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회생기대 못했던 근해안강망수협,
22년 만에 조합원 배당 실시
뼈 깎는 구조조정 직원 400명 100여명으로
점포ㆍ공장 등 대부분 매각 임직원 혼연일치

 
"근해안강망수협을 해체만 하지 말아 달라. 어떻게든 살려 보겠다"

 10년 전 소수웅 전근해안강망수협조합장이 해양수산부에 와서 한 얘기다. 1994년 금융사고 및 IMF 외환위기로 926억원의 결손금이 발생해 조합이 통폐합 위기를 맞자 소 전조합장은 이렇게 해양수산부에 와 사정했다.
그리고 지난 3월28일 근해안강망수협은 제50기 정기총회를 통해 지난해 결산을 마무리하면서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년 동안 950여억원의 수익을 달성, 926억원의 결손금을 전액 정리하고 경영정상화를 이뤘다고 선언했다. 또한 22년 만에 조합원 배당을 실시했다고 했다. 더 이상 살기 어렵다고 링거를 뽑자던 정부를 설득하던 근해안강망수협으로선 경이적인 일이다. 이 같은 성과는 조합 임직원들의 뼈를 깎는 노력과 희생 없이는 불가능했다.

근해안강망수협은 1965년 10월 15일, 전국을 업무구역으로 인천,군산,목포,여수,부산 등에 산재해 있던 안강망어업자들이 오랜 가난을 벗고자 꿈과 희망을 품고 설립한 한국대형안강망어업협동조합이 모태다. 이후 근해안강망수협은  1980년대 말까지 전국 회원조합 중에서 최고의 협동조합이 된다. 그러나 1990대 이후 어업경영악화와 자원고갈로 감척사업이 실시되고 조합원 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위기를 맞기 시작했다. 게다가 1994년 대형금융사고와 IMF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조합의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회생이라는 말을 입 밖에 내기 어려운 상황까지 갔다. 2003년 11월 6일, 조합은 해양수산부로부터 부실 유예조합으로 지정 된다. 926억원(2003년말)의 결손금을 훈장처럼 안고서다.
이후 정부의 도움을 받아 MOU(경영개선명령 이행약정)를 체결하고 2004년 1,134억 4,000만원의 경영개선자금을 지원받게 된다.  회생에 기틀이 마련된 것이다. 그 후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시작됐다. 한 조합원은 당시를 이렇게 회고했다.
“당시 저희 조합은 살아남기 위해 정말 과감하고 혹독한 구조조정을 했습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겁니다”
조합은 1999년말 기준으로 본부와 인천,군산,목포,여수의 4개지부와 각지부별 제빙냉동사업소 4개 및 전국 27개 상호금융점포에 조합원 434명과 직원은 400명에 달하던 거대한 조직이었다. 하지만 수익성 없는 적자점포 및 경쟁력이 없을 것으로 판단되는 금융점포 16개와 4개 지부 및 4개의 제빙냉동공장이 폐쇄되거나 매각됐다. 400여명 가까운 직원이 100여명으로 줄었다. 살아남기 위해선 방법이 없었다.

조합은 정부와 MOU를 체결한 2004년 정부로부터 1,134억 4천만원의 경영개선자금을 지원받았다. 그리고 그 해 결합손익 1백만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이를 시작으로 조합은 매년 흑자를 실현, 2010년말에 정부지원자금을 전액 상환했다.  2007년부터 2013년까지 7년 연속 전국회원조합 중에서 손익1위를 차지했으며 2013년도말 미처리결손금 926억원 전액을 정리하고 흑자로 전환했다. 하늘이 도왔고 임직원 및 조합원들이 거기에 피와 땀을 채웠다.
지난해 조합경영지표인 순자본비율 2.0. 결합 손익 23억7400백만원의 당기순이익 시현은 그래서 만들어 낸 성과다.

8년 재임 동안 모든 욕을 먹어가며 직원들을 채근한 김재현 조합장은 “임직원들이 10년 동안 흘린 피와 땀이 오늘을 만들었다”며 “고통을 흔쾌히 받아 준 조합 임직원들과 조합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근해안강망수협은 올해가 창립 50주년이다. 조합이 만들어 진지 반세기가 지난 것이다. 조합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조합의 발자취를 기록한 ‘조합50년사’를 발간할 계획이다.
김 조합장은 “그동안 크고 작은 시련과 굴곡 많은 50년 역사를 되돌아보고 앞으로 조합이 나아가야 할 100년의 비전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조합은 오는 27일 조합이 있는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에 있는 더뉴 컨벤션 웨딩홀에서  조합원, 임직원, 대외인사 등 3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조합경영정상화 선포 및 50년사 사사편찬 기념행사를 벌인다. 근해안강망수협의 화려했던 과거가 재현되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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