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 선거 때문에 중앙회장 선거는 ‘뒷전’
중앙회장 이런 분위기 속 제대로 뽑기 어려워

수협중앙회장 선거와 일선조합장 선거가 동시에 치러지면서 중앙회장 선거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조합장들에게는 발등의 불이 조합장 선거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날짜까지 엇비슷해 중앙회장 선거는 겉만 번지르르 할 뿐 내용이 없는 선거가 되고 있다. 
 
올해 중앙회장 선거는 2월22일, 조합장 동시 선거는 3월 13일이다. 중앙회장 선거가 있는 2월 22일은 조합장 들이 물 밑에서 사력을 다해 뛰어야 할 시기다. 솔직히 중앙회장 선거에 크게 신경을 쓸 수 있는 시기가 아닌 것이다. 
 
그러나 중앙회장 선거는 그렇게 넘어가야 할 선거가 아니다. 사업비 8조 5,000억원(올해 사업규모)을 집행하는 수협중앙회의 방향키를 잡고 있는 선장이 바로 중앙회장이다. 
 
수협의 정체성을 만들고 수협의 경영을 책임지고 수협의 미래를 만들어야 하는 사람이 바로 중앙회장인 것이다. 그런데 중앙회장을 뽑는 선거가 조합장 선거보다 뒷전에 밀린다면 이것은 잘못된 일이라는 게 학계나 전문가의 얘기다. 
 
한 국책연구소 연구위원은 “동장을 뽑는 선거가 시장을 뽑는 선거보다 우위에 있다면 이것은 크게 잘못된 일이다”며 “중앙회장 임기를 1년 단축하거나 늘리더라도 서로 선거가 겹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했다.
또 지금 선거대로 선거가 치러진다면 중앙회장을 뽑는 조합장들의 자격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게 일부의 견해다. 왜냐면 새로 당선된 조합장들이 중앙회장을 뽑는 게 아니고 나갈 조합장들이 중앙회장을 뽑는 것은 잘못됐기 때문이라는 것. 
 
올해 3월 13일 조합장 동시선거에 나가지 않는 조합장은 줄잡아 20여명이다. 이우창 김제수협조합장, 최정복 굴양식수협조합장 등 12명의 조합장이 조합장 3선 제한에 묶여 나갈 수 없다. 유고로 조합장이 공석인 곳이 장흥, 영광, 의창, 민물장어양식수협 등 4곳, 이번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조합장이 옹진, 고창, 서천서부, 여수, 죽변, 후포, 마산 수협 3등 7개나 된다. 이 숫자는 전체 투표권자의 20%가 넘는다. 
 
중앙회장 선거가 있고 난 후 1달도 안 돼 조합장을 그만 둘 사람이다. 한 수산전문가는 “수협회장과 같이 힘을 합쳐 일할 사람이 소신을 가지고 투표에 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중앙회장과 조합장 선거가 한달 이내 연달아 실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문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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