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 경험 토대로 당면 과제 풀어 나갈 터"
직속 TF팀 구성 유통구조 개선 로드맵 마련
주말에도 개인적으로 조용히 바다마트 찾아

 
“대형선망조합장 재임 중 개설한 고등어 요리 전문점 사업을 해보니 정말 어려웠다. 항상 신경 쓰고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일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던 당시 경험으로부터 리더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새삼 느끼게 됐다”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은 지난 23일 전문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장에서 답을 찾아왔던 경험으로 중앙회를 혁신해 나가겠다”며 실물 경험을 토대로 경제사업과 공적자금 등 수협의 당면 과제를 차질 없이 풀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달 27일부터 ‘더 강한 수협, 더 돈 되는 수산’을 내걸고 임기를 시작한 임 회장은 “어업인이 행복한 풍요로운 어촌, 고기떼가 넘치는 깨끗한 바다, 조합과 중앙회의 상생협력으로 대한민국 수산업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키는 새로운 수협을 만들겠다”며 “고 했다.

그러면서 ”수협이 올바르게 제 역할을 다해서 어업인들에게 사랑받고 신뢰를 얻는 조직으로 거듭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취임 후 한달여가 지났다. 당초 구상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 가.
“취임 전 당선인으로서 업무보고를 받고 중앙회 업무와 현황의 윤곽을 잡았다. 그리고 취임식 때 약속했던 경제사업 혁신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직속 TF팀을 구성해서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구체적 로드맵을 마련하기 시작했고 팀원들이 지금 전국 조합과 어시장 등 유통 현장을 다니며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선망조합장 재임 중 개설한 고등어 요리 전문점 사업을 해보니 정말 어려웠다. 항상 신경 쓰고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일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던 경험을 통해서 리더가 세심하게 잘 살피고 챙기느냐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실물 경험이 많은 것 아닌가.
“수산물 유통에서는 누구 못지않은 실물 경험이 충분하다고는 생각하지만 아직 중앙회라던가 전체 조합 등의 사정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못한 부분이 많다. 늘 그렇듯 현장에서 답을 찾아왔던 방식대로 중앙회에서 경제사업 혁신을 이루기 위해 조합장 간담회에서도 조언을 구하고 주말에도 틈틈이 개인적으로 조용히 바다마트를 찾아보는 등 현장을 조금이라도 더 살펴보고자 노력하고 있다”

-'더 강한 수협, 더 돈 되는 수산‘이라는 슬로건 아래 경제사업 혁신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이걸 주장하는 이유가 뭔가.

“앞서 김임권 회장이 수협의 수익성을 끌어 올렸고 이제 전체 수협 세전이익이 연간 5천억원 가까이 육박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이 같은 토대를 바탕으로 이제는 어업인과 소비자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수산물 유통의 변화를 이루겠다는 생각이다. 또 공적자금을 조기에 털어내서 수협이 어업인을 직접 지원하고 소비자에게 혜택을 돌려주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더 많은 역할을 해내겠다는 구상으로 ‘더 강한 수협’을 내세웠다.

공적자금을 상환한 후 수천억원의 수익을 어촌과 조합과 수산업에 투자하는 수협이 된다면 자연스럽게 수산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고 젊은이들이 한번 도전하고자하는 고소득 기회를 제공하는 더 돈 되는 수산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유통 현장에서 경험을 쌓은 실물경제 전문가라는 점을 내세워 경제사업 혁신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 방안은 뭔가.
“지금 수산업의 가장 큰 난제는 유통이 동맥경화에 걸려 제대로 돌지 못하고 비용만 늘어 어업인이 눈물짓고 소비자는 불만으로 가득한 이 상황을 좀처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쌀 때 수매해서 비축하고 시세 좋을 때 내다 팔면서 수익을 취하는 중간유통업자만 이익을 보고 있다. 그런데 어업인은 값이 좋아지려고 하면 풀리는 비축 물량 때문에 어가에서 손해를 봐야하고 소비자는 복잡한 경로 속에 불어난 유통비용이 더 크기 때문에 풍어가 되도 싸게 먹지 못한다는 불만을 안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려면 수출, 가공 등 새로운 유통 경로를 다양하게 뚫어야 한다”

그는 예를 들었다. “가령 특정 어종이 대량 생산되면 그것을 국내에 풀어놓을게 아니라 해외로 내보냄으로써 국내 어가 교란도 막고 어업인도 안정적인 판로 위에서 조업할 수 있게 된다. 어시장에서 경매해서 냉동창고로 들어갈게 아니라 수산식품이나 다른 생명공학, 의학 등 분야에서 활용될 원재료 등 다양한 형태로 가공해서 분산되고 비축 되서 판매 된다면 그만큼 생산물량을 흡수할 수 있는 여력이 커질 수 있다”

그러면서 “어업인이 생산만 하면 나머지는 수협이 책임지겠다는 구상은 단순하게 수산물 원물 거래를 중개하는 역할을 벗어나 적극적으로 수산물 수출, 가공수요를 확대해 생산물량을 흡수하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조합장 재임 중에 외식사업도 진출하고 고등어초콜렛, 고갈비포 등 가공식품 개발에 주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같은 구상이 현실이 되면 원물로 거래가 이루어질 때보다 훨씬 높은 고부가가치를 확보할 수 있는 장점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 경제사업은 수출과 가공에 역점을 두어 생산물량을 충분히 흡수할 능력을 갖춰나갈 것이다. 수산식품연구소 설립을 적극 추진하는 등 구체적인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

-공적자금 조기 상환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앞으로 어떻게 추진해 나갈 계획인가.
“지금 어가인구 감소와 고령화, 해양환경파괴, 자원고갈 등 어촌과 수산업의 성장동력을 훼손하는 심각한 요인들이 산적해 있다. 이런 문제 해결에 수협이 제대로 역할을 하려면 공적자금이라는 족쇄를 풀고 어업인과 어촌, 조합, 수산업에 직접적인 지원을 해줄 수 있는 본래의 기능을 조속히 회복해야 한다는 다급한 마음이 있는 게 사실이다.

오는 2028년까지 상환키로 예보와 협의되어 있는 현재 스케줄을 따르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위기에 당면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공적자금 상환은 수협 뿐만 아니라 어업인과 수산업의 사활이 걸린 문제로 인식해서 임기내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또 기존에 추진해온 세제 개선을 추진하는 동시에 원금할인 등 가용한 모든 방법을 찾아 향후 수년 내 완전히 털어낼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조합장 때부터 정부와 국회를 수없이 찾아다니며 조합원과 어업인들에게 필요한 정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애써왔던 경험을 살려서 누구든지 주저 없이 만나고 설득해 나갈 것이다.

그는 “조기상환만 된다면 그 이후부터 수협이 어촌과 수산업에 정부를 대신해서 쏟아 부을 예산은 정부가 투입했던 원금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로, 커다란 효과를 창출해낼 것이란 점을 강조하며 설득할 것”이라며 “현재 중앙회와 은행이 거두는 수익규모를 감안할 때 당초 예정된 기한보다는 이르게 상환이 완료될 수도 있겠지만 이를 대폭 앞당겨서 임기 내에 해결을 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우연을 생각하지 않고 숙명적인 생각으로 해 보겠다는 얘기다.
 

-직원들과 엘리베이터를 함께 타고 출근하는 등 격식 없는 모습으로 알려졌다. 왜 그런 생각을 갖고 있나.
“회장 혼자 뭘 해보겠다고 리드한다고 조직이 돌아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직원들이 스스로 어업인과 조직을 위해 일할 수 있는 문화가 되어야 하고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 직원이라면 누구나 똑같은 조직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며 나도 그 일원이니 만큼 같은 선상에서 호흡하고 생활하고 싶은 마음이다.

취임 직후 직원들과 상견례 자리에서도 누구라도 필요하다면 회장 사무실로 찾아와달라고 했다. 실제로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똑같은 조직의 주인으로서 함께 소통하고 더 좋은 수협을 만들고 싶고, 열심히 일해서 성과를 내면 상응하게 보답해주는 조직문화를 정착시켜 나갈 것이다. 시간이 허락되는 대로 각 부서별 직원들과 함께 식사도 하고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다“

-조합장들과의 소통도 중요하다고 보는데 어떻게 관계를 정립해 나갈 생각인가.
“취임한 직후 여러 가지로 어려운 여건에 있는 강원지역부터 찾아 조합장 간담회를 열었고 경북지역도 다녀왔다. 간담회에서 조합장님들의 말씀을 많이 듣고 경영에 반영하는 것이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씀드렸다.

특히 어촌계 가입기준 완화 문제 등 지구별수협에 챙겨야 할 현안과 어려움이 더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조합들이 안정적인 경영여건을 갖추어 나갈 수 있도록 수시로 찾아 이야기를 듣고 중앙회 임직원들과 상의해서 바로바로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는 그런 회장이 되도록 하겠다”
 

-노량진시장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계획인가.
“그동안 수협이 할 수 있는 노력은 충분히 해왔던 만큼 법과 원칙에 따른 해결이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시장과 전혀 무관한 외부 불순 세력들로 인해 제대로 판단을 내리지 못한 잔류 불법상인 중에 진정으로 신시장에서 영업을 지속할 의지가 있는 개인들에 대해서는 재고할 여지는 있다고 생각한다.

어업인과 수협의 자산에 대한 심각한 침해와 이로 인한 손실이 더 이상 지속돼서는 안 된다는 원칙 아래 조속한 해결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다각적인 방법을 강구하겠다. 또한 신시장을 더욱 활성화하고 상인들의 영업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 기존에 논의된 지원 방안들이 잘 이행될 수 있도록 챙겨나가겠다”

-연근해어업생산량이 지난해 100만톤을 다시 넘긴 했으나 불안한 모습이다. 자원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는가.
“잡지 않는 것 이상으로 좋은 자원회복방안이 없다. 어획 강도와 규모를 줄여가는 노력이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현실적 여건 상 휴어, 감척이 눈에 띄는 성과를 낼 정도로 급격히 진행된다면 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점을 고려해야한다.

당장 선망어선 휴어 문제로 부산공동어시장에서 빚어지는 갈등에서 보이듯이 자원을 늘리자고 무작정 휴어와 감척을 확대하는 것도 신중해야 할 문제다. 수산업계 전반에 걸친 충격과 부작용을 최소화해 관리할 수 있는 범위로 체계적이고 점진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추진하고 동시에 유통을 혁신해서 양이 아닌 질로 승부하는 어시장을 조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어업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들려달라.
“빈손에서 시작해서 가난을 딛고 오늘에 오기까지의 경험을 토대로 어업인 여러분과 공감하고 소통하면서 더 살기 좋고 행복한 어촌과 수산업을 만드는 게 꿈이다.

무엇보다도 어업인들이 안전하게 조업할 수 있는 환경, 그리고 잡은 것을 걱정 없이 내다 팔 수 있는 유통시장을 만들어서 여러분들이 안정적으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 수협이 올바르게 제 역할을 다해서 어업인들에게 사랑받고 신뢰를 얻는 조직으로 거듭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문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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