공 양식할 경우, 80~90%가 수컷으로 성 전환이 일어나는것도 문제이다. 실제로 우리가 먹고 있는 양식산 민물장어는 거의 모두 수컷 민물장어이다.

수과원은 현재 암컷을 인위적으로 만들기 위해 성분화가 결정되는 시기인 몸길이 20cm의 실뱀장어에 여성 호르몬을 지속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난질(卵質)이 안 좋아져 건강한 수정란을 얻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또 실뱀장어의 먹이 생물의 공급이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실뱀장어 먹이로는 일본이 개발한 복상어란을 사용해 왔는데, 이 어란이 2~3년 전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등재됨에 따라 현재 일본과 우리나라는 새로운 먹이를 개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대중 박사는 “오는 2015년까지 다른 어란을 이용, 배합사료를 개발할 계획이지만, 이 사료는 실뱀장어가 먹기 위해서 액상 사료의 형태여야 한다는 점에서 기술적으로 대량 생산이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실뱀장어의 대량 양식 생산도 쉽지않다. 연구소 차원에서는 60L 용량의 아크릴 수조 등에서 키우는 상황이지만, 대량으로 양식할 경우에는 1톤 용량 이상의 수조가 필요하다. 이렇게 수조가 클 경우, 사육 통제 시스템을 완벽히 갖추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한편 김대중 박사는 현재 세계적인 관심사가 되고 있는 국산종 민물장어(자포니카종)의 개체 수 감소의 원인으로 “남획이 가장 큰 문제이며, 다음으로 서식지의 환경 악화”라며, “엘리뇨 현상으로 인한 해수 온도의 상승으로 해류의 방향이 바뀐 것도 한 원인이다”고 말했다. 엘리뇨 현상이란 페루 앞바다에 이상 기온 현상으로 해수 온도가 5도 이상 올라가는 변화이다.  <구성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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