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이 해수부 인사 숨통 받침대냐”
다른 단체엔 1~2명·수협엔 3~4명 보내

 해양수산부에서 수협에 내려온, 이른바 낙하산 인사가 최근 기존 조직인과 갈등을 빚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연출되고 있어 해양수산부의 낙하산 인사에 대한 부정론이 수협 직원들 사이에서 다시 확산되고 있다.

 최근 수협 모 자회사는 해양수산부에서 내려온 모 임원과 내부 임직원 사이의 갈등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직원들에 따르면 해양수산부에서 내려 온 임원과 현 경영진이 인사와 업무 문제 등으로 불편한 관계가 계속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조직의 화합이 깨지는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회사 한 간부는 4일 “임원 인사 얘기가 나올 시점이 아닌데도 쓸데없는 인사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겉은 평화스럽지만 내부 분위기는 흉흉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직원도 “인사와 관련된 사실이 아닌 얘기들이 떠돌고 있고 그 진원지가 의심받고 있다”며 “해양수산부에서 내려 올 자리도 아닌데 내려 왔으면 조용히 있다 가지 왜 평지풍파를 일으키려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서 최근 직원들 불만이 자연스럽게 해양수산부의 낙하산 인사로 옮겨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간부는 “해양수산부가 산하 단체 한곳에 해양수산부 직원 3~4명을 보내는 곳은 아마 수협뿐이 없을 것”이라며 “해양수산부가 수협을 자신들의 출장소쯤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전 수협중앙회 임원도 “해양수산부가 다른 단체에 이렇게 사람을 보내면 그들이 가만히 있겠느냐”며 “한마디로 해양수산부가 수협을 우습게 보고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도 했다.

 해양수산부는 그 동안 많아야 2명, 아니면 한명의 간부나 직원을 낙하산에 태워 산하기관이나 단체에 내려 보냈다. 그러나 현재 수협중앙회 및 자회사에 내려 간 사람은 박신철 중앙회 조합감사위원장과 김종실 수협은행 사외이사, 김평전 수협노량진수산주식회사 상임감사 등 3사람이다. 이는 당초 해양수산부 생각대로라면 한명이 부족한 상황. 해양수산부가 보내려다 실패한 수협은행 상임감사도 여기에 포함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수협은행 상임감사 인사는 해양수산부가 자신들 인사 숨통을 트기 위해 얼마나 무모하게 인사를 하는 지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10월 임기가 만료되는 수협은행 상임감사 자리에 최준욱 前해양정책실장을 내려 보내려 했다. 전문성이나 업무 연관성은 고려의 대상이 아니고 오로지 해양정책실장 자리를 빼 인사 숨통을 트기 위해서다. 그러나 그는 취업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해양수산부는 다시 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임기가 몇 달 남아 있는 남봉현 인천항만공사 사장을 응모하게 했다. 그러나 그도 취업심사 벽을 넘지 못했다. 결국 이 자리는 지난 1월 기획재정부 출신 홍재문 은행연합회 전무에게 넘어갔다. 해양수산부에서 더 이상 내려 보낼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 수산계 중진은 “이런 식의 인사는 그 조직을 무시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무례한 인사”라며 “최근 자회사 임원간 갈등도 바닥에는 이런 게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해양수산부가 수협에 문제가 있다고 해도 건드릴 수 있겠느냐”며 “그러다보면 정부의 감독권 행사나 수협 개혁은 항상 원점을 맴돌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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