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식품업체 1,800여곳 … 매출 80%는 가정배달용

최근 일본에서는 치아 없이도 먹는 스시 및 생선구이(노인식품) 소비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일본 오사카시 외곽 주택밀집지역 한가운데 위치한 다치바나노리 도쿠요(특별양호노인홈)은 치매 또는 중증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목숨이 위태롭거나 집에 혼자 있을 수 없는 수준의 질병을 앓고 있는 입소자들은 치아가 대부분 빠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죽이 아닌 밥과 반찬, 심지어는 생선구이를 씹어 먹고 있었다.

요양원 관계자인 마쓰다 씨는 “치아가 없는 노인이라고 해서 죽만 먹는 것은 아니다”며 “입소자들은 무스(크림) 형태나 페이스트로 된 연화식(軟化食)을 즐겨 먹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는 고령화 문제가 사회적 의제로 떠오르기 전인 1980년대부터 병원, 노인복지시설 등에서 노인들이 먹기 쉬운 믹서 식품, 젤라틴화한 식사 등 가공식품을 생산해왔다.

2000년 개호(介護·돌봄)보험(노인장기요양보험)이 도입되면서 민간 기업들도 개호용 가공식품시장에 적극 뛰어들며 2011년 1,036억엔(약 1조원)이던 시장은 2021년엔 1,577억엔(약 1조 5,000억원)으로 10년간 50%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유니버설디자인푸드(일본개호식품협의회)에 등록한 식품 수만 해도 2006년 225개에서 2015년 1,784개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요양원, 요양병원 등에만 납품하는 게 아니라 마트, 편의점, 일반 레스토랑에도 판매하고 있고, 심지어는 가정집으로의 배달도 보편화했다.

4월 19~21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일본 최대 복지박람회 ‘Barrier Free 2018(BF2018)’에서도 개호식품관이 따로 마련 돼 있을 정도로 노인 식품산업은 그야말로 일본의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고령 친화 시장이 확대될 것에 대비해 빠르게 업종을 전환한 곳도 있었다.
1999년 벤토(도시락)를 판매하던 작은 구멍가게로 시작한 시니어라이프크리에이트는 2000년대 중반 들어 개호식품 전문업체로 탈바꿈하면서 현재는 시장점유율 14%를 기록하며 업계 2위 자리를 꿰차고 있는 상태다. 이 업체가 올리는 연매출 90억엔(약 880억원) 중 80%는 택배를 활용한 가정 배달업에서 발생하고 있다.

개호식품 전문업체 시니어라이프크리에이트의 마사루 시미즈 영업기획과 과장은 “오랜 연구기간 끝에 생선을 연하게 만드는 적정 압력과 가열·냉동방식을 터득한 이후 매출이 연 100%씩 성장하고 있다”며 “제품 특성상 수출은 아직 어려우나 냉동 등 관련 기술이 부족한 한국의 몇 개 업체에도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출처: 원양산업 정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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