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수산시장 관련 231억원 지원 요구
“준공 승인 안 났으니까 지원해달라”
평시도 어려운 데 코로나 속 정부보고…

 코로나 사태 속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의 재정지원이 확대되는 가운데 수협중앙회의 노량진수산시장 예산 요구가 논리도 전략도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협중앙회는 해양수산부에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와 관련, 수족관 냉각시설을 중앙집중 냉각시스템 시설로 고치고 판매자리 면적 확대와 에스컬레이트 추가 설치 등을 위해 총 231억원의 예산을 추가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 1층 실외기

 수족관 냉각시스템을 대형화재 위험이 있는 현재의 실외기 대신 중앙집중식 냉각시스템으로 바꾸는 데 176억원, 현재 1.5평인 판매자리를 1.8평으로 늘리는 데 25억원, 시장을 찾는 사람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주차장에서 곧바로 1층까지 갈수 있도록 에스컬레이트를 추가 설치하는 데 30억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수족관 냉각시스템 교체는 현재 지하 1층을 비롯해 각 층마다 수백대의 실외기가 다닥다닥 붙어 있어 이대로 둘 경우 대형화재 사고 위험까지 있다고 했다. 현재 실외기는 지하 1층에115개, 지상 1층에 565개, 지상 2층에 205개 등 885개가 설치돼 있다.

 그러나 정부 시설사업 예산은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해 이미 짠 예산으로 공사를 계속할 수 없거나 부득이 공사를 변경해야 할 때 설계 변경을 통해 조정할 수 있다. 지금처럼 시설이 완공돼 준공 승인을 앞두고 일부 시설에 문제가 있다며 추가 예산을 요구하거나 이를 예산에 반영하는 예는 극히 드물다.

 그런데도 수협중앙회는 “아직 준공 승인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사업이 종료된 상태가 아니다”며 준공 승인이 나지 않은 것을 지원 근거로 정부에 예산을 요구하고 있다. 당초 정부가 지원한 사업인 만큼 준공이 안 났으니까 정부가 추가지원을 해주는 게 당연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 사업은 정부가 예산만 지원했지 모든 설계와 시공은 수협중앙회가 직접 주관했다. 그러니까 처음 설계할 때 수협이 이런 문제들을 꼼꼼히 챙겨 예산을 요구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지금 시점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는 수협이 떠안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시설이 완공된 뒤 당장 시급하지 않은 에스컬레이트 추가 설치나 판매자리 확대를 위해 다시 예산을 증액해 달라고 하는 것은 논리도 부족하고 이치에도 맞지 않는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에 대해 해양수산부는 “수협중앙회 자체 예산으로 보완공사를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통해 정부가 내년도 예산으로 사업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보겠다”고 했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한 재난기본소득 지급 등으로 예산 여력이 없는 기획재정부가 해양수산부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일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문영주>

저작권자 © 수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