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기 21만여 마리 폐기, 시가로 2억4000만원 피해”
“비용이 없어 폐기 못하는 양식장 많아… 조속한 타결 기대”

 
충남 홍성군에서 메기 전문양식장인 현담양식장을 운영하고 있는 오근호(53) 대표는 "지난 7월 10일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당시 해양수산부에서 정기검사에 일환으로 현담양식장에서 메기 시료를 채취해 갈 때만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현담양식장은 하천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지하수와 산에서 흐르는 물을 사용해 업계에서는 튼튼한 메기를 양식하는 것으로 유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달 26일 해수부로부터 말라카이트그린(이하 MG)이 검출됐으니 메기를 전량 폐기하라는 통보를 받게 되면서 악몽이 시작됐다. 그가 키우고 있던 메기 21만여 마리가 출하가 막히고 전량 폐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시가로 환산하면 2억 4000만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를 입은 것이다.

오 대표는 “오십 평생을 살아오면서 MG가 들어간 물건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면서 “처음에는 치어를 의심했지만 자체 역학조사 결과 A업체 양어용 사료에서 검출된 것으로 압축됐고 이를 관계 기관에 알렸다”고 말했다.

다행히 지난달 19일 A업체 양어용 사료에서 MG가 검출되면서 MG를 사용했다는 오명을 벗게 됐지만 오 대표는 이미 3개월 간 출하를 하지 못해 어떤 수입도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현재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양식장이 26곳인데 대부분이 폐기 비용이 없어서 현재 폐기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난 9월 피해 메기양식장은 대책위원회를 구성했고 오 대표는 위원장을 맡아 협상에 나섰다. 다행히 A업체는 피해양식어가에게 메기 시가대로 보상을 해주겠다는 합의안을 내놓으며 협상에 임하고 있고 양측은 폐기 비용 문제와 보상급 지금 등에 대해서 의견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 대표는 “메기 폐기 시점, 보상금 지금 시점 등에 대해서만 의견을 조율하면 합의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A업체 보다는 정부의 무책임한 대처가 더 원망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2010년 송어양식장 MG검출 사건 때라도 책임감을 가지고 대책을 마련했다면 이번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양어용 사료를 관리하는 농림식품부가 ‘양어장 피해는 해수부의 몫’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취하며 사태 해결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다시는 이런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법령 개정 등 강도 높은 후속조치를 정부가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국산, 수입 어분과 양어용 사료를 검정할 때 필수로 MG검사를 실시해 사료를 통한 MG 유입을 원천봉쇄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 대표는 “내년 5월 치어를 입식해 메기를 출하하기 위해서는 이달 안으로 협상이 마무리 돼야 양식장에서 준비를 할 수가 있다”면서 “영세한 양식어민을 위해 조속히 협상이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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