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로 칼럼/문영주 편집국장

“보험 안 되면 펀드도 맥 못 춰…계획 변경될 듯”

해양수산부가 검토하고 있는 참다랑어 양식보험 도입은 실현 가능성이 낮아 폐기 수준을 밟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참다랑어 양식은 다른 양식과 달리 자본이 많이 투입되기 때문에 펀드를 조성해 양식을 활성화시키겠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양식보험이 선행돼야 한다고 판단, TF를 만들어 양식보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19일에도 ‘참다랑어 관련 킥오프회의’를 열고 펀드와 보험 문제를 협의했다.
 

김영춘 해양수산부장관도 지난달 22일 통영 욕지도에서 가진 참다랑어 첫 출하 기념식에서 “참다랑어 양식은 3년은 키워야 출하하기 때문에 큰 자본이 투자돼야 한다”며 “관련 펀드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보험만 해결되면 투자하겠다는 기관들이 있다”며 “TF를 만들어 올 여름이 가기 전에 해답을 만들 계획”이라고 보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참다랑어 양식보험은 현 시점에선 전혀 가능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 견해다. 우선 보험 대상이 3개 업체로 보험원칙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보험은 일정 수준 이상의 모집 군단이 있어야 가능한 데 현재 참다랑어 양식업체는 3개 업체에 불과하다.

또 참다랑어 양식을 보험 상품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합리적인 데이터가 필요하다. 경제성, 위험성 등 보편적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 사료비가 얼마 들고 치어가 성어가 되기까지 생잔률이 얼마고, 어느 부문에 위험이 있고 경제성이 있는지 여러 가지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참다랑어 양식은 아직 초보단계이기 때문에 보편적인 데이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한 민간보험 전문가는 “지금 상황에서 참다랑어 양식보험을 도입한다는 것은 한 마디로 소가 웃을 일”이라며 “코리안리 같은 재보험사가 재보험을 받아 주겠느냐”고 했다. 전문가들은 “타 양식보험에 나쁜 영향을 주기 때문에 현행 양식보험에 참다랑어를 포함시켜선 안 된다”고도 했다. 
 

그렇다면 보험금 전액을 정부가 부담하는 형식의 시범사업을 운영할 수는 있다. 사업 주체와 회계를 정부가 맡으면 된다. 현행 양식보험 회계가 아니라 정부가 특별회계를 만들면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다른 정책과 형평에 맞지 않는다. 이것이 어떤 효과를 가져 올 지 정확한 효과 측정도 없이 특혜성 지원을 한다는 것은 정책의 형평에도 맞지 않지만 나쁜 선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이 아닌 보조금 제도를 활용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지나친 특혜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참다랑어 양식의 위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보조금으로 보험을 대체하겠다는 것은 위험스런 발상이다. 그런 위험 부담을 안을 만큼 과연 참다랑어 양식이 중요하고 시급한 것인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어쨌든 해양수산부는 참다랑어를 양식보험에 편입시키기 위해 적용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도상연습이 끝나면 상품 개선 및 DB를 수집하는 등 시범사업을 한 후 민간에 이전하는 수순을 검토 중에 있다.  그러나 정부가 전액 부담하는 형식의 보험이 도입된다 해도, 준비기간이 최소 3~4년은 걸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당장 참다랑어 양식이 붐을 이룰 것처럼 하다가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는 정책이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문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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