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안전과 주권 제대로 지켜내라는
간절한 꿈과 바람에 대한 준엄한 명령"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그리고 전국의 해양경비안전본부 가족 여러분!

여러분과 더불어 “안전한 바다, 깨끗한 바다”를
지켜야 한다는 부름을 받아 이 자리에 섰습니다.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저 역시
역사적 소명, 시대적 소명 앞에
책임의 무게를 실감합니다.

취임의 인사에 앞서
우선, 세월호 침몰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유가족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至難)한 수색 활동에도 불구하고아홉 분의 실종자를 찾지 못한 데 대해서는안타깝고 죄송스런 마음 금할 길이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차가운 파도와 사투를 벌이며
해양안전에 땀 흘리고 있는 현장 동료 여러분께
힘찬 성원과 격려를 보냅니다.

아울러, 절대 절명의 위기 상황에서도
소중한 희망의 불씨를 지켜주고 떠나신김석균 청장님의 앞날에
무한한 영광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사랑하는 동료 여러분!

저는 오늘, 첫 번째 해양경비안전본부장의 소명을 부여받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해양 경비 안전 본부!”
망망대해로 나아갈
새로운 海洋조직의 역사적 출발선에서
국민이 입혀준 새 옷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 봅니다.

“목적지가 없는 배는 항구를 뜨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새롭게 출범하는 우리 해양경비안전본부가
가야할 목적지는 과연 어디일까요?

우리의 목적지는 바로,
“국민의 기대와 염원”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다의 안전과 주권을 제대로 지켜내라는
간절한 꿈과 바람, 바로 그것입니다.
해양안전에 대한 불신과 불안과 불만을
하루빨리 해소해 달라는 준엄한 명령이기도 합니다.

다시는, 세월호 사고와 같은 악몽이 없도록
단련하고 투신하라는
강렬한 메시지가 담겨있습니다.

동료 여러분!

국민의 꿈은, 우리에겐 목표가 됩니다.
해양안전과 해상주권을 지키는 일이
우리의 존재 이유이자 당면 목표입니다.

무엇보다 안전은,
국민행복과 국가경쟁력의 핵심요소입니다.
사회의 가장 기초적인 주춧돌입니다.

하지만 안전은,
흡사 상처받기 쉬운 피부와 같습니다.

무수히 많은 볼트와 너트가
씨줄과 날줄처럼 얽혀진 탑(塔)과도 같습니다.

철옹성 같은 탑도 느슨한 볼트나 너트 때문에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립니다.

우리를 비탄에 빠트린 모든 재난과 불의의 사고는
늘 그렇게 우리를 찾아왔습니다.

누군가가
“미래란 곧 현재를 바로세우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기본과 기초에 충실해야 합니다.
우연히 발생하는 대형사고는 없습니다.
한 순간의 방심과 망각,
무관심과 나태가 빚어낸 필연적 결과일 뿐입니다.

그 동안, 외형과 형식에 매몰되어
내실과 내공을 다지는데 실패한 것은 아닌지
통렬한 반성과 성찰이 절실합니다. 

겉으로 드러난 병폐는 물론,
우리를 조금씩 병들게 한

비정상적 관행, 왜곡된 행태, 불합리한 문화도
철저히 바로잡아 나가야겠습니다.

믿음직한 동료 여러분!

우리는, 대한민국 유일무이의 해양안전 수호자입니다.
이토록 숭고한 사명의 크기와 무게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늘,
예측불가능한 위험 상황을 마주해야 하는
숙명을 지고 있습니다.
손쉬운 해결책은 없습니다.
최선을 다했다는 말도 변명처럼 여겨질 뿐입니다.

이것이 바로,
해양에서의 경비?안전?오염방제
해상에서 발생한 사건의 수사에 이르기까지,
완벽에 완벽을 기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또한, 우리가
강력한 재난안전 컨트롤타워의 한 축으로서
해상에서 발생한 재난과 위기에
물 샐 틈 없이 대응해야하는 이유입니다.

새롭게 부여된 해양안전의 역할과 임무를
관련 조직, 법령, 예산 등에 제대로 반영하여
현장의 구조?구난역량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려야 합니다. 

우리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야무진 실력으로 무장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제대로 된 경험과 지식을 키우며  전문성으로 무장하지 않고서는안전의 골든타임도, 서비스의 품질도
결코 나아지지 않습니다.

앞으로, 현장교육(OJT)을 대폭 강화하고
각 분야 전문가 양성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갈 것입니다.

아울러 이제는, 한 부처만의 힘만으로는
안전문제를 풀어낼 수 없습니다.

깊이 파고 싶은 사람은
넓게 파야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융합과 협력이 절실합니다.

정부 3.0 철학이 가장 활발히 구현되어야 하는 영역이
바로 안전분야이며,
해양경비안전본부는
협업의 대표적 롤모델이 되어야겠습니다.

군, 경찰, 자치단체 뿐만 아니라
민간분야와 폭넓은 교류를 통해
탄탄한 안전 거버넌스를 구축해 주기 바랍니다.

특히, 해양분야의 일부 수사?정보 기능이
경찰로 이관되었지만,
여전히 해상안전과 상당부분 연관되어 있는 만큼
보다 긴밀한 협력체계를 갖춰야 할 것입니다.
해양안전 동료 여러분!

우리에게 주어진 또 다른 소명은 해양주권을 당당히 수호해 내는 것입니다.

남북으로 분단된 반도국가에서 주변 강대국과 국경을 마주하는 유일한 곳은 다름 아닌 바다입니다.

독도 ? 이어도 등을 둘러싼 해양영토 갈등, 불법조업과 같은 경제적 이해관계로 인해언제든 국제 분쟁에 휘말릴 수 있습니다.
북한의 무력 도발 가능성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습니다.

국토수호와 불법조업 외국어선 근절을 위해
필요한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중국어선의 불법 행위 대응을 위한
호신 및 진압장구 개선,
효율적인 전술개발과 훈련에도
박차를 가해주기 바랍니다.

대한민국 공권력에 폭력으로 저항하는 세력과
해적활동 등 고질적인 국익침해 사범에 대해서도

엄정한 사법처리를 통해
해상 치안질서를 확고히 유지해야 하겠습니다.

나아가, 해양환경 보호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선박으로 인한 오염사고 예방과 방제업무에도
가일층 분발해 주기 바랍니다.
동료 여러분!

새로운 시작의 성패는,
출발시의 마음가짐과 결단이 좌우합니다.

여러분의 마음 한 켠에는 아직도
여러분의 전부였던 “해양경찰”이 해체되었다는
아픔과 아쉬움이 남아 있을 것입니다.

안타깝게 희생된 학생들에 대한 미안함,
슬픔에 젖어있을 유가족들의 고통 때문에
여러분의 상실감도 클 것입니다.


하지만, 낙담해서는 안 됩니다.
더 이상 패배주의에 머물러서도 안 됩니다. 지난 60년간, 온 몸을 바쳐
조국의 바다를 지켜낸 이는 바로 여러분입니다.

대한민국의 영토와 안전을 수호하기 위해
거친 파도와 싸우며 보냈던 시간,
그 시간들은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그 간 목숨을 걸고 지켜 온
“해양경찰”이라는 자부심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해양경비안전본부는
‘더 잘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와
‘더 잘할 수 있다’는 국가적 가능성으로부터 탄생했습니다. 

여기서 주저앉는다면,
어린 학생들의 고귀한 희생도 허망해 집니다. 

희망의 불씨는 위대합니다.
지난 시간의 어두운 그림자와는 과감하게 결별하고
더 나은 내일의 꿈을 이뤄가야 하겠습니다.

과거에 대한 처절한 반성과
현재에 대한 냉철한 관찰,
미래에 대한 폭넓은 통찰로
‘안전 대한민국’을 하루속히 앞당겨야 합니다.

국가주권을 수호하고, 국민안전을 보호하는
해양경비안전본부의 책무를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겨 넣읍시다.

저는 오늘 맹자의 한 구절을 인용하고자 합니다.
“불위야(不爲也), 비불능야(非不能也)”
라는 구절입니다.
“하지 않는 것을 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우리는, 반드시 다시 일어날 것입니다.
우리는, 기필코 임무를 완수할 것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바다를 만들어 낼 것입니다.

우리 모두, 새로운 자부심과 긍지
새로운 희망과 열정으로 무장합시다.

그리하여,
다가올 앞날의 치안환경을 가늠하며해양 안전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여세계 최고의 해양안전 강국으로 도약합시다.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틈나는 대로 현장에 직접 나가
여러분과 낮은 자세로 소통하고  해양안전 동료의 사기진작을 위해 발 벗고 뛰겠습니다.

지난 30여년 경찰생활의 경험을 토대로
안전하고 깨끗한 바다, 실력있고 늠름한 인재, 활력있고 반듯한 조직을 만드는 데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

동료 여러분!

여러분의 관심과 참여가 꼭 필요합니다.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대한민국 해양안전의 얼굴이라는 긍지를 가지고
다시 한 번 힘껏 뜁시다.

국민중심?현장중심의 해양안전체계를
만들어나가는데 앞장서 주기 바랍니다.

‘안전 대한민국’으로 도약하는 역사적 기로에서
자랑스럽고 멋있는 주인공이 됩시다.

동료 여러분의 건강과 건승을 빌면서,여러분의 뜨거운 성원을 다시 한 번 부탁드립니다.
저는 여러분을 믿습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2014년 11월 19일
해양경비안전본부장 치안총감  홍 익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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