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미, “상제가 울어도 제상에 가자미 물어 가는 것은 안다.”
몸의 표피 주변 환경과 꼭 같게 보호색으로 바꾸는 특기 있어

 

 
가자미의 가장 큰 특징은 한 쪽으로 쏠려버린 눈이다.

 바다 생물을 접할 기회가 별로 많지 않은 중국의 내륙지방 사람들은 눈이 한 쪽으로 몰려 있는 가자미를 마치 눈이 하나밖에 없는 물고기로 생각했다. 이 외눈박이 물고기인 비목어가 바로 가자미이다.

 우리가 흔히 쓰는 ‘비목동행(比目同行)’이란 말도 전설상의 물고기인 비목어에서 파생된 말이다. ‘서로 떨어지려고 하지 않고 늘 함께 다니는 사이’ 또는 ‘남녀 사이에서 떨어지기 힘든 결합’을 의미한다.

 우리 속담에 “상제가 울어도 제상에 가자미 물어 가는 것은 안다.”는 말도 있다. 즉, 자기의 손해에 대해서는 언제, 어디서나 민감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넙치와 가자미의 구별은 등을 위로하고 배를 아래로 하여 내려다보았을 때 눈과 머리가 왼쪽에 있으면 넙치이고, 눈과 머리가 오른쪽에 있으면 가자미와 도다리이다. 다만 담수산인 강도다리만은 눈이 오른쪽에 있다.

 우리 속담에 “가자미눈으로 본다.”는 말이 있지만 “넙치눈으로 본다.”는 말은 없고 “넙치가 되도록 맞았다.”는 말은 있어도 “가자미가 되도록 맞았다.”는 말은 없다. 왜 그럴까?

 예로부터 사람들은 오른쪽을 바른쪽이라 했다. 따라서 가자미눈은 바른쪽에서 왼쪽으로 흘겨보는 눈이란 말이며, 넙치가 되도록 맞았다는 말은 눈이 바른쪽에서 왼쪽으로 돌아갈 정도로 맞았다는 말이다.

 이 밖에도 우리 몸에는 가자미근(soleous muscle)이라 부르는 근육도 있다. 종아리의 장딴지근(비복근) 바로 안쪽에 있는 넓고 평평한 근육으로 가자미와 같이 생겨 이런 이름이 붙었다.

 가자미는 몸의 표피를 주변 환경과 꼭 같게 보호색으로 바꾸는 특기를 가지고 있다. 가자미가 자기의 몸 색깔을 주변 환경에 조화시키려 할 때에는 먼저 눈에 보이는 주위환경의 색조를 인식하여 눈에서 뇌에 신경자극을 보내어, 뇌에서의 자극이 색소세포를 지배하는 신경섬유에 전달된다.

 실제로 가자미를 잡아보면 몸체 표면에 모래, 자갈 등의 모양을 확실하게 나타내고 있어 조금 전까지 있었던 장소를 짐작할 수 있다. 이렇게 색깔을 바꾸는데 소요되는 시간도 불과 15~20분이라고 한다.

 그런데 가자미가 체색을 바꾸지 않은 실험결과도 있다.

 흰모래 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눈 쪽만을 검은 모래에 둔 경우, 그들은 검은 모래 위에 있다고 착각하여 체색을 흰모래 색깔로 바꾸지 않는다고 한다.

 “여름철에 손님접대와 가자미는 툇마루가 좋다.”는 일본 속담이 있다. 일본의 이 툇마루는 ‘방 밖에 조붓하게 깐 긴 마루’란 뜻과 ‘가자미의 등지느러미나 꼬리지느러미에 붙어 있는 모양의 근육 살’이다.

 넙치의 양측 가장자리에 붙어있는 지느러미는 납작한 몸을 움직일 때나 컨트롤 할 때 절묘하게 움직이므로 매우 잘 발달되어 있다. 이 지느러미 근육을 잘 발라내어 먹으면 입에 씹히는 촉감이 쫄깃쫄깃하고 맛이 일품으로,  이 맛만을 고집하여 횟집에 오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또한 지느러미 근육에는 세포와 세포를 연결하는 결합조직 성분인 콜라겐이라는 단백질의 일종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피부미용에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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