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꽃게용 절단 꽃게 상품 관리 위해 표백제로 세척
상인들 “표백제 불사용 시 절단 꽃게 색깔 누렇게 변해”

 
달걀 생산을 위해 사용한 살충제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가고 있는 가운데 불고기 집 등에서 양념게장으로 내 놓는 수입 절단 꽃게도 인체에 유해한 표백제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수산물 유통업계에 따르면 표백제로 세척한 절단 꽃게가 중국산으로부터 수입되고 있는데 소비자들이 위해여부를 전혀 모르고 이를 먹고 있다는 것이다.

노량진수산시장 등 도매시장에서 판매되는 절단 꽃게는 전문 고기집과 일반 소비자들이 양념용(무침용)으로 사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꽃게에 표백제를 사용하는 것은 절단 시 게 색깔이 변하기 때문. 중국에서 한 때 30억원 어치 절단 꽃게를 수입했던 수입상 김모씨는 “색깔이 변하지 않도록 상품 관리를 위해 표백제를 사용하고 있다”며 “절단 꽃게 대부분은 표백제를 사용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수입상 임모씨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상품성이 없어 표백제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절단 꽃게에 표백제를 사용하는 것은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고 했다. 이미 상인들 사이에서는 ‘공개된 비밀’이라는 것이다.

노량진수산시장 꽃게 전문 판매 상인들도 “표백제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절단한 꽃게의 색깔이 누렇게 변색된다”며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 표백제를 사용한 수입산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은 “중국에서 직접 절단꽃게를 들여오고 있는데 표백제를 사용하지 않으면 자른 부위 색깔이 누렇게 변해 판매에 애를 먹었다”고도 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 들어 6월말까지 중국 등으로부터 수입된 꽃게는 537톤. 대부분 중국산이다. 이 가운데 냉동 절단 꽃게는 전체의 40% 가량 된다는 것이 상인들 얘기다. 그러니까 올 상반기에만 200여톤의 절단 꽃게가 들어 왔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꽃게가 들어 올 때 식약처가 제대로 검사를 했느냐는 지적이다. 식약처는 지난 17일 본지가 전화를 걸어 “표백제를 사용한 꽃게가 들어올 수 있느냐. 허용이 된다면 기준치가 얼마냐”는 문의를 했으나 “알려주겠다”는 답변만 하고 아무런 회신을 하지 않고 있다.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관계자는 “표백제 사용은 식품공전에 없다”며 “식품공전에 없는 것은 표백제를 사용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정물질을 조사할 때 특정시약만을 사용하고 있어 표백제 검사는 빠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표백제는 실·천 등의 섬유나 식품들에 함유돼 있는 유색물질을 화학작용에 의해 분해하고 제거하며 제품을 희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약제다. 

중국산 절단 꽃게는 지난 17일 현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450g 한 팩에 3,500원 수준으로 국내산과는 1,000~2,000원 정도 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김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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