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장에게 듣는다/박영일 남해군수
“취임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군민 목소리 청취”

“지역 주민 소득 직결되는 농어업 문화관광 사업 육성”
“남해군,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머무는 관광지’로 조성‘

 
지난달 28일 남해군청 앞 광장에서는 이색풍경이 펼쳐졌다. 연회색 셔츠와 남색 면바지를 입은 사내가 주먹을 불끈 쥐고 서 있고 동행으로 보이는 다른 남자가 빨간 물통에 담긴 얼음물을 사내의 머리 위로 쏟아 부었다. 얼음물을 뒤집어 쓴 사내는 잠시 몸을 떨더니 이내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 사내는 지난 6월 4일 남해군의 새 수장으로 취임한 박영일 남해군수였다. 이날 박영일 군수는 남해제일고등학교 유도연 학생회장으로부터 지명을 받아 흔쾌히 루게릭병 환자를 돕는 기부 캠페인 ‘아이스버킷 챌린지’ 릴레이에 동참했다.

군정을 돌보느라 바쁜 와중에도 지역의 어린 학생의 ‘부름’에 박 군수는 적극적으로 ‘응답’했다.
 
“이제 제 삶에 주어진 무거운 책임을 안고, 군민 여러분과 동행 하려한다. 군민과 남해만을 생각하는 일편단심으로 모두가 부러워하는 칭찬을 듣는 남해를 만들겠다”

박 군수는 취임사에서 이와 같은 말을 했다. 박 군수가 남해군과 ‘동행’한 지 3개월. 9년간 수협을 이끌었던 그가 석 달간 남해군을 돌보면서 남해군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변했는지가 궁금하다. 그의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자.

-취임 한 지 벌써 석 달이 다 돼 간다. 업무 보고 받는 일 등 중요한 일은 마무리가 됐는지? 먼저 석 달 가까이 군수로서 활동하면서 느낀 소회를 말해달라.

“그동안 행정을 이끌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지난 7월 군민과의 대화에서는 민선 5기에 바라는 소중한 의견을 10개 읍·면 주민들로부터 들었고, 민의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해달라는 바람과 충고도 가슴속에 새겼다. 이번 적조피해에서는 어민들의 아픔을 공감하면서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했다. 또한 남해군 내부 공무원들과도 거리낌 없이 소통했다. 그리고 외부 인사들과도 접촉해 남해군의 현황과 미래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이렇게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서 대화를 해보니, 공통점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두 가지인데 첫째는 모든 사람들이 남해의  미래를 걱정하고 발전을 원한다는 것, 두 번째는 발전의 중심에 군수인 저의 역할이 크다는 것이었다. 지난 석 달 동안 제가 들었던 군민들의 소중한 말씀들을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행복한 군민, 도약하는 남해’를 위해 더욱 정진하겠다.

-취임 후 제일 먼저 한 일이 무엇인지? 왜 그 일을 했는지?

“지난 7월 취임식을 마치고 가장 먼저 한일은 군정 현안을 파악하는 것이었다. 특히 임기 동안 주민들의 실질적인 소득과 연결된 정책을 수립해서 추진하는데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관심과 염원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현장행정이 필수적이다. 그래서 7월 중순부터 5일 동안 ‘군민과의 대화’를 실시했고, 그 자리에서 앞으로 4년 동안의 군정방향과 목표를 설명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하면서, 군민이 참여하는 열린 군정을 실현하기 위한 구상을 했다” 

-업무 보고를 받으면서 후보 시절 생각했던 것과 좀 다른 게 있었나? 업무 보고를 받고 난 후 공약을 좀 수정해야 될 것 같다 그런 생각을 해 본 것은 없나?

“지난 7월 7일부터 10일까지 2014년도 주요업무계획 부서별 보고회를 개최해 보고를 받으면서 각종 사업들이 경제성이 있는지 군민에게 이익이 되는지 등을 생각해봤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일부 사업에 대해 보완, 조정 등 검토 지시를 했으며 현재 부서에서 면밀하게 검토를 하고 있다”

-군수로서 지역 발전과 군민들을 위해 가장 중점을 두겠다는 게 무엇인가?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두말할 것 없이 경제 부분이다. 예전부터 주민들의 호주머니가 든든해지고 군민의 살림이 풍족해지는 것이 최우선과제라고 생각해왔다. 임기 동안 ‘지역 주민들의 소득과 직결되는’ 농어업과 문화관광 사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보물섬 800리길 조성, 남해형 로컬푸드 프렌차이즈 운영, 고품질·고소득 특화작물 생산 집중지원, 해삼·가리비 등 양식 특화단지 조성 등의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남해하면 먼저 떠오르는 게 청정바다와 수산물이라고 생각한다. 취임사에서도 수산업을 남해군의 중심 산업으로 적극 육성하겠다고 했는데 남해의 수산업을 어떻게 발전시킬 계획인가?

“이제 수산업 정책의 흐름이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 변화되고 있는 만큼 우리군 연안의 여건을 활용해 양식업을 미래수산업의 전략 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이를 위해 남해의 기후나 양식조건에 적합한 해삼양식을 육성하고, 청정남해에서 생산되는 전국 최고의 멸치, 갈치 등 수산물을 전국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수산업의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키워갈 생각이다”

-대규모 해삼 양식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왜 해삼양식을 남해의 성장 동력 중 하나로 생각하시는지? 그리고 어떻게 성장시킬 계획인가?

“남해군은 지리적 여건이 동해와 같은 아름다운 해안 절경과 서해안과 같은 갯벌 그리고 남해안의 다도해를 모두 갖춘 보물섬이다. 특히, 앵강만은 해삼양식의 최적지이다. 중국에서 해삼은 고급수산물로 연간 20만톤, 2조원의 해삼을 외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해삼을 우리군 성장동력으로 선정했으며, 앵강만 지역을 해삼의 종묘생산에서 양식 그리고 가공을 포함하는 클러스터로 조성코자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남해는 수산물 생산뿐만 아니라 천혜의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다. 이런 자원을 어떻게 군의 성장 동력으로 만들어 나갈 생각인가?

“관광분야에서 대표적인 사업은 보물섬 800리길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보물섬 800리길은 바래길, 순환도로와 연계 자연적 가치를 살리는 사업으로, 남해군은 읍면별 거점지역과 관광명소에 전망대, 탐방코스 등으로 구성된 간이역을 설치하고 거기에 덧붙여 인근 지역 주민들이 직접 생산한 농수산물을 판매 할 수 있는 특산물 판매소를 설치해 지역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러한 사업으로 남해군이 스쳐 지나가는 관광지가 아니라 숙박하면서 구경도 하고 휴식도 즐길 수 있는 ‘머무는 관광지’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수협조합장 경력이 도움이 되고 있는가?

“확실히 도움이 되고 있다. 남해군은 전체적인 산업에서 농수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해양수산 관련 정책이 꽤 많은 편이다. 그쪽 분야에 정책을 수립하거나 집행할 때 조합장으로 있으면서 축적했던 지식이나 경험들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군과 수협은 어떤 관계인가? 지자체에서 수협을 지원할 방안은 없는지?

“남해군은 사면이 바다이며 군내 222개 마을 중 바다와 접해있는 마을이 114개로 5만여 군민 중 절반이 어업과 농업을 겸하고 있으며 특히, 남해군수협의 4500여 조합원은 모두가 군민으로 군과 수협은 남해군 발전의 동반자적 관계라고 생각한다. 수협 지원은 이미 많은 부분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직접적으로 수협에 냉동냉장시설과 활어위판장건립 사업비 지원이 있었고 수협 조합원(어업인)에게는 연안어선 어업용 유류비지원, 어선 유류비 절감장비지원, 어선원 재해보험료지원, 수산인 안전공제 보험료지원, 조업 중 쓰레기 수매비 지원 등 다양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앞으로 중앙정부와 긴밀한 관계가 필요할 텐데 어떻게 중앙정부와 관계를 만들어 나갈 생각인가. 수협 조합장 출신으로 친근감을 가지고 있는 해양수산부에 기대를 하고 있을 것 같은데 지원이 잘 될 것 같나? 해양수산부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은 어떤 부분인지?

“조합장 재직시 해양수산부와 좋은 관계를 가졌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중앙정부와의 긴밀한 관계를 위해서 지역구 국회의원을 비롯한 향우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직접 발로 뛰는 행정으로 돈독한 관계를 만들어갈 생각이다. 해양수산부의 지원 부분은 우리 군에서 추진하는 대부분의 해양수산관련 사업이 해당된다고 본다. 수협에서 추진계획인 수산물 유통지원사업과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추진 중인 해삼클러스터사업에 먼저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냥 지나갈 것 같았는데 적조와의 전쟁이 다시 시작된 것 같다. 적조가 어쩔 수 없는 자연재해라고 하지만 매년 되풀이 되는 똑 같은 재해를 이렇게 앉아서 기다려야  하는지 모르겠다. 마땅한 방법이 없나?

“적조가 발생하면 제일 큰 어려움은 어업인이다. 행정에서는 어업인의 입장에서 방제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불가항력으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올해 적조발생 해역에 대해 황토살포를 통한 방제작업을 실시했지만 넓은 해역을 모두 지킬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 적조피해 예방을 위해서 보다 능동적인 방법으로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
올해 가두리 1개소(2.27ha, 182만1000미)를 적조가 없는 해역으로 이동해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가두리 이동을 중점적으로 추진해볼 생각이다”

-양식 어민들 피해 대책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올해 적조피해 양식 어가는 총 39개 어가이며 이중 21개 어가는 양식수산물 재해보험을 가입해 보험사에서 피해를 보상해줄 계획이며, 치어 등 보험가입을 못한 피해에 대해서는 농어업재해대책법에 의해 정부에서 피해 보상이 이뤄진다. 피해를 입은 양식 어업인들의 조속한 피해복비 지원을 위해 해양수산부장관 및 도지사의 남해군 현장 방문 시 피해복구비의 빠른 지원을 건의하겠다”

-이런 기회에 군민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얘기가 있나?

“올해 설에는 우이산호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해 우리 어민들이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번 추석 때는 적조가 발생해 어업 종사자들의 시름은 더 깊어졌다. 가족과 친척들이 오순도순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고 정다움을 나눠야할 명절에 바다에 나가 악전고투를 벌인 어민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그리고 시련과 고통이 닥칠 때마다 남해사람 특유의 우직함과 근면함으로 항상 이겨냈듯이, 이번 적조도 우리 군민들이 오뚝이 정신과 긍정적인 마운드로 잘 극복해 나갔으면 한다. 남해군도 여러분과 함께 고통을 나누며, 피해가 빠른 시간 내에 복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과거 동료·선배·후배였던 수협 관계자들과 전국의 수산인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박 군수의 발전을 지켜보리라고 생각한다. 끝으로 전국의 수협 가족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수협 조합장 출신 군수로서 전국의 수협 가족들에게 희망을 주는 군수가 되도록 하겠다.
앞으로 많은 사람의 지혜와 조언을 모아 큰 성공을 이루는 집사광익(集思廣益)의 마음 가짐으로 더 큰 남해의 르네상스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배성호 기자>

저작권자 © 수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