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물전 망신 시키는 꼴뚜기?

 
꼴뚜기는 화살오징어과에 딸린 연체동물이다. 생김새가 오징어와 비슷하나 크기가 작다. 몸길이는 다리 끝까지 24cm 정도이다. 몸통은 끝쪽으로 뾰족하고, 등의 분포로 조금 큰 지느러미가 있다. 몸에는 둥근 혹 모양의 돌기가 빽빽하게 돋아나 있다. 머리 쪽에 8개의 다리가 있는데, 그 중 2개는 매우 길다. 3월에 알을 낳으며, 4~5월에 집어등에 모이는 것을 그물로 잡는다. 꼴뚜기는 흔히 젓갈을 담가 먹는다. 우리나라와 중국·일본에 분포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서해에 널리 분포한다. 화살꼴뚜기과에는 꼴뚜기 외에 창꼴뚜기·화살꼴뚜기·흰꼴뚜기 등을 포함한 7종이 널리 알려져 있다.

<재물보(才物譜)>·<물명고(物名考)>·<임원경제지> 등에 따르면 한자어로 유어(柔魚), <사류박해(事類博解)>에서는 망조어(望潮魚)라 하였고, 우리말로는 골독이(재물보·물명고)·독이(사류박해)라고 했다.

정약전이 쓴 <자산어보>에는 “오징어와 비슷하나 몸이 좀더 길고 좁으며 등판에 껍질이 없고 종이장처럼 얇은 뼈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선비들이 바다에서 나는 귀중한 고기라 하여 ‘고록어'라고 불렀다.”고 써 있다.

<전어지>에서는 “호남 사람들은 호독기, 해서(海西) 사람들은 독기라 한다.”라 했고, <물명고>에서는 “오징어와 비슷하나 뼈가 없고 작다.”라고 꼴뚜기를 설명했다. 현재 방언으로는 전남지역의 고록, 경남 창원 지역의 호래기 등이 있다. 학명은 Loligo beka SASAKI.이다.

꼴뚜기는 외투의 등 쪽 길이가 70㎜, 외투의 너비가 22㎜ 정도의 크기이다. 외투는 원통상이고 뒤로 감에 따라 서서히 가늘어지면서 뾰족하게 된다. 머리의 너비는 외투의 너비와 거의 같다. 10개의 팔 중 가장 긴 팔은 외투 길이의 반보다는 길다. 짧은 팔에 있는 빨판들은 소형이지만 가장 긴 팔의 것들은 크다.

짝짓기 시 수컷은 좌측 네번째 팔을 사용하여 정자가 들어있는 정포를 암컷의 몸 안으로 전달한다. 짝짓기가 끝난 암컷은 수심 약 100m이내인 얕은 곳에서 주로 봄철에 산란한다. 알은 덩어리로 응고된 상태로 낳는데 하나의 덩어리에 20-40개의 알이 들어 있다.
수명 1년이며, 연안에 많이 서식하고 이동을 많이 하지 않아 유영능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근육이 덜 발달되어 있고 오징어보다 훨씬 연하고 부드럽다.
 
물살이 빠른 곳에서 그물을 물살에 흘러가지 않게 고정해놓고 그 물살에 의해 그물로 들어가게 하는 안강망(stow net)을 비롯하여 여러가지 방법으로 잡으며, 잡힌 꼴뚜기는 주로 젓갈로 만들어 먹는다.

꼴뚜기는 볼품없고 가치가 적은 물고기로 인식되었다. 못난 것은 언제나 제가 속해 있는 집단에 불명예를 끼친다는 뜻으로 ‘생선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고 한다. 또한, 큰 사업에 실패하고 보잘것없는 작은 장사를 시작할 때도 ‘어물전 털어먹고 꼴두기 장사한다.’라는 속담을 쓴다. ‘망둥이가 뛰니 꼴두기도 뛴다.’라는 속담은 자기 소신없이 남이 하니까 덩달아 따라하는 사람을 뜻한다.
피부가 검은 사람을 조롱할 때도 ‘꼴뚜기를 진장 발라 구운 듯하다.’고 한다. 이처럼 꼴뚜기는 모양이 추하고 못생긴 존재로 알려져 있다.

주로 말려서 볶아먹기 좋고 크기도 작아 잔멸치처럼 좋은 밑반찬으로 먹거나 젓갈 재료로 이용되며 이때 젓갈을 ‘꼴뚜기 젓’으로 불린다.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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