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으며 세상 보는 시선 너그러워져”
“자연의 아름다움 함께 공유하고 싶어 사진 촬영”
공직생활 끝내고 바다사진으로 제2의 인생 시작

 
100세 시대가 되면서 은퇴한 뒤 어떻게 하면 행복한 제 2의 인생을 살까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최낙정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그 중 하나다. 최 전 장관이 택한 것은 사진이었다. 사진을 찍으면서 좀 더 세상을 보는 시선이 너그러워졌다는 최 전 장관을 만나 그가 사진을 찍는 이유와 그에게 바다란 어떤 의미인지 들어봤다.

최 전 장관이 사진을 찍기 시작한 이유는 여행을 하면서 자연의 아름다운 풍광을 가슴에, 마음에만 담아두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가슴과 마음에 담자는 게 여행이고, 담아가지고 내 자신과 공유하고 싶고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멈춰져 있는 내 생각을 같이 공유하고 싶어서 사진을 찍는다고 최 전 장관은 말했다.

사진을 찍다보면 같은 장소라도 바람세기, 햇빛, 구름에 따라 사진이 다르게 나온다. 매번 가도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런 매력 때문에 사진을 계속 찍는다는 최 전 장관은 사진을 찍으면서 부지런해지고 용감해졌다고 말한다. 또한 한 작품을 찍기 위해서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용기와 때로는 뒤로 빠질 줄도 아는 여유도 생겼다.

그렇다면 많은 자연 풍광 중에 왜 독도일까? 이에 대한 최 전 장관은 내가 바다를 찾아간다는 것 보다 바다가 나를 부른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고 표현했다. 운명적인 끌림이라는 것이다. 바다가 좋아서 바다에 관한 직장을 얻었고, 직장 속에서 독도를 만난 것이다. 최 전 장관은 “독도는 나의 운명이고 나의 첫사랑이다.”라고 수줍게 말했다.

“공직이라는 자체가 그렇겠지만, 공직 생활을 하면서 개인적으로도 항상 뭔가 쫓기고 불안해했던 것 같다. 그러나 다 내려놓은 지금은 어느 때보다 홀가분하고 편안해졌다. 정치가 내 모든 삶을 해결해 줄 수도 없고, 물질이 나의 모든 행복을 보장해줄 수도 없다. 욕심을 줄여야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바다가 좋아 바다 관련된 일을 했고, 바다가 좋아 독도 사진을 찍으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최 전 장관. 그는 앞으로도 계속 바다와 어촌 풍경을 담은 사진을 찍고 싶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최고의 포토그래퍼가 되는 것이 그의 포부일까. 아니었다. 최 전 장관의 꿈은 자신의 삶을 여유롭고 넉넉한 마음으로 사는 것. 그래서 바다를 닮은 아름다운 사람으로 기억되는 것이었다. 최 전 장관은 진짜 바다 사나이가 되어 가고 있었다. <김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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