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18일 ‘한국어촌어항공단 출범식’ 생생”
협회서 공단전환 등 할 일 하면서도 조용히 이끌어
“코로나로 직원들과 대면 못해 아쉽다”
30여년간 공직 외길 전념…쉬면서 뭘 할지 고민

최명용 한국어촌어항공단 이사장

 최명용(61) 한국어촌어항공단 이사장은 전문직(토목)으로 엘리트 코스를 밟은 공직자이다. 연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뒤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90년 해운항만청 때 공직에 입문했다. 사무관을 거쳐 해양수산부에서 민자사업이 한참일 때 민자계획과장을 했다. 이후 토목직 엘리트 코스인 항만정책과장과 부산항 건설사무소장을 했다. 이후 토목직으로선 드물게 여수지방해양수산청장까지 역임했다. 그리고 우리나라 항만의 컨트롤타워인 항만국장을 역임한 뒤 98년 한국어촌어항협회 이사장에 취임했다. 구김이 없는 그의 얼굴처럼 그는 이사장으로 재임 중 협회의 공단 전환 등 할 일은 하면서도 조용히 공단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는 26일 3년 임기를 마치고 공단을 떠나는 최명용 이사장은 “2018년 10월 18일 ‘한국어촌어항공단’ 출범식 장면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취임한 지 엊그제 같은 데 벌써 3년이 지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양수산부를 떠날 때와 공단을 떠날 때의 느낌이 다른 것 같다”며 “앞으로 무엇을 할지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벌써 3년이 지났다. 재임 3년을 평가해 달라.
“한국어촌어항공단 이사장으로서 재임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취임 후 어촌·어항·어장·양식 분야의 전문성 강화와 직원들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나름 소기의 성과는 달성했다고 생각한다”

-취임할 때 생각했던 것이 많이 이뤄졌다고 생각하는가.
“한국어촌어항협회 숙원사업으로 추진해 온 한국어촌어항공단으로의 전환을 차질 없이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던 취임사가 기억에 남는다. 2018년 3월 30일, 어촌·어항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돼 4월 17일 공포됐다. 그리고 그해 10월 18일 ‘한국어촌어항공단’이 출범했다. 유종의 미를 거뒀다. 공단 출범이라는 한 발을 내딛기 위해 많은 분의 노고가 있었다. 국회와 해양수산부의 협조가 있었고, 어업인은 물론 각 계의 많은 지지와 응원이 있었다. 특히 우리 공단 임직원의 땀과 노력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공단으로 출범하면서 조직도 커진 것 아닌가.
“최근 3년 동안 공단의 조직과 사업 규모가 눈에 띄게 확대됐다. 특히 지난해 1월, 세밀한 협의 과정을 거쳐 ‘현장 밀착형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서남해지사(목포), 동남해지사(창원), 제주지사(제주) 3개 지사를 신설하고, 사회가치안전팀과 어촌뉴딜사업 관리를 위한 전담 조직을 구성했다. 이로써 수산혁신2030, 어촌뉴딜사업 등 정부정책과 지역사업의 신속한 대응은 물론 공공기관으로서 책임 있는 역할과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재임 시 어떤 게 가장 기억에 남는가.
“3가지가 기억에 남는다. 먼저 2018년 10월 18일, ‘한국어촌어항공단 출범식’ 장면이 아직도 생생하다. “살기 좋은 어촌과 풍요로운 바다 공간을 조성하는 1등 해양수산 전문기관”이라는 비전과 함께 출범을 공식적으로 선포했던 순간을 돌이켜 보니 매우 뿌듯하고, 공단의 일원으로서 자랑스러웠다.
 두 번째로는 여러 차례에 걸쳐 진행된 ‘소통·공감 톡톡 간담회’가 기억에 남는다. 나와 실무직원들이 만나 공단의 비전과 경영철학 등에 대해 공유하고, 직원들의 건의 사항과 고충 등을 격의 없이 이야기함으로써 직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이를 통해 현장 직원, 여성 직원, 신규직원 등 대상을 달리해 공단 전 직원과 소통할 수 있었다.
 또 2019년 9월, 한국과 미얀마의 해양수산 협력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미얀마에서 열린 해양수산 국제협력 컨퍼런스에 참여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미얀마 현지의 요구사항을 충분히 듣고, 향후 협력사업 참여와 후속 사업 발굴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후 미얀마해양대학(MMU)과 업무협약을 체결함으로써 해외협력사업 추진에 한걸음 다가설 수 있었다”

-아쉬운 게 있다면…
“직원들의 건의 사항과 고충에 대해 좀 더 귀기울이고, 기관경영에 최대한 반영하려고 노력했지만 이를 모두 해소해주지 못한 점이 아쉽다. 지금 생각해보면 공석이 아닌 사석에서 직원들과 만나 허심탄회하게 소통해봤어도 좋았지 않았을까 싶다.
 특히 2020년 한 해 동안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직원들과 직접 대면하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 영상회의 등 비대면 플랫폼을 활용해서라도 얼굴을 익히고, 대화했어야 했는데 지나 보니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다”

-직원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나.
“항상 업무 현장에서 어업인, 국민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공단 직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크다. 3년이라는 정해진 시간 동안 이사장으로서 기관을 튼튼히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회사를 만들어가는 주체는 직원들이라고 생각한다. 나 자신부터 회사를 사랑하고 아끼면서 맡은바 업무를 잘 수행해줬으면 한다”

-후임자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면 말해달라.
“이제 공단은 어촌·어항 공간의 한정된 업무영역에서 벗어나 수산·어업 전반의 진흥지원 등 수산 관련 포괄적 정책 지원까지 업무영역을 확대·수행해야 하는 시기에 있다. 이에 따라 기관 명칭은 물론 기능과 조직의 확대·개편을 눈앞에 두고 있다. 후임 이사장께서 직원들과 합심해 이를 성공적으로 완수해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퇴임 후 계획을 세워 놓은 게 있나.
“당분간은 아무 생각없이 좀 쉬고 싶다. 30여년간 끝임없이 공직생활을 해 왔다. 이제 건강을 위해 운동도 하고 그동안 미뤄놓았던 취미 생활도 해보고 싶다. 특히, 코로나19가 완화되면 국내 곳곳을 여행하고 싶다. 그 뒤 앞으로 어떤 일을 할 건지 생각해 보겠다” <문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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