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0.10.30 금 07:30 인기 ,
   
> 뉴스 > 생산/양식/유통 > 양식 | 헤드라인
     
[르포-전남 완도 전복집단폐사] 폭염이 앗아간 ‘귀어 드림’
“재해 터지니까 피해입증 어민들 하라는 게 말이 되느냐”
자연재해 기준도 모호, “특약 안 들었다고 보험도 안 된다면”
2016년 08월 25일 (목) 21:14:51 문영주 moon4910@chol.com

   
 
#. 광주에서 건설회사 현장소장으로 일하면서 평범하게 살아온 안주빈(46)씨. 단란한 가정을 이뤄 살던 그는 지난 2011년 큰 결심을 했다. ‘귀어’를 하기로 한 것이다.

전남 완도 금일읍이 고향인 그는 2011년 12월 가족들과 함께 금일읍에 돌아와 전복 양식을 준비했다. 고향에는 아직 부모님이 어업을 하고 계셨고 친구들과 선후배들이 있었다. 귀어를 결심한 데는 막내아들의 건강악화도 큰 이유가 됐다. 폐가 미성숙해 종종 병원신세를 져야만 했던 막내아들. 살기 좋은 고향에서 살면 건강도 좋아지리라 여겼다.

2012년부터 전복 양식을 준비하면서 살던 집을 처분한 재산 2억원과 영어자금대출 3억, 귀어정책지원금 어민후계자자금 등 3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가지고 있던 재산은 순식간에 없어지고 빚이 잔뜩 생겼다. 그래도 그는 희망이 있었다.

그런데 난데없는 시련이 닥쳤다. 전복 양식은 치패를 구입해 가두리양식장에서 키우면 출하될 때까지 3년이 걸린다. 2012년 치패를 구입해 넣어놓은 가두리양식장이 이듬해 전라남도를 덮친 태풍 볼라벤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치패들은 죽고 양식장시설들이 대파됐다.

태풍 피해를 대비한 재해보험제도가 있었지만 양식업을 갓 시작한 그는 자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험을 들지 않았었다. 엄청난 피해를 받았는데 보상은 없었다.

또다시 힘든 시기가 시작됐다. 2013년 태풍피해를 뒤로 하고 다시 시작한 전복 양식. 그 동안 빚은 쌓여갔다. 그가 귀어했을 때 구입한 크레인선이 2억3000만여원, 작은 배가 3000만원이었다. 300칸 양식장 설치비로만 1억8000만원, 매년 치패구입비로만 6000만원 이상 사용했다. 지난해에는 더 많은 치패를 구입해 8000만원 이상이 쓰였다.

희망도 잠시, 올해는 태풍 볼라벤 이상의 이상수온 재해가 터졌다. 양식하던 전복의 80%가 폐사했다.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피해다. 남아있는 전복도 폐사가 진행 중이어서 올해 전복 출하는 없을 것 같다. 큰 꿈을 안고 완도로 돌아온 그다. 지금 안주빈씨는 하늘과 바다만 쳐다보면서 원망의 눈길을 보낼 여유조차 없다.

안주빈씨는 완도군 전복 양식 피해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관계기관과 대책을 협의 중이다. 완도군은 국내 전복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18개 어촌계 430어가가 435ha에서 전복을 생산한다. 양식량도 7342만마리에 달한다. 피해를 입은 어가가 268어가 피해액이 192억원, 전체 전복양식량의 30%가 넘는 2500만마리가 이미 폐사했고 살아남은 전복 중에도 면역력이 떨어져 폐사할 개체들이 많다.

문제는 안주빈 뿐만 아니라 어촌계 전체가 큰 피해를 입은 것이다. 430개 어가가 대부분 큰 피해를 입었고 적조가 지나가지 않은 지역의 어촌계만 피해를 받지 않았을 뿐이다.
금일읍에 돌아온 젊은 귀어인들도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430개 어가 중 20대에서 30대 후반의 젊은 귀어인들이 100여 어가다. 이들 대부분이 안주빈씨와 비슷한 규모의 피해를 입었다.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조차 막막하다. 전복 폐사 원인이 적조라는 것이 규명되지 않으면 보상을 받지 못한다. 안주빈씨는 “태풍 볼라벤 때 막대한 피해를 입어 당시 정부에서 재해보험 가입을 적극 권유했었다”며 “그런데 막상 재해가 터지니까 피해입증을 어민들이 하라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분개했다.

   
 
재해보험 적용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전복양식 어민들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지난 23일 완도를 찾은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에게도 어민들의 답답한 마음은 그대로 전해졌다. 금일읍 어민대표로 나선 신동희씨는 “우리 청년들이 도회지 대신 어촌을 택해 빚을 내 투자를 하고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런 시련이 닥쳐 크게 좌절하고 있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막막해 한다”며 “장관님께서 보시고 충분히 이해를 하셨을 테니 반드시 도움을 주셔야 한다”고 토로했다.

아직 넘어야 할 산도 있다. 전복 폐사 피해금액이 워낙 커서 재해보험 보상을 받더라도 어민들은 다시 전복이 자라고 출하할 때까지 고통의 시간을 감내해야 한다. 안주빈씨의 경우 재해보험 보상금 범위를 최대 5억5000만원으로 설정했다. 그러나 지난 5년간 그가 투자한 금액은 7억원 이상. 물론 보상금이 5억5000만원 전액이 나올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고 있다.

올해부터 전복을 출하해 그동안 쌓여있는 빚을 조금이라도 갚으려 했던 그의 계획은 시작도 하기 전에 끝이 났고 치패를 넣고 전복 양식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물론 그 동안은 빚은 더욱 늘어만 갈 것이다. 안주빈씨는 “재해보험 보상금이 받는다해도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보지는 않지만 최소한 어민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반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완도에서 = 문영주)

문영주의 다른기사 보기  
ⓒ 수산신문(http://www.fisheries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서울 영등포구 선유로49길 23, IS비즈타워2차 1004호 (Tel) 02-2069-2911 | 청소년보호책임자 : 문영주
수산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2003 수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www.fisheries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