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배만 불려주는 수협 바다마트

 수협이 수산물 소비 활성화를 위해 문을 열었다는 수협바다마트. 그래서 수협은 틈만 생기면 수협바다마트가 수산물의 중간 유통과정을 줄여 어업인과 수산물소비자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고 요란하게 홍보한다.
그러나 기자가 찾은 수협바다마트 노량진점은 그렇지 않았다. 여느 마트와 다를 바 없었다. 동네 마트보다 더한 듯 보였다. 계산대 주변에는 소시지, 껌, 초콜릿 등 공산품들이 수북이 쌓여 있고, 입구에는 각종 과일이 보기 좋게 진열돼있다. 마트 전체를 살펴봐도 수산물은 쉬이 눈에 띄지 않는다. ‘바다마트’라는 간판이 무색할 정도였다.
공산품 코너를 한참이나 지나서야 구석에 ‘어식백세(漁食百世)’라고 쓰여진 작은 간판이 초라하게 눈에 들어왔다. 수산물 코너라고 해봐야 임연수어, 갈치, 고등어, 낙지, 새우, 꽃게, 오징어 등. 이마저도 흰 스티로폼 상자위에 제멋대로 널부러진 모습은 흡사 동네 생선가게에 다름 아닌 듯했다.
수협바다마트 노량진점은 최근 하루 매출이 2,000만원 정도로, 이 중 수산물 매출은 400만원  정도라고 한다. 나머지는 농축산, 공산품이 차지한다. 이를테면 집안 잔치에 남의 배만 불려주는 꼴이 되고 있다.
지난달 열린 수협 국정감사에서도 새정치민주연합 황주홍(전남 장흥·강진·영암군)의원은 올해 8월말까지 바다마트 매출 573억 5,400만원 가운데 농축산물과 공산품 매출이 전체의 65.2%를 차지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노량진 바다마트의 한 관계자는 “수산물의 경우 국내산이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임연수어와 부세, 동태 등은 공급시기 등의 문제로 수입산으로 충당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수협 측 설명대로 수협바다마트가 어업인은 물론 수도권의 수산물소비자 보호에 진정으로 앞장서는 매장으로 거듭나기 위한 몸부림이 절실하다는 생각은 기자 혼자만이 느끼는 걸까. <이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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