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제1회 대한민국 극지인의 밤' 개최

영하 30도를 넘나드는 혹한의 날씨와 쉴 틈 없이 눈보라가 몰아치는 세상의 끝, 극지에서 생사고락을 함께 했던 남극 월동대원들이 30년 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해양수산부는 지구상에서 가장 척박한 환경인 극지에서 활동하는 극지인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미래 극지 비전을 공유하기 위해 '제1회 대한민국 극지인 밤' 행사를 지난 1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했다.

극지인의 밤 행사에는 1988년 우리나라 최초로 남극 세종과학기지로 월동을 떠났던 제1차 월동대원부터 최근 무사히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제28차 세종기지 월동대원과 제2차 장보고기지 월동대원까지 약 200명의 월동대원이 참석했다. 또한 우리나라 극지연구 발전에 기여한 국회의원, 산ㆍ학ㆍ연ㆍ관 관계자와 웹툰  '미생'의 윤태호 작가 등 남ㆍ북극 체험단 약 150여명도 함께해 행사 의미를 더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역대 월동대원 중 다수의 월동을 통해 우리나라 극지연구에 기여한 우수 대원 36명을 선발해 표창했다. 또한 남극 연구현장과도 화상통화를 연결해 극지인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준비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첫 ‘부자(父子) 월동대원’인 아버지 정회철 전(前)대원(제7차 세종기지 월동대)과 지금 남극 현장에서 임무를 수행중인 아들 정재우 대원(제29차 세종기지 월동대)간 화상통화를 통해 서로의 안부를 전하기도 했다. ‘부자(父子) 월동대원’은 전 세계적으로도 몇 없는 특별한 사례이다.
 
남극 과학기지 월동대는 극지 연구자뿐만 아니라 기지를 운영하는 시설유지 대원, 의료 대원, 통신 대원 등 약 20명으로 구성된다. 월동대원들은 1년이라는 기간 동안 문명세계와 철저히 단절된 채 영하 40도까지 기온이 떨어지는 동계기간(3월~10월)을 함께 보내야 한다. 순간의 방심이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극한의 환경에서 함께 근무하는 월동대원들은 군인들의 전우애 못지않은 동료애로 똘똘 뭉쳐 남극의 겨울을 난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월동대원의 활약을 격려하는 행사가 미흡했다. 또한 우리나라 극지연구의 가장 소중한 자산인 월동대원에 대한 사후관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이에 정부는 ‘대한민국 극지인의 밤’ 행사를 매년 개최해 월동대원이 보다 자긍심을 가지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월동대원’ 간 더 넓게는 ‘극지인’ 간의 협력을 촉진하여 우리나라 극지활동에 시너지 효과를 더해간다는 계획이다.

 해양수산부 김영석 장관은 기념사를 통해 “극한의 환경에서 도전과 열정이라는 극지 정신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개척하고 계신 모든 극지인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정부도 극지인들이 보다 좋은 환경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제2쇄빙연구선 건조를 추진하는 등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는 1988년 남극에 세종과학기지를 준공해 본격적인 극지연구에 착수했으며, 지금은 남ㆍ북극 3개 과학기지와 최첨단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로 남ㆍ북극을 누비며 활발한 연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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