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용문(登龍門)
입신출세의 관문, 뜻을 이뤄 크게 영달함

 
잉어라는 이름은 물고기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사람들일지라도 친근감과 호기심을 갖게 한다.
잉어는 많은 민담과 전설을 지니고 오랜 세월을 우리 주변에서 같이 살아왔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의 동양화에 자주 등장하는 길(吉)한 동물 가운데 하나가 잉어이다. 멋진 외모에다 거센 물살을 거슬러 헤엄치는 강한 힘을 갖고 있어 예로부터 잉어는 ‘민물고기의 왕’으로 꼽혀 왔고, 이 때문인지 잉어 꿈은 태몽으로 통했다. 은은한 황금빛의 광채와 중후하게 생겼으면서도 기지와 패기가 넘치는 기상에 동양적인 신비감이 더해져 귀한 인물이라는 인상을 주었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은 잉어를 복스럽고 경사스런 생선으로 여겨 연말 연시에 요리를 만들어 먹는 풍습이 있으며 ‘리위어왕(鯉爲魚王)’이라 하여 물고기 중의 으뜸으로 치고 있다.

잉어와 관련있는 고사성어 중에는 입신출세의 관문, 또는 뜻을 이뤄 크게 영달한다는 의미로 쓰이는 ‘등용문(登龍門)’이란 말이 있는데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유래가 있다.
용문(龍門)이란 지명은 황하(黃河)의 상류에 있는 협곡으로서 물살이 급하기로 유명한 곳이다.
하류의 무수한 잉어들이 상류로 올라가서 알을 낳기 위해 이곳에 모이지만 다들 급류와 폭포를 오르지 못하고 그만 떠밀려 내려오고 만다.
그러나 간혹 천신(天神)이 불을 내려 꼬리를 태우면 뜨거워 뛰어오르는 놈도 있는데, 이곳을 통과하는 잉어는 용이 되어 승천한다고 한다.

그 용문에 오르는 것이 등용문(登龍門)이다. 그것은 잉어가 용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말에도 ‘개천에서 용났다’는 표현이 있다. 대단한 출세를 의미한다. 그래서 후에는 과거에 급제하는 것을 등용문(登龍門)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현재는 입신출세의 대명사가 되어 있다. 지금은 일류 대학에 합격하는 것도 그렇게 말하는 시대가 되었다. 입시가 입신출세의 대명사로 전락되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잉어국 먹고 용트림한다’는 말은 별로 실속없는 일을 하고서도 큰 성과라도 있는 것처럼 과장한다는 뜻이고, ‘보리 밥알로 잉어 낚는다’는 말은 적은 자본을 들여서 큰 이익을 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잉어는 단백질과 비타민 B1, E, D를 많이 함유한 자양식품으로 임신중이나 병을 앓은 뒤 체력 회복에 좋다. 입덧에도 효과가 있으며 수유중의 여성에게는 젖이 잘 나오게 하고 출산후의 빈혈에도 좋다. 또 잉어에는 정자의 구성 성분인 아르기닌과 히스티딘 등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남자가 먹으면 정력이 세지고 정자수가 많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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