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로 칼럼/ 문영주 편집국장

해운은 5개년 계획서 2022년까지 매출 51조원 달성하겠다는데
수산은 연근해 수산물 100만톤 이하 위기 속 '테스크포스' 전무
수산도 장기적 관점서 ‘수산재건 5개

김영춘 해양수산부장관은 지난 5일 세종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정부는 해운산업을 재건해 오는 2022년까지 해운산업 매출액 51조원을 달성하겠다며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7월 설립되는 한국해양진흥공사와 기존 선박 신조지원 프로그램의 투자·보증 등을 통해 향후 3년간 200척(벌크선박 140척 이상) 이상의 신조 발주 투자를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안정적 화물확보를 위해 선주와 화주 간 공동 협의체를 마련·운영키로 하고 대한상의 및 무역협회, 선주협회 등이 참여하는 '해상수출입 경쟁력 강화 상생위원회'를 운영할 방침이다. 또 선주·화주·조선사가 공동으로 선박투자에 참여해 선박 신조에 따른 수익을 공유·연계하는 '상생펀드 설립'을 위한 법률 개정에도 나서겠다며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해운업계는 정부가 밝힌 '해운재건 5개년 계획'에 대해 "환영하고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선주협회는 "이번 계획을 통해 해운산업 재건에 대한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전세계에 선포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해운은 정부가 모두 나서는 데”

그러나 해양수산부 다른 한 쪽에서는 볼멘소리가 튀어 나오고 있다. 해양수산부의 한 축을 이루는 수산은 연근해 수산물 생산이 44년만에 100만톤 이하로 떨어졌다. 이것은 수산으로선 한진해운 파산과 같은 무게다. 그런데도 해양수산부는 이렇다 할 대책을 내 놓지 않고 있다. 수산자원 회복을 위해 테스크포스를 구성했다는 얘기마저 들리지 않는다. 100만톤 이하로 떨어진 수산물 생산을 어떻게 획기적으로 개선해 다시 100만톤 시대로 진입시키겠다는 로드맵도, 청사진도 없다. 해운이 차지하는 산업적 비중을 감안하더라도 수산에 대한 정부 관심이 이렇게 떨어져선 안 된다. 수산물의 중요성은 일단 제쳐 두자. 그러나 3면이 바다이고 부존자원이 없는 나라에서 우리 생존에 필요한 먹거리를 지속적으로 생산하게 할 수 있다면 그것은 결코 적은 자산이 아니다. 해양수산개발원이 발행한 ‘2017년 수산·해양환경 통계’에 따르면 2017년도 수산물 생산은 325만 6,000톤으로 금액은 7조 5,451억원에 이른다. 그러니까 이런 상태로 10년을 생산한다면 생산 금액이 무려 75조에 달한다. 또 관리만 잘하면 지속적 생산이 가능하고 부가가치로 따져도 왠만한 산업과는 비교가 안 되는 사업이다. 식량 무기화라는 거창한 얘기를 빼 놓고 하는 얘기다. 그런데도 지금 해양수산부의 수산정책은 과거 캐비닛 속에 든 정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지난 4일 부산에서는 한일어업협정 체결이 2년째 지연되면서,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한 어민들이 해상시위를 벌였다. 그들 말대로 참다못해 뛰쳐나온 것이다. 또 일부 어장을 놓고 어업인 간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이상기후가 바다에 어떤 변화를 만들지도 모른다. 고령화된 어촌에 아직도 진입장벽이 쳐져 있어 젊은 사람들이 쉽게 어촌에 들어갈 수도 없다.

“수산 난제 수두록”

그런데도 해양수산부는 지금 소규모 어항을 개발하겠다며 ‘뉴딜 300정책’에 매달려 있다. 또 명태 완전양식, 장어 양식에 성공했다며 상상속에 빠져 있다. 돈 가진 소수 몇사람만이 할 수 있는 참치 양식을 마치 대단한 성공처럼 언론에 띠우며 치적을 홍보하고 있다. 우리는 이런 사업들이 100만톤 이하로 떨어진 연근해 수산물을 다시 회복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생각하는 건지 해양수산부에 묻고 싶다. 

해양수산부는 연근해 수산물이 왜 100만톤 이하로 떨어졌는지, 원인이 뭔지, 그래서 해법을 어떻게 만들어 갈건지 고민해야 한다. 김영춘 장관 역시 이제 수산 쪽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해운은 가닥이 잡혔으니까 이제 수산의 백년대계에 뭐가 필요한지, 장기적 관점에서 수산을 보고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반쪽자리 장관이란 소릴 듣지 않고 떠나려면 이제라도 테스크포스를 구성해 해운처럼 ‘수산재건 5개년 계획’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장관이 직접 수산을 브리핑하는 그날이 와야 한다. <문영주>

저작권자 © 수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