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획률 단속 강화 시 어업 불가능… 어업자 협약 연장 반드시 필요”
“잡은 고기 버리라는 건 비현실적…그물코 조정 등 대안 마련해야”

최민석(61) 근해안강망수협 조합장은 역시 어업인이었다.

그는 기자와 만나자 근해안강망어업의 혼획률 문제를 먼저 끄집어냈다.
어업인이 살아야 조합도 산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해양수산부가 근해안강망어업의 혼획률을 문제 삼아 다시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하는 것은 어업을 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고 했다. “그 동안 50~60여년 동안 해온 어법으로 고기를 잡는데 혼획률이 높다고 이제 와서 잡은 고기를 바다에 버리라는 것은 어업인들의 손발을 묶는 것과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근해 안강망어업인들의 생존을 위해선 어업자 협약 연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며“정부가 공언한 R&D 약속을 이행하라”고도 했다.

내용은 이렇다. 해양수산부는 2016년 2월 수산자원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자원관리를 위해 갈치, 참조기, 고등어 등의 포획 · 채취 금지체장을 신설(제28조)했다. 이를 근거로 근해안강망수협소속 어업인들은 어업자 협약을 체결한다. 이 협약은 정부가 신설한 금지체장 적용을 2019년 4월말까지 3년 간 유예하는 대신 업계 스스로 연도별 미성어 혼획률 목표관리 및 자율적 휴어제를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정부가 정한 이 기간은 ‘미성어 혼획 감소를 위한 어구개발’ 등 실효성 있는 연구개발 사업을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해양수산부는 이 기간 동안 제대로 된 R&D를 하지 않은 채 어업인 동의 없이 ‘혼획률 단속’이란 칼을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 들었다. 당연히 어업인 반발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최 조합장은 “해양수산부는 R&D가 지연될 경우 타당성을 검토해 법 개정 및 어업자 협약 기간 연장을 요청한다는 협약서 부칙(제3조)마저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 4월 해양수산부가 불허한 어업자 협약서 변경은 반드시 승인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는 그물에 걸린 고기를 바다에 버리는 것은 바다를 오염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정부가 강조하는 자원조성에도 역행하는 일”이라며 “그물코를 크게 해 미성어를 보호하는 등 현실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도 했다.

최 조합장이 이와 함께 강조하는 것은 ‘돈 버는 수협으로의 조직 체질 개선’이다. 이는 그가 조합장 선거 공약으로 내세운 ‘조합원 환원 사업’과 맥을 같이 한다. 돈을 벌어야 조합원에게 환원하던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바닥에 깔려있다. 그는 “어선원 사고 및 사망구휼금이나 어선 예인비 지원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또 “출어자금 지원확대 및 지원시기 확대, 조합원 자녀 학자금 지원 증대, 각 지역 안강망협회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자체 매취판매사업을 확대 실시해 조합원 어가지지를 지원하고 조합원 출자배당을 증대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조합장이 혼자 잘 할 수는 없다”며 “조합원과 전 임직원들이 서로 신뢰하며 하나 되는 안강망수협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단합을 강조했다.

근해안강망수협의 올 7월말 현재 예탁금은 9,793억8,000만원. 이는 전년대비 466억100만원이 증가한 것이다. 대출금 역시 7,486억4,400만원으로 전년대비 64억9,200만원이 늘어났다. 이런 결과 올 들어 7월말 현재 13억5,700만원 이익이 시현됐다. 이는 전년대비 2억1,700만원이 늘어난 것이다. 조합 관계자는 “어렵지만 올 연말까지 전년도만큼 성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 들어 일선수협 경영이 어렵지만 최조합장의 직원들 독려가 어려운 상황을 잘 이겨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 조합장은 요즈음 조합원들은 물론 직원들과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조합의 힘은 단합과 신뢰에서 나온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조합원과의 대화를 위한 기구 상설화를 위해 새로 선출되는 대의원들과 협의를 하겠다고 했다. 또 전 직원들과 소통 창구를 일원화해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들을 계획이다. 그는 “전 직원 교육을 실시해 직무능력을 향상하고 언제 어디서는 모든 업무에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특히 우수한 인재들이 잘 성장해 조합 발전을 위해 헌신 노력하는 조직을 만들겠다”고 했다.

최민석 조합장은 지난 3월 취임식 비용 절감을 위해 취임식을 생략했다. 그리고 임직원들과의 상견례를 겸한 조회에서 ‘약속을 충실히 지키는 조합장’이 되겠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그는 지금 서울 조합장 숙소에서 숙식을 하고 있다. 현안인 혼획률 문제 등의 해결을 위해서다. 그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행보가 어떻게 이어질지 주목된다. <문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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