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비는 ‘헤엄치는 조개’로 알려져 있다. 위협을 받아 빠르게 이동해야할 때는 두 개의 패각을 강하게 여닫으면서 분출되는 물의 반작용을 이용해 수중으로 몸을 띄워 움직인다. 이때 조개껍데기를 여닫는 동작을 빠르게 되풀이하면 토끼가 깡충깡충 뛰어가는 듯 보인다. 패각을 여닫는 기능을 하는 근육을 패주(貝柱)라고 한다. 가리비의 패주는 다른 이매패류에 비해 크고 근육이 발달돼 있어 훌륭한 식재료로 대접 받는다. 
 
가리비과에 속하는 조개류로 전 세계적으로는 약 50속, 400여 종 이상이 있다. 이들은 연안의 얕은 수심에서부터 매우 깊은 수심에 이르기까지 분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전 연안에 걸쳐 살아가는 비단가리비, 동해안이 주무대인 큰가리비(참가리비)와 주문진가리비, 제주도 연안에서 주로 발견되는 해가리비, 동해안과 경남 연안에 걸쳐 서식하는 국자가리비 등 12종이 발견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미국에서 중국을 거쳐 이식된 해만가리비의 양식이 성행하고 있다. 이들의 구별은 패각의 크기와 생김새, 패각에 있는 방사선 모양의 무늬 또는 돌기(방사륵)의 줄 수 등에 따른다. 
 
큰가리비는 원형에 가까운 부채꼴의 대형조개로 한류계종이며, 우리 나라에서는 동해안에서만 나고, 저질이 사력질이고 수심 10∼70m 되는 곳에 산다.
 
우리 나라에서 나는 중요 종류로는 큰가리비·비단가리비·국자가리비 등이 있다. 큰가리비는 형태가 원형에 가까운 부채꼴로, 각장 200㎜, 각고 195㎜, 각폭 50㎜의 대형조개이다. 한류계(寒流系)종으로서 우리 나라에서는 동해안에서만 나고, 저질(底質:밑바닥의 지질)이 사력질(砂礫質:모래와 자갈)이고 수심은 10∼70m 되는 곳에 산다.
 
큰가리비는 난생형으로서 산란기인 이른봄에 산란한 알은 해수 중에서 수정한 다음, 발생하여 2, 3주일간 부유(浮遊)생활을 하고, 곧 족사(足絲:실모양의 부착물)로써 부착생활(付着生活)로 들어간다. 부착생활 기간은 환경에 따라 다르나 약 2개월간이다. 이 기간이 지나면 밑바닥에서 생활하나 이동이 심하다.
 
비단가리비는 형태가 부채꼴로, 크기는 각장 75㎜, 각고 85㎜, 각폭 25㎜이다. 난류계종으로서 우리 나라에서는 남해안에 분포한다. 서식장은 조간대(潮間帶)의 저조선(低潮線:썰물 때의 바다와 육지의 경계선) 부근에서부터 수심이 10여m 되는 데까지이고 저질은 암초지대이다. 산란기는 늦은봄이며, 생활사는 큰가리비와 거의 같다.
 
국자가리비는 형태가 부채꼴로서 왼쪽 조가비보다는 오른쪽 조가비가 크게 튀어나온 편이다. 크기는 각장 120㎜, 각고 105㎜, 각폭 35㎜이다. 난류계종으로서 우리 나라의 남해안에 분포한다. 서식장은 저질이 사력질인 수심 10∼30m 되는 곳이다. 산란기는 늦겨울이며, 생활사나 습성은 큰가리비와 거의 같다.
 
우리 나라의 가리비양식은 주로 큰가리비의 양식으로 1979년부터 기업적인 종묘생산과 수하식 양식(垂下式養殖)을 시작하였다. 우리나라 가리비 양식의 최적지는 동해안으로 주로 차가운 물을 좋아하는 큰가리비가 대상이었지만, 최근 들어 남해안 굴 양식장에서도 해만가리비, 비단가리비가 성공적으로 양식되어 어민 소득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는 가리비가 굴과 함께 양식할 수 있는데다 적조에도 강하기 때문이다. 
 
시장에 유통되는 가리비는 대부분 양식이라 보면 된다. 해산물에 대해 자연산을 고집하는 사람도 있지만, 양식 가리비라 해도 자연산과 매한가지로 플랑크톤만 먹고 자라기에 맛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 
양식 방법은 어린 가리비를 바구니에 넣어 바다에 매달아 두는데 4~5개월 정도 된 것이 가장 맛이 좋다. 가리비는 구이, 찜, 탕, 죽, 국물요리, 젓갈 등의 식재료로 애용되며 신선한 가리비는 회로도 먹을 수 있다. 특히 큰가리비의 패주 부분은 예로부터 고급 식재료로 이용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통조림, 냉동품, 훈제품 등으로 개발되고 있다. 가리비에는 리신, 류신, 메티오닌, 아르기닌, 글리신 등의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해서 성장기 어린이에게 좋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칼로리와 콜레스테롤이 낮고 단백질과 미네랄이 풍부해 웰빙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가리비에 함유되어 있는 풍부한 칼륨은 이런 나트륨을 체외로 배출시키는 효능이 탁월합니다. 평상시 짜게 먹는 습관을 가지신 분들이라면 나트륨을 섭취를 줄이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하며, 가리비와 같이 칼륨이 풍부한 식품을 평상시에 자주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문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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