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기회로 전환해 수산업 도약·체질 개선 할 때
코로나 대응 비대면 유통판매로 2,000억원 이상 소비 창출
청정위판장·저온위판장·산지거점유통센터 각각 1개소 신규 건립

엄기두 해양수산부 수산정책실장

 코로나19가 드리운 그늘로 어두웠던 2020년이 저물고, 2021년 희망찬 새해가 밝았다. 지난 한 해 전 세계를 강타한 초유의 팬데믹 상황으로 우리 사회는 예상하지 못한 큰 위기에 직면했으며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과 변화를 강요받는 ‘뉴노멀’ 시대로 진입하게 됐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상화와 비대면의 확산 등 뉴노멀 시대의 새롭게 형성된 질서는 우리의 일상을 크게 바꿨으며, 수산업계도 민감하게 영향을 받아 양식생산업계와 수산물 수출업계, 영세 어업인 등이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그동안 4차례에 걸쳐 지원대책을 수립해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수산업계를 적극 지원했다. 어업인의 경영부담 경감을 위해 주요 정책자금의 금리인하, 상환기간을 연장함과 동시에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원했다. 또 전국 규모의 수산물 소비붐업을 위해 ‘대한민국 수산대전’ 행사와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수산물 특판 등을 추진했다. 수산물 수출업계를 위해서는 온라인 중심의 판로확보와 해외시장 개척 등을 지원하기도 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다각적인 대응을 통해 수산업계의 코로나19 충격을 최소화했으며, 앞으로도 해양수산부는 현장의 어려움을 민감하게 수용하며 코로나19 극복을 지원할 계획이다.

 코로나19는 많은 어려움을 가져왔지만, 동시에 새로운 변화도 일으켰다.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신선수산물을 판매하고, 온라인 수산물 판매가 급증하는 등 혁신적인 변화가 나타난 것이다. 이제는 이러한 변화를 계기로 삼아 코로나19 시대에 닥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 수산업의 도약과 체질 개선을 할 때다.

한가한 노량진수산시장

 수산물 유통 분야는 침체된 수산물 소비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집중적인 소비 촉진을 추진해야 하며, 비대면·온라인의 확산 등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여 수산물 유통과 판매 방식을 다변화하고, 소비자 중심으로 유통체계를 전환해야 한다.

 이에 따라 소비 성수기에 제철수산물 대상 행사를 진행하는 등 온·오프라인 연중 할인 행사를 통해 소비진작의 모멘텀을 확보하고, 대형마트·온라인과 전통시장, 직거래장터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수산물 할인쿠폰’ 390억원을 발행해 2,000억원 이상의 소비를 창출할 계획이다. ‘수산물 할인쿠폰’의 사용처를 기존 대형마트 외에 생협 등으로 확대하고, 전통시장과 직거래장터의 지원비중을 높여서 소비자가 쉽게 찾을 수 있고 유통단계가 간소화된 판매처를 늘리는 방안도 추진할 생각이다. 또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수산분야 온라인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스타트업, 오픈마켓 등 다양한 판매창구를 개척하고, 온라인 입점지원 컨설팅 강화 등을 통해 생산자의 온라인 역량을 증진시켜 나가겠다. 이와 함께 유통체계의 전환을 뒷받침 할 수 있도록 청정위판장과 저온위판장, 산지거점유통센터(FPC)를 각각 1개소 신규 건립하는 등 인프라를 구축하며, 산지의 스마트집하장과 소비지의 허브를 연결하는 콜드체인 기본계획도 수립할 계획이다.

 수산물 가격변동을 최소화하고 수요공급 불균형에 대응하기 위해 수급안정 정책도 스마트화할 필요가 있다. 기존에는 생산량·산지가격을 예보하는 수준에 불과했던 관측정보를 고도화해 수산물 소비실태와 중장기전망까지 종합적으로 관측·예보할 수 있는 체계를 확립할 생각이다. 또 관측품목을 15종으로 확대하는 등 고도화된 관측정보를 바탕으로 수매융자지원금 등 기존의 수급대책을 강화하고, 수급안정기금 등 새로운 수급안정화 방안의 도입을 검토할 계획이다. 더불어 소비 시장의 트렌드 변화에 맞춘 가정간편식(HMR), 밀키트 등 가공식품 개발을 지원하고, 중소·중견 식품가공업체를 대상으로 멸균·포장·전처리 등 자동화 장비를 지원하는 한편, ‘수산식품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전남에 총사업비 1,089억원을 투입하고, 권역별로 추가 조성을 검토하는 등 수산식품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

 수산물 수출 분야도 온라인 중심의 마케팅과 맞춤형 교역지원 등을 통해 경쟁력을 꾸준히 높여갈 계획이다. 주요 수출국 7개국에 설립된 수산물 무역지원센터와 연계해 온라인 수출 상담회를 개최하고, 해외 주요 온라인몰에 K-씨푸드 판매관을 개설하며, 푸드쇼·레시피 등을 컨텐츠로 제작해 배포하는 등 온라인 중심 마케팅을 강화한다. 아울러 유망한 중소·중견 수출기업 15개사를 선정해 연간 1~2.7억원의 수출성장 바우처를 지원하는 등 수산물 수출 회복을 지원할 계획이다.

 수산물 생산 분야는 자원감소·생산성 저하 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속가능하고 환경친화적인 생산체계를 구축하고, 디지털기반의 과학적인 관리정책을 통한 스마트수산업을 실현해야 한다.

 변화하는 환경과 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수산행정체계도 혁신해야 한다. 우선 수산공익직불제 운영을 위한 ‘수산직불정책과’가 필요하고, 소속기관에는 행정역량과 업무효율성 향상을 위해 ‘어업관리본부’의 신설이 추진돼야 한다. 산하기관에는 유통산업 육성을 지원하는 ‘수산물유통협회’를 신설해야 하고, 어촌어항공단을 스마트 수산과 어업인 역량강화 등을 지원하는 가칭 ‘수산어촌진흥공단’으로 확대개 편할 필요가 있다.

 해양수산부는 코로나19의 높은 파고를 이겨내기 위해 2021년에 역대 최대규모의 수산·어촌 분야 예산인 2조 6,736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우리 수산업계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주길 기대하며, 정부와 수산업계의 협력을 통해 새해에는 수산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미래로 도약하는 수산업으로의 발판이 마련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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