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저가 미국산 공세… 중국 수요 증가로 FTA효과 미비 전망

 
캐나다산 바닷가재를 수입하는 수입업자들이 미국산 저가공세와 가격 상승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지난 23일 정식서명한 한·캐나다FTA가 국회 비준을 통과하면 캐나다산 바닷가재 관세가 현행 20%에서 0%로 즉시 철폐되지만 중국 내 수요 증가 등으로 수입원가가 상승할 것으로 보여 수입업계는 FTA로 인한 가격하락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복수의 캐나다산 바닷가재 수입업체에 따르면 현재 캐나다산 바닷가재는 kg당 3만8000원에 국내에 유통되고 있다. 이는 지난 7월보다 1만원 가량 가격이 상승한 것. 캐나다산 바닷가재는 7월부터 9월까지는 탈피와 금어기 등으로 어획량이 줄어든다. 이에 따라 매년 7월부터 어획이 재개되는 10월까지는 랍스터 가격이 상승하기는 하지만 올해는 중국의 캐나다산 바닷가재 수요증가로 상승폭이 예년보다 큰 편이다.

한 수입업체 관계자는 “지난 7월에 kg당 2만8000원 형성되던 캐나다산 바닷가재 가격이 매주 50센트, 20센트씩 상승해 현재는 예년보다 3000~4000원 비싼 kg당 3만8000원까지 올랐다”면서 “중국에서 많은 물량을 구매해가면서 수입 단가가 상승한 것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 25일부터 1일까지 롯데마트가 미국산 바닷가재 15만 마리를 판매한데 이어 이마트 등 다른 대형마트에서도 미국산 바닷가재를 대량으로 국내에 유통할 예정이어서 캐나다산 바닷가재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지난 2012년 국내에 수입된 캐나다산 바닷가재는 1438톤으로 전체 1517톤의 95%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대형마트에서 미국산 바닷가재를 500g당 1만5000원 이하에 저가 판매하면서 미국산 수입량이 대폭 늘어나면서 올해는 미국산이 캐나다산 수입을 앞지른 상황이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국내에 수입된 캐나다산 랍스터는 1017톤이고 미국산 랍스터는 1025톤이다.

또한 수입업계는 한·캐나다FTA가 국회 비준을 통과해 발효되도 수입가격 하락에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수입업계는 노르웨이산 연어도 한·EU FTA로 관세가 철폐됐지만 수입원가가 상승해 오히려 가격이 상승한 선례를 근거로 들고 있다.

수입업체 관계자는 “노르웨이산 연어도 FTA 이전에는 kg당 1만2000원~1만3000원 거래됐지만 관세가 철폐된 지금은 오히려 가격이 상승했다”면서 “캐나다산 바닷가재도 수입원가 상승이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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