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간장 연구 외길 인생 20년
수백만원어치의 멸치 썩혀버린 적도 있어

 
얼마 전 비린내 나지 않는 프리미엄 액젓 ‘어박사 어간장’이 출시 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어간장을 개발한 조영제 부경대학교 명예교수로부터 어간장을 연구하게 된 계기와 그동안 겪었던 시행착오 및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어간장을 연구한 지 얼마나 됐고, 연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20년 정도 됐다. 처음 연구를 시작했을 당시 우리나라는 부산의 기장을 중심으로 어간장산업이 발달돼 있었지만, 수백 년 전부터 해오던 종래의 방법으로 어간장을 만들고 있었다. 또한 세계에서 생산량이 가장 많은 동남아시아보다 연구력이 뒤지는 상태였다. 개발할 부분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됐다.

-주로 어떤 생선을 사용하나?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어간장은 남해안에서 많이 어획되는 멸치와 서해안에서 주로 어획되는 까나리로 만든 멸치 어간장과 까나리 어간장이 있는데, 본인은 주로 멸치 어간장에 대한 연구를 했다. 20년간 상당히 많은 양의 멸치가 연구에 희생됐다.

-연구하면서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을텐데?
초창기 연구에서는 현장 경험이 부족해서 실패도 많이 했다. 연구실에서 새로운 발효방법을 개발해 희망을 갖고 현장에서 대량의 어간장을 만들었는데, 수백만원어치의 멸치를 썩혀 버린 적도 있다. 그밖에 구입한 고가의 기계가 쓸모가 없어지기도 하는 등 노력, 정열, 돈을 많이 허비했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어간장을 담아야 하는데, 바람 등의 기상 악화 때문에 멸치가 잡히지 않아서 발을 동동 굴렸던 적도 있다. 겨울철이면 항상 비, 바람 등의 일기예보를 체크해야 한다.

-힘든 가운데서도 보람이 있다면 언제인가?
공장에서 어간장을 담그기 위해서 밤샘 작업을 하고 난 다음에, 거울에 비쳐진 내 모습을 보면 가관이 아니다. 얼굴과 머리가 온통 멸치 비늘과 피로 범벅이 돼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 모습을 보며 내 자신이 어간장 산업의 발전에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생기고 짜릿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직접 개발해서 출시한 ‘어박사 어간장’이 기존 액젓(어간장)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특허기술로 발효시켰기 때문에,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는다. 또한 히스타민을 줄이는 특허기술로 발효시켰기 때문에 히스타민이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기준값의 1/9 정도인 43ppm으로 위생적으로 안전하며, 질소함량이 2% 이상인 원액이므로, 시판 어간장보다 맛과 영양이 뛰어나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간장 산업의 문제점들을 해결해 우리나라의 어간장 산업을 발전시키는데 보탬이 됐으면 하고, 더 나아가 부경대학교어간장연구소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조미료 시장을 리드하는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싶다.  (김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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