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등 모든 물가가 오르는데 수산물 값만 오르지 않고 있다. 게다가 갈치, 오징어, 고등어 등 일부 대중성 어종은 오히려 값이 떨어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코로나와 고수온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업인들은 가만히 앉아서 소득이 줄어 상대적 박탈감에 빠지게 된다. 그런데도 해양수산부와 생산자 단체인 수협은 이런 움직임에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통계청의 7월 품목성질별 동향자료에 따르면 수산물 값은 지난해 동기에 비해 0.3% 올랐다. 이는 7월 소비자 물가상승률 2.6%에 비해 약 9배가 적다. 또 농산물인 곡물(12.6%), 과실(21% 상승)에 비해서도 형편없이 낮은 수치다. 그만큼 값이 오르지 않았다는 얘기다.

 9일 농수산물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청주지역 시금치 상품 한단(400g 기준) 평균 소매 가격은 6,800원으로 지난달 평균가(2,908원)보다 4,000원 가량 올랐다. 지난해 동기 평균 가격(5,120원)과 비교해도 32%나 더 올랐다. 양배추, 쪽파도 오름세다. 양배추 상품 한포기 평균 가격은 4,480원으로 지난해 동기 평균 가격(3,824원)보다 600원가량 비싸졌다. 쪽파 1㎏은 9,130원으로 지난달보다 약 3,000원이나 치솟았다. 지난해 평균가는 5,500원이다. 그러나 수산물 가격은 이와 정반대다.

 노량진수산시장이 최근 시장에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기 이전인 7월 27일부터 8월 3일까지 주요 품목 가격 동향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갈치는 도매가격으로 kg당 1만 1,700원에 팔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00원, 7%가 적은 것이다. 오징어 역시 4,000원에 판매돼 13%나 값이 떨어졌다. 고등어는 이보다 더 가격 편차가 컸다. 고등어는 1,800원에 거래됐다. 작년에 비해 500원, 21.7%나 낮은 가격이다. 전복 역시 지난해 2만 600원 가격을 유지했으나 올해는 1만 7,100원에 거래됐다. 3,500원 16.9%가 떨어진 것이다. 갈치는 올해 6월까지 생산량(1만 9,888톤)과 지난해 생산량(1만 9,818톤)이 비슷해 가격 변동이 0.4%에 그친 반면 오징어는 지난해(2만 464톤)에 비해 37.3%가 적게 생산됐는데도 값이 13%나 떨어진 것이다. 이는 오징어 재고량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고등어는 올해 생산(2만 8,712톤)이 지난해(2만 1,944톤)보다 적어 값이 떨어졌다.

 이런 현상은 어민들이 가만히 앉아서 소득을 차감당하는 현상이 생길 수 있다. 자신이 생산한 수산물 가격은 오르지 않거나 떨어지고 있고 내가 사야할 농산물이나 생필품 가격이 오르면 그만큼 나의 지출은 늘어나기 때문이다. 때문에 해양수산부나 수협은 어업인들이 이런 상대적 박탈감을 갖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조정희 KMI 수산연구본부장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미세 플라스틱 등이 이슈화 되면서 수산물 소비가 안 돼 수산물 값이 정체되거나 떨어질 수 있다”며 “수산물 소비 촉진과 함께 어업인 경영비 지원 등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문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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