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산물 시장이 보인다”

 
 지난 1일 중국과의 FTA가 체결됐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2004년 칠레를 시작으로 53개국과 FTA가 체결됐으며 수산물 전체 수입액 중 FTA 체결국의 비중이 70%가 넘는 수산물 전면 개방시대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중국은 세계에서 수산물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국가다. 또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어 이미 우리나라는 수산물 수입의 30% 가량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또한 우리 해역에서 벌어지는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으로 인해 어업인들의 피해도 심각한 수준이다. 이런 여러 가지 정황들을 볼 때, 한ㆍ중 FTA 체결을 바라보는 우리 어업인들의 시선이 결코 반갑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한ㆍ중 FTA 체결을 반드시 수산업의 위기로만 볼 것은 아니다. 수산물 협상 결과, 우리나라는 수입액 기준으로 35.7%만을 개방한 반면, 중국 시장은 100% 개방됐다. 또한, 중국 내 식품 안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프리미엄 식품에 대한 선호가 확산되고 있고, 주요 연안 도시를 중심으로 고급 수산물에 대한 소비도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중국 시장개방을 활용하면, 우리 수산물 수출 확대를 통해 수산업이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시장 개방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우리 수산업이 미래 성장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첫째, 지속가능한 수산물 생산 기반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 양식어업 분야는 바이오플락(Biofloc)과 같은 친환경 첨단 양식기술과 대량생산 기반시설을 확대해 양식업의 첨단화와 규모화를 추진하고, 종자, 백신, 사료와 같은 연관 산업도 적극 육성해 나가겠다. 어선어업 분야는 수산 자원량에 적합한 어선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감척을 계속하고, 어선 노후화가 심각한 업종을 중심으로 어선 현대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우리 해역의 수산자원을 유지, 증강시키기 위해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와 같은 수산자원 회복사업을 확대하고, 불법어업을 근절하기 위해 단속 인프라를 확충해 나가겠다.

 둘째, 고부가가치 수산식품산업을 육성해 나가야 한다. 그 동안 우리나라 수산가공식품은 원물 또는 단순한 1차 가공 위주로 발전돼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새로운 소비트렌드에 맞게 간편 편이식을 적극 개발하고, 고차가공 역량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이미 고부가가치 수산식품의 성공사례가 싹을 틔우고 있다. 한 때는 단순한 반찬거리로만 여겨졌던 어묵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젊은층과 국내외 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어묵 고로케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철저한 위생관리 체계를 갖춘 제품 생산과 베이커리형, 카페형 매장 운영으로 어묵을 고급화-다양화시키는데 성공했다. 앞으로도 다양한 성공사례가 탄생할 수 있도록 정부도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

 셋째,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수출을 확대, 경제 활성화를 견인해 나가야 한다. 올 초에 tvN에서 방영한 “삼시세끼-어촌편”을 통해 전 국민이 어촌 체험 스토리에 관심을 갖게 됐으며 이미 지난해에도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어촌 마을을 방문했다. 이러한 기회를 활용해 어촌 체험마을을 확대하고, 어항을 레저와 관광, 문화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공간으로 개발해수산업의 신 성장 동력으로 발전시키겠다. 또한, 시장 개방을 활용하여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국 현지에 어업인이 생산한 수산물을 직접 수입, 판매하는 법인을 설립해 생산자단체 중심의 수출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해외 주요 소비지에 한국 수산식품 상설 전문매장(shop in shop)을 설치, 수산물 수출 확대를 도모해 나가겠다.

 마지막으로, 우리 어업인들의 정주여건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 정책자금 지원체계를 개선하고, 소득 안정장치 마련해 어업인의 소득ㆍ경영 안전망을 확충하고, 어촌의 복지 여건을 강화해 어업인이 안심하고 수산업에 종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 또한, 미래 어촌을 이끌어 나갈 인력을 육성하고, 귀어ㆍ귀촌을 적극 지원하여 어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겠다.

 전면 개방시대에 진입한 우리 수산업은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이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정책들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의지와 노력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어업인들의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 정부의 정책이 어업인들의 신뢰와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현장에서 문제와 해결책을 찾고, 항상 어업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 어업인과 정부가 함께 수산업과 어촌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노력할 때, 수산업이 시장 개방의 파고를 극복해 미래성장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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