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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문영주가 만난 사람/노동진 진해수협 조합장
"수협을 꿈·희망·미래가 있는 조직으로 만들고 싶다"

100억 위판고 가진 조합 2~30배 성장시켜
수협중앙회 공적자금 때문 자율성 훼손 '심각'
舊노량진시장 부지 다른 문제 없도록 대처해야
2020년 12월 29일 (화) 21:29:50 문영주 ss2911@chol.com
   
노동진 진해수협 조합장

 조합장 6년차에 접어든 노동진 진해수협 조합장은 겉보기엔 세상을 즐기면서 사는 낙천적인 사람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는 신항 개발과정에서 어업인 권익을 위해 끈질긴 투쟁을 벌인 투사 중 한 사람이다. 그가 조합장이 되기 전 가진 직함은 ‘진해수협소멸어업인 생계대책위원장’.

 소멸어업인 보상 문제는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진해신항(당시 제2신항)개발로 생계 터전인 어장을 잃은 진해수협과 의창수협 소속 어민 1,000여 명이 어업권 보상이 너무 적다며 간접 보상을 요구하면서 시작된 사건이다. 노 조합장은 진해수협 어민대책위원장을 맡아 당국을 상대로 끈질긴 투쟁을 벌였다. 이 같은 노력이 결실을 봐 2014년 진해 웅동해양레저단지 사업지 중 일부인 16만 5,000㎡를 보상용으로 넘겨받아 진해수협과 의창수협이 절반씩 어민 소유로 하기로 창원시와 합의했다. 2014년 때 일이다. 이후 그는 2015년 3월 진해수협 조합장에 당선된다. 그가 보여준 헌신적인 노력과 능력이 조합원들로부터 평가를 받은 것이다.

 그는 조합장이 되고 나서도 이 문제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그리고 결국 조합원이 바라는 보상 문제를 매듭지었다. 제2신항 명칭도 진해신항으로 고치는 데 일조했다는 게 지역의 평가다. 그는 초선 조합장이면서도 2019년 중앙회장 선거 때 중앙회장 물망에 올랐다. 드문 일이다. 그러나 그는 사양했다. 재선은 돼야 출사표를 낼 것 아니냐고 했다. 그리고 지난해 그는 무난히 재선에 성공했다. 때문에 올해는 그의 인생에 중요한 나들목이 될 수 있다. 그런 그가 새해 그리는 그림은 뭘까. 그가 앞으로 수협 무대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궁금하다.

 노동진 조합장과의 인터뷰는 코로나 감염증 확산으로 지난해 12월 하순 서면으로 이뤄졌다.

 노 조합장은 “지도자는 자기의 모든 역량을 투입해 개발하고 희생하며 조직을 이끌어가려는 운동가적인 기질과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해 이익을 나눠줄 수 있는 기업가적인 정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자칫 회장 출사표를 던지는 듯한 발언처럼 들렸지만 그는 “쓸데없는 오해가 생길수 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취임한지 얼마나 됐나?
“2015년 3월에 취임해 내년 3월이면 6년째가 된다”

-왜 조합장을 하려고 했나?
“우리수협은 2022년이면 100년의 역사를 가진 향토기업이 된다. 이처럼 역사와 전통을 가진 잠재력 있는 조직이 제자리에 머물고 정체돼  있는 것이 안타까웠다. 조합원과 직원들의 동기부여를 통해 꿈, 희망, 미래가 있는 조직, 지역의 사회적 기업으로써의 역할을 다하는 조직을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에서 조합장에 도전했다”

-당초 생각대로 잘 되고 있는가?
“현재까지는 내가 꿈꾸는 그림의 80% 정도는 채워진 것 같다. 협동조합의 근간인 경제사업 활성화에 큰 목표를 두고 하나씩 하나씩 퍼즐을 맞추어 가다보니 어느 정도 완성된 그림이 나오고 있다. 임기 중에 경제와 신용금융사업이 동반 성장하는 구조를 정착시켜 100% 완성된 그림을 조합원들과 직원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어려움은 없는가?
“아무래도 수협은 어업인의 사회적·경제적·문화적 지위향상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설립된 조직이다 보니 어업인의 어려움이 눈에 많이 보인다. 공익사업으로 인한 바다의 황폐화 및 어장 축소, 어종 및 어획량이 확연히 줄어들어 어업인의 소득감소로 생계가 힘든 지경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행정기관과 협력하고 소통해 원활히 풀어나가야 하지만 그 과정에 어려움이 많은 것 같다”

-조합장 재임 시 가장 잘한 일을 꼽으라면 어떤 것을 들 수 있나?
“취임 당시 우리 수협도 여느 조합과 마찬가지로 상호금융사업에 의존하는 수익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이에 ‘수협의 근간인 수산업을 바탕으로 한 경제사업에서 해결점을 찾아보자’라는 생각으로 경제사업에 여러 변화를 주고 실천한 결과 취임 1년 만에 경제사업에서 잉여를 달성하는 소기의 성과를 이뤘다. 또한, 재임이후 100억 정도의 위판고를 가진 조합이었지만 6차 산업에 기본을 두고 군급식 및 직매장사업을 바탕으로 직원들과 함께 정직하고 성실하게 일한 결과  2~30배 성장하는 경영성과를 달성했다. 이는 전국 일선수협에 ‘경제사업도 충분히 새로운 패러다임과 수익창출을 기대할 수 있는 수익사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사례가 돼 뿌듯하다“

-지자체와 관련해 어업인을 대표해 목소리를 많이 내는 것 같다. 지자체에 건의 할 내용이 많은가?
”지자체는 어업인의 어업활동과 직·간접적으로 관계되고 소통하는 공생, 공존의 관계다. 서로를 마주 보는 게 아니라 같은 곳을 바라보는 동반자적인 관계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지자체와 어업인이 서로 다른 길을 가고 있는 것 같고, 사회적 약자인 어업인은 소외받고 있다. 그래서 어업인으로서, 수협의 수장으로서 생계의 터전인 바다를 지키고 보호하고자 지자체 뿐만 아니라 수산관련 시의원, 도의원에게도 수시로 문의하고 협조를 구하고 있다“

-협동조합을 끌고 가려면 운동과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 두가지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소수의 인원들이 소수의 금액으로 협동하며 이익을 분배해 모두가 잘살아보자는 목적으로 출발한 것이 “협동조합”이다. 여기에 지도자는 자기의 모든 역량을 투입해 개발하고 희생하며 조직을 이끌어가려는 운동가적인 기질과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해 이익을 나눠줄 수 있는 기업가적인 정신이 필요하다. 더불어 나는 지도자의 정직성도 매우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의 역량을 아낌없이 발휘해 조합원들의 소득증대를 위해, 조합의 수익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직하게 조합장직을 수행함으로써 모든 조합원, 직원들에게 인정받고 신뢰받는 지도자가 되려고 한다“

-지금 수협중앙회의 존재감이 별로 없는 것 같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도 수협이 먼저 치고 나가야 할텐데 다른 데에서 하니까 따라 하는 것 같다. 이슈의 선점 능력이 부족한 것 아닌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출과 관련 지난 국회에서 논란이 된 것을 보았다. 수산인을 대표하는 기관인 수협중앙회가 먼저 앞장서 이문제를 거론해야 함이 마땅하나 정부의 공적자금을 받고 있는 입장에서 먼저 거론하는 것에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 문제는 어업인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관심사이다. 정부와 세계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안에 대해 수산인의 대표기관인 수협중앙회에서도 정부관계자, 어업인대표, 수산단체 등의 의견 수렴 등을 통해 보다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성이 있었는데 그러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구 노량진수산시장 부지의 동작구청 이용에 대해 이 다음 다시 찾기가 어려운 것이 아니냐며 불안해 하는 시각들이 많은 것 같다. 이번 협약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오해의 소지와 함께 앞으로의 문제점에 불안해 하는 시각들이 많다고 들었다. 지난 11월 수협중앙회 총회에서 관련 문제에 대해 수협중앙회의 공식적인 답변을 듣고 오해나 문제점을 일부 해소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부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수협중앙회는 협약 후에 행정사항들을 수시로 점검, 확인하면서 또 다른 문제나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대처해야 할 것이다”

-수협중앙회가 하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도 있을 것 같다. 어떤게 제일 마음에 들지 않나?
"수협중앙회와 회원조합 간은 상충되는 일들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에 든다, 안든다'라고 표현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수협중앙회는 먼저 회원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 또 회원의 사업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업무 및 경영개선지원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 수협중앙회가 현재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회원조합의 문제점들을 깊이 헤아려 많은 지원과 노력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수협중앙회에 바라고 있는 게 있으면 들려달라.
“수협중앙회는 공적자금이라는 굴레로 인해 자율성을 상실했다. 하루빨리 공적자금의 굴레에서 벗어나 수협의 정체성 회복을 통해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고 어업인과 회원조합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주기 바란다”

-해양수산부에 하고 싶은 얘기가 있나?
"바다는 우리의 미래고 자원의 보고다. 우리에게 먹을거리를 제공할 뿐 아니라 자원을 주고, 바다를 통해 소득을 창출해 삶을 영위하고 있다. 또한 휴식처를 제공해주기도 하고, 육상, 항공으로 대체할 수 없는 해양운송역할을 하는 등 앞으로 발전될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바다를 개발과 이용으로 단편적으로 활용해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어업인의 희생과 아픔을 간과하지 않기를 바란다. 해양과 항만발전과 더불어 수산업이 소외당하지 않고 발전될 수 있도록 전문 수산인이 정책을 수립하고 행정을 펼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난 기간 동안 해양수산부장관이 임명되었을 때 수산출신 인사는 한명도 없었다. 이를 보듯 수산을 소외하거나 소홀했었다. 이제라도 관심을 가지고 우리 어업인의 피부에 와닿는 행정을 펼쳐주었으면 한다”

 그동안 해양수산부와 소통이 부족했을까. 그는 봇물이 터진 것처럼 말을 계속 이어갔다.
“정부가 한번쯤은 수산업에 대해 깊이 있게 돌아봐야 할 시점이라 생각한다”며 “많은 정책이 펼쳐지고 있지만 수산이 홀대받고 배제돼 있으며 어업인은 소외돼 종국적으로 수산인들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1차산업으로의 수산업의 미래는 ‘국민건강지킴이’로서 소중한 가치가 있다. 그 가치의 중심에서 다시 한번 봐주길 바란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꺼져가는 우리 어업인의 마음에 작지만 환한 희망의 불씨를 지펴주길 바란다”며 희망을 요구했다.

-끝으로 새해 조합원이나 조합을 위해 하고 싶은 일이 뭔가?
“새해에는 조합원들의 복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자 한다. 특히, 고령조합원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어업인의 소득증대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자 한다. 또한 오는 2022년 진해수협 100년의 역사를 준비하면서 지난 100년의 시간이 헛되지 않도록 앞으로의 100년을 잘 맞이할 수 있는 더 큰 그림을 그려보고자 한다”

앞으로 그의 행보가 궁금했다. 지난번에도 중앙회장 후보얘기가 나왔었는데 과연 그는 그 꿈을 이어가고 있을까. “앞으로 수협중앙회장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은 없느냐”고 넌지시 물었다. 그러자 “먼저 후보자로 거론되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몸을 낮추었다. 
그는 “무슨 직이든 생각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확고한 철학과 비전을 가지고 나를 희생해 꿈, 희망, 미래가 있는 조직으로 한번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속내는 들어내지 않았지만 그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은 어렵지 않은 것 같다. 그러면서 “나는 현재의 ‘진해수협장’으로서 진해수협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미래를 위해 일할 것이다”고 했다. 에둘러 표현했지만 그의 마음 속에는 이미 중앙회장 꿈이 서서히 무르익는 것 같다. <문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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