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풍요로운 바다 가꾸기 대회 천황도 참석하는 데
우린 국가법정기념일 만들어 놓고도 차관이 행사 주빈

10일은 바다식목일이다. 2012년 2월 수산자원관리법에 바다식목일을 지정해 만든 날이다.
수산자원관리법 제3조에는 ‘바다 속 생태계의 중요성과 황폐화의 심각성을 국민에게 알리고 범국민적인 관심 속에서 바다 숲이 조성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매년 5월 10일을 바다식목일로 지정한다’고 돼 있다. 바닷속 생태계에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국민의 관심속에 바다 숲이 조성되도록 바다 식목일을 지정하고 매년 기념행사를 개최하겠다는 게 당시 정부의 제정 배경이다.

일본 벤치마킹만 해도

그러나 지금 바다식목일은 일부 수산인 ‘그들만의 행사’다. 행사도 초라하다.
10일 태안에서 열린 바다식목일 메인 행사는 해양수산부차관이 행사 주빈이다. 태안부군수, 대산지방해양수산청장, 충남도수산과장, 수산자원관리공단 이사장, 해양환경공단 이사장, 한국조류학회장, 바다녹화운동본부 사무국장, 지역 일부 조합장, 어촌계장 등이 주요 내빈이다. 법정기념일 치고는 규모나 내용이 초라하다. 전국 10여개 곳에서 동시 행사를 개최한다 해도 이런 식이라면 국민들이 얼마나 바다식목일의 중요성을 알지 모를 일이다.

일본은 ‘풍요로운 바다 가꾸기 대회’에 일본 천황이 참석한다. 농림수산장관과 의원들이 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이번 행사에는 이유야 어떻든 해외 출장을 이유로 해양수산부장관도 참석하지 않았다. 정상간 합의한 내용을 이행하기 위해서라는 게 출장이유다. 그래서인지 한국수산회장, 수협중앙회장 등 주요 수산단체장들도 얼굴을 내밀지 않았다. 이래가지고 범국민적인 관심속에서 바다 숲이 조성될 수 있겠는가. 수산인들 마저 외면하는 법정기념일을 더 이상 존속시킬 필요가 있는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행사 내용도 그렇다. 어린이 그림 등 공모전 수상작 전시, 해조류 표본 제작 체험, 해림림초 모형 전시, 쓰레기 청소 등 연안정화 활동 등 이런 프로그램들이다. 이런 행사 속에서 얼마나 바다의 심각성을 느낄 수 있을 까. 차라리 이런 시간과 돈이 있다면 이날 하루만이라도 국민들이 볼 수 있도록 TV광고나 거리 광고판에 바다식목일을 알리는 광고를 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게다가 손품만 팔면 돈도 많이 들지 않는 SNS에 바다에 관련한 웹툰이라도 만들어 홍보해야 되지 않는가. 이러면서 바다가 중요하다고 백날 얘기해 봤자 국민들이 얼마나 바다를 중요하게 생각할 지 의문이다. 바다는 국민에게 단백질 공급 뿐만 아니라 지금 우리 삶의 질을 악화시키고  있는 미세먼지나 오염물질을 줄일 수 있는 불가분의 관계다.  국민들에게 휴식을 주고 지속가능한 자원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 바다는 문제가 심각하다. 연근해어업 생산량이 44년 만에 100만톤 이하로 떨어졌다. 해양환경 변화에다 자원감소가 심화되고 있다. 기후 변화가 어떻게 발목을 잡을지 모른다. 동해안 백화현상도 어떻게 진행될지도 모른다. 뭔가 바다 환경에 변화가 필요한 시기다.

지금 바다 문제 심각

그런데도 바다식목일을 이렇게 홀대 하는 것은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식목일에는 대통령이 식수를 한다.  국민들도 나무의 중요성을 안다. 그러나 육지보다 4.5배나 넓은 바다의 식목일은 제대로 아는 국민은 많지 않다. 이런 인식을 바꾸려면 법정기념일이 법정기념일답게 대접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먼저 해양수산부장관이 만사를 제쳐 놓고라도 이날만은 행사에 참석해 국민들에게 바다의 중요성을 알리는 전령사 노릇을 해야 한다. 대통령도 행사에 모실 수 있으면 모시고 총리도 행사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법제정의 의미를 지키는 일이다. 또 수산단체장들도 이날만은 행사에 참석해야 한다. 관련 공직자들도 이날 행사가 그냥 지나가는 행사로 그치지 않도록 내용도 보완해 바다에 대한 국민 의식이 바뀌도록 해야 한다. 바다가 앞으로 우리의 미래라면 말이다. 수산계 지도자들 마저 외면하는 바다식목일 행사가 국민 속에 얼마나 파고들수 있겠는가. <문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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