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내 반드시 성장 동력 만들 것

김임권 수협중앙회장은 ‘1+1=2’라는 공식을 좋아 하지 않는다. 그것은 다른 사람도 다 아는 얘기라는 것이다. 사업가라면 ‘1+1=알파요 오메가’라는 게 김 회장 지론이다. 공식의 프레임에 갇혀 있으면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가 러시아 수역 진출 등 연근해 어선의 해외 진출을 시도하자 일부는 그게 수협의 일이냐고 했다. 그러나 그는 해외 진출을 계획했고 이를 추진했다. 수협이라고 단순히 국내에서만 조업하는 것을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의 생각은 이렇다. 사고의 중심은 우리 어장과 연근해 어업이지만 접근하는 방식은 폭 넓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갈수록 줄고 있는 연근해 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어장에서 고기를 적게 잡겠다는 좁은 생각에서 벗어나보자는 것이다. 김 회장은 “다른 나라 어장에서 고기를 잡아 우리 자원을 보호한다면 그 보다 좋은 일이 어디 있느냐”고 했다.


그가 취임 후 추진하고 자 했던 노량진수산시장 복합시설몰 건립 역시 마찬가지다. 단순히 수산시장이니까 수산만 생각하지 말자는 얘기다. 호텔도 짓고 빠징꼬도 해보자는 것이다. 거기서 나온 수익을 어업인을 위해 쓴다면 정부 부담도 줄고 수협도 정부에 당당해 질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우리가 경제적으로 자립해야 정부와 당당하게 문제를 얘기할 것 아니냐”고 했다. 정부 지원 받아 정부 얘기만 나오면 주눅 드는 그런 것을 청산해 보자는 얘기다. 그는 복합 시설물 건립을 위해 미국도 가고 싱가폴도 갔다. ‘1+1=2’라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서다.


그는 노량진수산시장 신시장 건립도 마뜩찮다. 금싸라기 땅에 6층만 지어 스카이라인을 활용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시장을 10층,15층으로 지었다면 더 많은 공간을 활용하고 자산가치도 엄청나게 늘어날 뿐만 아니라 거기서 들어오는 수익이 만만치 않을 거란 생각에서다.
 

지금 노량진수산시장 신시장 횟집에는 2개의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3층 식당은 과거 구시장 식당 같은 정겨움이 있고 5층은 레스토랑 같아 젊은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이런 2개의 문화는 당초 김 회장이 구상한 것이다. 김 회장은 노량진수산시장에도 일본 도쿄에 있는  쯔끼지시장처럼 값 비싼 참치도 팔고 와인을 먹을 수 있는 그런 횟집을 하나 만들어 보자고 했다.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참치회와 와인 한잔을’ 그것이 지금 5층이 만들어진 계기다.
 

취임 3년차, 그는 수협사에 남을 많은 것을 만들어 냈다. 수협은행 자회사 독립과 5,500억원 정부 재정 투입, 바다모래 채취 반대 입법 마련을 위한 강력한 대정부 투쟁 등은 그가 아니고는 해낼 수 없는 일이다. 특히 수협은행 자회사 독립은 그가 4년 연임을 할 수 있는 편안한 길을 거부하고 만들어 낸 성과다. 그가 수협은행 자회사 독립을 후순위로 미루고 연임을 챙겼다면 상황은 지금과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강한 수협, 돈 되는 수산’을 표방하고 강력한 정체성을 내세우며 출범한 김임권 호가 이제 3년을 지나 종점으로 가고 있다. 해양수산부와의 관계를 수직적에서 수평적으로 바꾸고, 협동조합에서 가장 필요한 조합원 간 동질 의식을 새롭게 한 김 회장에게 무술년 새해는 그의 인생에 의미있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수협회장으로서 3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수협회장은 어떤 일을 하는 자리라고 생각하는가?
“먼저 내부적으로는 수협이 가야 할 방향을 정하고 왜 그 방향으로 가야 하는 가를 임직원은 물론이고 조합원들에게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또 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점검하고 독려해야 한다.
밖으로는 수협의 대외적인 위상을 높이고 정부, 국회로부터 어업인들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를 향상 시킬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
 

-3년 재임기간 중 무엇을 가장 강조했나.
“‘강한 수협, 돈 되는 수산’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누구인지 정체성과 전문성을 가지고 업무에 임해 줄 것을 당부했다.
수협에 가장 당면한 문제이며 꼭 해결해야 할 문제가 공적자금 상환이다. 내가 수협은행 자회사 독립에 목을 맨 것도 그것 때문이었다. 내 신상과 관련된 문제를 후순위로 돌리고 이것을 먼저 치켜 든 것은 수협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수협은행 독립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됨으로서 공적자금 상환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바다모래 채취 반대, 수협의 해외진출 기틀 마련 등도 역점을 둔 사업 아닌가.
“수협이 여태까지 드러내 놓고 정부 사업에 반대하는 일은 없었다. 그러나 바다모래 채취는 내가 국정감사 자리에서 얘기했듯이 채취업자에게는 선택의 문제지만 어업인들에게는 생존의 문제다. 해양환경이 파괴되는데도 바다를 생업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어업인들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는 것은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정부도 대책을 내놨고 의원들도 입법을 통해 바다모래 채취를 함부로 할 수 없도록 했다.  모두 수협인들의 단결된 힘이 만들어 낸 성과다. 특히 이 사건은 조합원들의 동질성을 제고시키고 협동조합이 뭐하는 곳인지 정체성을 드러낸 사건으로 수협사에 남을 수 있는 사건이다.
수협의 해외진출 기틀 마련 역시 마찬가지다. 수협이 이렇게 외연을 확대한 것은 수협 설립 후 처음 있는 일일 것이다.  연근해어선의 러시아 수역 진출이 거론됐고 사료공장 건립협상이 진행 중이다. 또 우리 수산물 수출을 위한 교두보가 미국, 중국 등 4개국에 마련됐다. 스리랑카. 미얀마 등과 어업협력 추진 등 한국수산업의 해외 진출 기틀을 놓았다고 생각한다”
 

-재임 기간을 자평한다면 몇 점이나 주겠는가.
“아쉽고 부족한 것이 많다. 특히 노량진수산시장 문제는 갈등을 풀지 못했다. 어민은 고기를 잡고 상인은 어민들이 잡아 온 고기를 팔아줘야 할 공생의 관계다. 그 동안 오순도순 잘 살아 왔는데 새 집을 지어 이사를 가면서 마음이 상했던 것 같다. 앞으로 그들 얘기를 직접 듣고 문제를 풀어 보겠다. 올해는 노량진수산시장 문제를 잘 해결해 이곳을 반드시 수협의 성장 동력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하겠다. 나 스스로 평가한다면 50점 정도 주고 싶다.(웃음)”
 

-올해 역점을 둬 추진하고 싶은 게 뭔가.
“올해는 노량진수산시장, 바다마트 등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해 여러 방안을 강구 해 볼 생각이다. 또 러시아 어분 공장 건립, 스리랑카 등 해외어업 진출을 추진할 생각이다. 연근해 수산자원 관리를 위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바다모래 채취 등 해양환경이 훼손되는 것을 막고 어업인들 스스로 자원을 관리하는 자율적 관리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끝으로 해양수산부나 수협 직원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들려 달라.
“수협은행 독립 등 수협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기 시작했다. 탄력만 붙으면 어민들에게 존경받는 조직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정부도 수협 조직이 잘 될 수 있도록 도와 주기 바란다. 수협은 해양수산부를 가장 영화롭게 할 수 있는 조직이 될 수 있다.
한해가 간다는 것은 지난날의 실수를 고쳐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기회를 얻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는 주어진 기회를 활용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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