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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 역사 새로 쓰는 서귀포수협 김미자 조합장
2020새해 신년 특집- 문영주가 만난 사람
2020년 01월 03일 (금) 14:39:18 문영주 ss2911@chol.com
   
우리나라 수산업계에 새 역사를 쓰는 사람이 있다.

바로 김미자(54) 서귀포수협 조합장이다. 수협의 최초 여성조합장, 수협중앙회의 첫 여성 조합장 출신 비상임이사 등 그가 가는 길은 모두 수협의 역사가 되고 있다. 그는 100여년 수협 역사에 새로운 족적을 남기고 있는 것이다. 그는 “여성 조합장이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와 달리 조합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무투표로 재선에 성공했다.
때 이른 얘기지만 3선에 대해 묻자 “3선요? 그것은 일에 대한 평가 아닌 가요” 라며 대수롭지 않게 받아 넘겼다. 그러면서 “더 큰 꿈이 있다”고 했다. 뭘까. 첫 여성 수협중앙회장. 아마 수협중앙회장도 그의 꿈 속 어느 곳에 선가 자리 잡고 있을지도 모른다. 과연 그런 날이 올 수 있을까.

-조합장이 된 지 얼마나 됐나?
“벌써 4년차다. 2017년 6월 29일 재선거로 18대 조합장에 취임했다. 지난해 3월13일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무투표로 19대 조합장에 당선됐으니까 햇수로는 4년차다”

-수협 사상 첫 여성 조합장이 되려고 한 이유가 뭔가.
“해녀인 어머니 곁에서 자라오면서 어업인 들의 힘든 삶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어머니처럼 힘들게 살고 계시는 어업인들의 복리증진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꿈을 품고 한길을 걸었다. 그것이 ‘수협 첫 여성조합장 당선’이라는 영광을 누리게 된 것 같다”
그는 1983년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수협에 입사해 32년 동안 수협에 근무했다. 그러면서 “내 가족이‘덜 힘들고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해보자’는 소박한 소망으로 시작했던 직장생활이 여성이라는 성차별로 마음속 깊이 상처를 입었다”며 “힘 있는 여성이 되어야 모든 여직원 들이 좋은 직장 분위기에서 근무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조그만 바람으로 시작한 게 여기까지 온 것 같다”고도 했다.

-취임 후 조합 운영에 어려움은 없었나.
“위판고가 취임 첫해에는 1,270억원, 그 다음해에는 1,010억원 을 달성했다. 갈치대풍으로 경제 사업이 호황을 맞은 것이다. 그러나 이런 긍정적인 부문이 있는 반면 갈치가격 하락 및 갈치재고 급증이라는 리스크가 수반됐다. 심각한 위기를 직감했다. 그래서 우선 2017년 12월부터 서귀포항내 새연교 일대에서 수산물 홍보 및 소비촉진을 위해 도내 ·외 시민과 관광객 3,000여명을 대상으로 갈치와 소라, 부시리 등 서귀포지역 수산물 무료시식 행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했다. 2018년도부터는 ‘제1회 제주은갈치축제’를 유치했다. 또 해양수산부와 협력해 서울역에서 ‘갈치 풍년 소비촉진 특별행사’를 개최해 갈치 소비활성화를 위한 국민적 관심을 호소했다. 정부비축 물량 확보로 재고 적정선을 유지하고 가격안정에 온 힘을 쏟았다. 어가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민들을 위해 쉼 없이 동분서주했다. 정말 열심히 했다”

-선원인력 공급을 위해 자회사를 만드는 등 남성 조합장보다 활동 폭이 크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취임 다음해인 2018년, 어업인 고령화로 인한 어선원인력난을 해소하고자 ‘제주교역’이라는 자회사를 설립해 어선주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려고 했다. 그리고 올해에는 서귀포수협 개포동지점에 수도권 제주도 수산물 홍보관을 열 계획이다. 서울지역에서도 제주의 수산물을 싱싱하고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청정바다 제주수산물의 홍보와 이미지제고에 앞장서고자 제주도 예산을 확보했다. 또한 열악한 도내 냉동수산물 수용능력 개선방안으로 2019년도부터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2리 지역에 1,500평 120억원 규모의 수산물 처리 저장시설을 유치해 내년에 완공할 예정이다. 그리고 올해는 조업부진 및 어황불황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민들을 위해 판매 선급금을 지원했다. 또 제주특별자치도와 협력해 저리자금인 농어촌 진흥기금을 1억원에서 최고 4억원까지 지원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어민들의 복리증진이 최우선이라는 초심을 잊지 않고 있다“

-조합장 취임 때 여러 가지 해보고 싶은 일이 있을 텐데 당초 생각 되로 잘 되고 있는가.
“조합원에게 풍요로움 ,고객에게 신뢰감, 임직원에게 자긍심을 주는 최고의 서귀포수협을 만들겠다며 준비된 조합장에게 한 표를 달라는 당초 선거공약이 생각난다. 웃음이 샘솟는 서귀포수협을 만드는 게 조그만 바램이다. 올 해 유독 궂은 날씨와 어황불황이 겹쳐 어민들과 우리수협 임직원들 전부가 힘들었는데 어민들에 대한 물질적, 경제적 지원이 다소 모자란 듯해 많이 아쉽다. 어민들이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어 임직원들의 복리도 잘 챙겨주지 못 한 것 같아 마음이 무겁고…, 그래도 선거공약보다는 더 많은 사업들을 추진 할 수 있게 아낌없는 도움을 주신 임직원 및, 대의원, 어촌계장님들께 감사할 따름이다”

-일 하면서 어려움은 없는가.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선거 후유증으로 인한 반대 아닌 반대가 심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러나 조합원과 가까이 먼저 다가가서 교감하다보니 이제는 아주 편하게 업무를 하고 있다. 그래도 어려웠던 점을 꼽으라면 우리수협의 경제사업 규모에 비해 위판장이 협소하고, 노후화 돼 어민들의 오랜 숙원이기도 한 위판장의 보수 및 증축을 추진했었는데, 지역주민과의 원활한 합의도출이 안 돼 사업을 중도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지역주민의 심정도 이해를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좀 더 원만한 해결을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잘 설명해 성사될 수 있도록 한 번 더 추진 해 볼 계획이다”

-여성조합장이기 때문에 생기는 불이익은 없었는가.
“여직원으로 근무 할 때는 사표 쓰라는 엄청난 압박에 시달려야 했었다. 그러나 조합장이 되고 나서는 여성이라고 불이익은 없었다. 어쩌면 요즘 정부의 여성정책과 맞물려서 혜택 보는 것 같아 조합장님들께 조금은 미안하다(웃음)”

-여성이 사회활동을 하려면 여러 가지 제약이 있을 텐데 집이나 주변에서 잘 도와주는 가.
“집에서나 주변의 반대가 있었다면 절대 이룰 수 없는 자리라고 본다. 남편의 헌신적인 희생은 물론 가족들과 주변의 지인들, 열렬히 응원해주는 조합원분들이 있어 이 자리에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여성이다 보니 집안일과 가정일 모두 해야 되는 입장인데 남편이 모든 걸 해결해 줘서 마음 편하게 조합장 역할을 하고 있다. 남편과 가족이 고마울 뿐이다”

-협동운동을 하면서 이런 것은 좀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생각 하는 게 뭔가.
“어촌계에서 필요한 사항에 관한 교육시간을 좀 더 많이 편성해 줬으면 한다. 이를테면 세법, 재무제표 및 정관에 관한 사항 등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말이다. 물론 조합에서도 어촌계 지도교육을 실시하고는 있다. 하지만 전문적인 강사가 아니다 보니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수강하는 어촌계장님을 비롯한 어촌계 관계자분들이 수업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는 걸 느끼고 있다“

-여성 조합장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게 있다면?
“나도 초년에는 사직을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너무 힘들었다. 지금이라면 말도 안 되는 일이 허다했다. 이를 악물고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1만 시간의 법칙’이라고 하는데 그 만큼의 시간도 필요하다. 하지만, 시간만 투자해서 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안해 나가는 계획을 세워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연습을 한다면 내가 맡은 분야에서는 최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기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저 높은 곳을 향해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끝없이 정진한다면 어느 샌가는 그 자리에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나 김미자 처럼 말이다(웃음)”

-수협중앙회에 바램이 있다면?
“정부, 수협중앙회, 조합 이렇게 3박자가 맞아야 된다고 본다. 임준택 회장님을 비롯한 홍진근 경제대표님, 그리고 임직원들, 항상 어업인들을 생각 해주시길 바란다. 전국 어업인 들의 어려움을 파악해 문제를 해결해 주시리라 기대한다. 또 공적자금을 빨리 상환해 전국 어려운 수협, 힘든 어업인 들을 위해 더 많은 지원을 해주길 바란다“

-새해 소망은 뭐고 앞으로의 꿈은 뭔가.
“2020년 경자년 새해에는 우리 조합원들과 항상 웃으면서, 또 좋은 가격으로 어가 유지 시키고 해난사고 없는 한해가 됐으면 한다. 앞으로의 꿈은 더 높은 곳을 향해서다”
그냥 높은 곳을 향해서다. 뭐가 높은 꿈일까. 여운을 남겼다.

-이 기회를 통해 조합원들에게 꼭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들려 달라.
“올해 궂은 기상 탓에 조업도 어려웠고 그에 따른 어황불황으로 정말 힘든 시기를 보내고 계신 줄 알고 있다. 나와 우리 임직원은 최 일선에서 어업인과 조합원들의 아픔을 같이 나누고, 행복한 삶의 유지를 위해 만전을 다하겠다. 조합원 환원사업으로 수산종묘 방류, 소라가격 안정, 해녀 어업인 안전보험, 어업인 안전교육비 지원, 고령조합원 한방진료, 불우조합원 위문 및 장학금 지원 사업 등을 의욕적으로 펼쳐 보겠다."
그러면서"조업불황으로 어려울 때 판매 선급금을 지원하고 각종 저리 자금을 지원하는 등 저희 수협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 이 기회에 갈치재고 급등과 어가하락으로 이중고를 겪을 때 도움을 주신 서귀포시민 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앞으로 더욱 발전하는 서귀포수협이 되겠다. 경자년 새해에는 수협인 모든 가정마다 웃음과 행복이 가득하고 어업인 들에게는 해난사고 없이 풍어가 함께하길 기원한다”

91명 중 여성조합장은 혼자. 그래서 홍일점 얘기를 듣는다. 그러나 그는 어느 자리에서나 결코 이성(異性)이 아니었다. 속내는 그게 아니라 해도 그는 스스럼없이 동료 조합장과 어울렸다. 그러면서 서귀포수협을 전국 유명 수협으로 만들고 있다. 김미자 조합장하면 같이 서귀포수협이 생각나기 때문이다. 수협 100여년 역사상 첫 여성조합장이 돼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그의 질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문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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