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그리고 몰입(沒入)

건망증과 치매를 구별하는 방법이 있다. 배우자의 이름을 잊으면 건망증이고, 애인의 이름을 잊으면 치매라고 한다. 그러면 자기 이름을 잊으면 무엇인가? 그 사람은 천재이다.
그 사람이 바로 세계역사 상 천재로 꼽히는 발명왕 에디슨이다. 그가 개인 증명서를 발급하려 읍사무소를 방문하였는데, 자기 이름이 도통 떠오르지 않아 결국 자기 집까지 돌아와서야 생각났다는 일화가 있다. 에디슨이야말로 집중과 몰입의 대가였다.
그가 다른 일에 몰입하다보니 자기 이름까지 생각나지 않았을 것이다. 한가지 목표를 위하여 자기가 할 수 있는 최대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을 몰입(沒入)상태라 한다. 자신을 초긴장 상태로 만들어 모든 것을 잊고 오로지 한 가지 일에 집중하여 잠재된 능력을 최대로 발휘한다. 에디슨을 비롯한 뉴턴, 아인슈타인 등도 몰입의 사고로 위대한 업적을 성취했다. 천재와 보통 사람의 차이는 몰입하는 능력의 차이다. 몰입이론의 창시자 칙센트 미하이(Csikszent Mihalyi)는 삶을 행복하게 가꾸는 것은 행복감이 아니라 깊이 빠져드는 몰입이라고 단언하며 몰입에 의해서 일과 놀이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것이 건강한 삶이라고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인생을 마친다. 자신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해 보이는 수준의 일을 강요받지 않으면 내 안에 숨어있는 능력은 영원히 빛을 보지 못한다. 잠재력을 끄집어내는 과정은 고통스럽지만, 한계를 뛰어넘어 잠재력을 발견하면 위대한 결과를 맞게 된다. 열심히 일해도 남들보다 2배 이상 잘하기가 힘들지만, 열심히 생각하면 남들보다 10배, 100배 잘 할 수 있다.

많은 위대한 발견이 모두 한 순간의 영감이나 생각으로 얻어졌다. 이러한 영감이나 생각은 자나 깨나 집중하고 깊이 몰입하면 그 문제를 푸는 의식적인 노력이 수면 중에도 연속되어 활성화된 뇌가 활용되고 그 결과 문제가 풀리는 것이다. 아이디어가 떠오른 순간은 우연처럼 느껴지지만 집중과 몰입한 사람에게 일어나는 필연적인 결과다.

어떤 문제를 풀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대의 지적 능력을 발휘하면서 열정을 가지고 문제를 공략하게 된다. 그러면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도 시간의 문제이지 결국은 풀 수 있다. 수개월 혹은 수년 동안의 몰입 이후 문제의 해결책이 완성되면 자신도 놀라게 된다.

몰입하기 위해서는 목표와 성취동기가 매우 중요하다. 목표의 중요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는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다. 수용소에서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정신과의사 빅터 프랭클은 그의 저술 ‘죽음의 수용소’에서 증언하였다. 나치 수용소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사람들은 가장 건강한 사람도, 가장 영양상태가 좋은 사람도, 가장 지능이 우수한 사람도 아니었다. 그들은 살아야 한다는 절실한 이유와 살아남아서 해야 할 구체적인 목표를 가진 사람들이었다. 목표가 강한 효과와 원동력을 지속적으로 제공했기 때문에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이라면 이 세상에서 가장 숭고한 목표로 삼고 그 목표를 위하여 적극적인 집중과 몰입을 활용하면 자기의 가치를 최대화할 수 있다. 모두가 집중하고 몰입하는 습관을 가지고 목표를 향해 High-performer(고성과자)가 되는 것이 영광스러운 삶을 성취하는 관건이 아닐까 생각한다.
저작권자 © 수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