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 같은 무늬가 있는 ‘달고기’

 
달고기는 달고기목(目) 달고기과(科)에 속하는 바닷물고기이다.
달고기란 이름은 몸 한가운데 보름달 같은 무늬가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흑색반점이나 보름달 같은 흰색의 둥근테는 돈이나 점처럼 보이기도 해 지방에 따라서는 달돔, 점도미, 돈치, 허너구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도 불린다.

몸길이는 60cm가량이다. 머리 모양은 세로로 납작하고, 몸은 옆으로 납작한데 물렁물렁하다. 몸 색깔은 회색이고 옆구리에 검은색 점무늬가 있다. 비늘은 거의 없고 피부는 젤리 형태이다. 가슴지느러미는 크고 아래쪽에 홈이 없다. 배지느러미는 좌우가 합쳐져서 흡반 모양으로 된다. 눈은 머리의 위쪽에 붙어 있고, 입은 비스듬하게 위쪽으로 향하면서 아래턱이 위턱보다 돌출돼 있어 무엇을 째려보는 듯한 험한 인상이다.

달고기과는 세계적으로 7속 13종이 있고, 우리나라에는 달고기와 민달고기 2종이 있다.
형태로는 비슷하지만 달고기는 동전 모양의 무늬가 분명하고 주둥이에서 등지느러미에 이르는 외곽선이 거의 일직선이다.
반면에 민달고기는 동전모양의 무늬가 불분명하며, 주둥이에서 등지느러미에 이르는 외곽선이 오목하게 파여 있다.

바닥이 펄로 된 수심 50-80m에 주로 서식하며, 새우류와 작은 어류를 먹는다. 겨울철에 연안으로 이동한다. 산란기는 12-3월에 연안에 해조류의 줄기, 히드라 군체의 가지, 로프 등에 알을 낳아 부착시킨다. 1년 만에 알을 낳고 몸을 둥글게 말아 보호한 후에는 죽는다. 우리나라 서해와 남해에 서식하며, 일본 홋카이도 남부를 포함한 전 해역, 동중국해 등에 분포한다. 연중 잡히나 특히 겨울철에 큰 개체가 잡힌다. 탕의 재료로 이용하며 숙취 해소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달고기의 학명은 제우스파베르(Zeus faber)로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최고의 신 ‘제우스’를 뜻한다.
살아있을때 등지느러미의 우아하고 우엄있는 모습에서 붙여진 것으로 전해진다.
몸 옆의 둥근 점이 네델란드에서는 ‘태양의 고기(zonnevis)’라고 하며, 일본에서는 몸 옆쪽의 둥근 무늬가 활의 과녁을 닮았다 하여 ‘마토다이’라 불린다.
또한 서양의 경우 달고기의 별명을 성 베드로의 몰고기(St.Peter's fish)라고도 부르는데 이 별명의 유래는 성경에서 찾을 수 있다.
사도가 된 베드로가 예수와 함께 갈릴리 호숫가에서 성전세(성전 출입세)를 요구당했다.
이때, 예수가 베드로에게 말하기를 “호수에서 가장 먼저 잡히는 물고기의 입에서 은화가 한개 나올 것이니, 그것으로 너와 나의 세금으로 납부하라”고 했다. 베드로가 물고기의 입에서 은화를 꺼낼 때 몸을 꾹 눌렀는데, 몸 가운데의 검은 점은 이때 생긴 베드로의 손가락 자국이라 한다.

달고기는 아주 맛있는 물고기이다.
속껍질을 벗기면 살이 놀랄만큼 희고, 조금 밋밋하다 느껴질 정도로 맛이 담백하고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생선포에는 뼈가 전혀 없고 육질이 아주 투명해 깨끗한 느낌이며, 초여름에 가장 맛이 좋다.
비린내가 없어 주로 생선전이나 생선까스의 재료로 활용되며 회, 조림, 국 등에도 이용된다.
전은 모양과 두께가 일정하며 맛이 부드러워 고급으로 친다.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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