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포커스/ 취임 한 달 맞은 박세형 수협노량진수산시장 사장
출하 독려 위해 전국 91개 위판장 출하주들 만날 터
영하 55도 냉동시설 갖추고 산지 출하지원금 확대도
어종별 전문경매사 제도 활용…중

박세형 수협노량진수산시장 사장

 “앉아 있으려고 여기 온 게 아니다. 출하를 독려하기 위해 전국 91개 위판장 출하주들을 만나 겠다. 노량진시장을 믿고 위·수탁 할 수 있도록 요청도 하고 설득도 하겠다”

 지난 16일로 취임 한 달을 맞은 박세형 수협노량진수산시장 사장은 목표가 분명했다. 노량진시장을 경매로 활기차게 만드는 것. 그것이 최대 목표라고 했다. 기자가 시장을 경영하려면 임대사업도 신경을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자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해야 할 일은 수산물 경매 활성화”라고 했다. 다른 생각이 들어갈 틈이 없어 보였다.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이 그를 노량진수산시장에 소환한 이유도 여기 있다. 임 회장은 어업인들이 고기만 잡으면 파는 것은 수협이 책임지겠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산물을 제값을 받고 팔아 줄 시장 활성화가 급선무. 유통전문가인 박 사장을 소환한 이유다.

 이런 기대 속에서 출범했기 때문에 박 사장이 받는 스트레스가 적지 않아 보인다. 그는 취임 후 곧바로 부산, 제주도를 시작으로 전국 위판장 순회를 계획했다. 출하를 독려하기 위해서다. 제주에 가서는 한림수협과 제주어류양식수협 조합장을 만나고 갈치 출하주들에게 노량진시장 출하를 요청했다. 그리고 그들이 시장에 요구하는 게 뭔지 그들 얘기를 경청했다.

 그래서인지 코로나와 긴 장마, 이상기후가 겹치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노량진수산시장의 상장 물량이 늘었다. 그가 취임한 7월부터 지난 18일 현재  0000톤, 0000억원 어치가 상장됐다. 이는 지난해 비해 물량으로는 000, 금액으로는 00이 늘어난 것이다. 7~8월 가장 비수기인데다 온갖 악재가 겹친 최악의 상황 속에서의 이런 선전은 그의 노력이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밖에 없다.

 박 사장은 “긴 장마로 전국 순회 일정을 잠시 중단했지만 9월 초 서해를 시작으로 동해, 남해를 찾겠다”며 “다시 출하를 독려할 계획”이라고 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출하주들과 통화를 하면서 그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박 사장에게 말 못 할 고민도 적지 않다. 당장 산지 출하주들로부터 물량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뭔가 그들에게 줄 당근이 필요한 데 현재로서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취임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데 중앙회에 손을 내밀기도 뭐 하다. 그는 “출하지원금(판로 개척비)을 가능한 많이 확보해 출하주들에게 지원할 수있도록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고 했다. 원론적인 얘기 말고 달리 할 말이 없어 보인다.
 또 하나 그가 개선하고 싶은 것은 냉동 시설이다. 현재 노량진시장 냉동 시설은 영하 45도. 그러나 상품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영하 55도 정도는 돼야 한다는 게 박 사장 생각이다. 박 사장은 “45도는 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면 37~38도 정도 뿐이 안된다”며 “45도와 55도는 상품성에 차이가 크다”고 했다. “문 열고 닫아도 50도 정도 되면 생선을 때리면 깨지는데 37~38도가 되면 휘어진다”며 “같은 냉동이라도 깨진 걸 가져가지 휘어진 걸 가져가지 않는다”고 했다. “선어 역시 영하 20도라고 하지만 실제는 17~18도 뿐이 안된다“며 ”이것도 30도 정도는 돼야 선어의 형태를 신선하게 보존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수협중앙회와 협의를 했고 중앙회 역시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했다.

 그가 노량진시장에 와서 본 것 중 잘 됐다고 느낀 것이 어종별 전문경매사 제도다. 현재 노량진시장에는 갈치, 고등어, 활어, 낙지 등 9개 어종을 경매하는 전문경매사가 있다. 박 사장은 ”이들은 중매인이 몇 명 서는 것만 보고도 오늘 호가가 어느 정도될 것 같다 그런 것부터 몇 번 중매인이 이 물건을 사겠다 하는 것까지 정확하게 예측한다“며 ”업종별 전문경매사를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산지 경혐이 많아서인지 그는 홍수 출하에 대해서도 걱정을 했다. “물량이 많이 들어왔을 때 출하자들은 걱정이 많다”며 “10~12월 물량 많이 날 때 매취·수매사업을 적극적으로 하려고 한다”고 했다. 특히 중앙회에서도 물량을 흡수할 수 있도록 매취사업을 확대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제 11월이면 신시장 준공허가도 날 것 같다”며 “구시장 문제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된 만큼 이제 한눈 팔지 않고 영업에 매진하겠다”고 했다. 고기만 잡아 오면 판매는 수협이 책임지겠다는 임준택회장 공약을 이행해야 할 전문 경영인의 부담이 적지 않아 보인다. <문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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