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때 제출한 자료와 의원실 자료 데이터도 달라
완전양식 증명할 유전자 샘플 없고 기술 재현 못해

 자체감사와 감사원 감사까지 받았으나 부실감사와 솜방방이 처벌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뱀장어완전양식 허위·과장 발표’ 문제가  21대 국회 첫 상임위에 이어 또 다시 국감 도마 위에 오르면서 갈수록 의혹이 커지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의원(전북 김제 ·부안)이 해양수산부 소속 국립수산과학원(이하 과학원)이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뱀장어 완전양식을 검증할 유전자 샘플도 없고,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데이터 관리도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6년 해양수산부는 뱀장어 완전양식을 세계 2번째로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2012년산 인공 1세대(F1)를 4년간 육성해 2016년 5월 7일 인공2세대(F2) 뱀장어 10만여마리를 얻는데 성공했다며, 2020년까지 뱀장어 인공종자 생산기술을 상용화해 세계 4조원 규모의 뱀장어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원택 의원이 과학원에서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검토·분석한 결과, 인공1세대(F1)로 사용한 2012년산 뱀장어는 완전양식으로 사용하기 전에 전량 폐사했고, 최초 어미(F0)의 유전자 샘플은 없으며, F1, F2에 대한 데이터도 제출하는 자료마다 틀려 완전양식 성공을 입증할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원 자료에 따르면 완전양식이란 최초 뱀장어 어미(F0)로부터 인공1세대(F1)를 어미로 키워 다시 인공2세대(F2)를 만들어 성어가 되는 단계까지의 기술로서 F0, F1, F2, 3세대의 유전자 정보가 일치해야 한다.
 
 그동안 2016년 뱀장어 완전양식 성공에 대한 검증요구는 과학원 내부 과학자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제기됐고, 2016년 완전양식 성공 이후로 단 한번도 완전양식 기술을 재현하지 못한 이유를 들어 완전양식 성공에 대한 의문이 증폭돼 왔다.
 
 과학원 내부의 검증요구와 제보 등으로 2018년 해수부에서 뱀장어 완전양식성공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 결과 최초어미(F0)의 유전자 샘플이 없고, 완전양식에 사용했다는 2012년산 F1이 완전양식에 사용하지 못하고 전량 폐사된 사실이 밝혀졌으나, ‘샘플은 없지만 기술은 있다’는 애매한 결론을 내려 부실 감사라는 지적이 있었다고 이의원은 밝혔다.

 또한, 과학원이 2018년 해수부 감사 때 제출한 자료와 이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와 데이터가 다르고, 완전양식 검증을 위한 결정적 자료인 ‘2015년 과학원 사업보고서’가 두 권인 것으로 드러나, 어떤 것이 진본인지 여부가 불분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원택 의원은 지난 7월 28일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도 뱀장어 완전양식 성공에 대해 해수부 장관에게 질의한 바가 있었고, 과학원에서는 서면 답변을 통해 F0 샘플은 없지만 2013년에 생산한 1세대(F1) 어미로부터 2016년 2세대(F2) 인공 수정란을 10만개를 채란하여 세계2번째로 완전양식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2012년산 1세대(F1)를 4년간 육성하여 완전양식에 성공했다는 기존의 발표를 뒤집는 답변이어서 정부 발표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지금까지 뱀장어 완전양식에 사용된 예산은 약 160억원(R&D예산 108억, 연구동 52억)으로 수산과학원내에서는 대형 프로젝트로 알려져있다. 160억이라는 국민의 혈세를 쓰면서 가장 초보적인 샘플관리와 데이터 관리가 허술하였다는 것은 수산과학원이 방만하고 계획성 없이 운영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2016년 정부의 발표대로라면 2020년 현재 우리의 뱀장어 인공종자 기술력은 4조원대의 세계종자시장을 선점하고 있어야한다. 하지만 현실은 참담하다. 과학원이 이의원실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의하면 현재까지 생존해 있는 인공종자 수는 고작 36마리, 2020년까지 4조원대 세계 종자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것에 비하면 너무도 초라한 성적표다.

 이원택 의원은 “정부 책임운영기관인 국립수산과학원이 수행하고 있는 많은 연구과제들, 특히 참다랑어 양식, 넙치양식장 살균소독기술 사업 등에서도 다수의 문제점이 발견되고 있다”고 밝히며, “국립수산과학원은 성과 부풀리기와 과장 홍보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이제라도 연구 과정 전반에 대한 구체적인 혁신방안을 마련, 수산과학원이 국내 수산양식기술 개발은 물론 수산정책을 연구, 보급하는 국책 연구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문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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