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마케팅 한창… 수협은 구경꾼으로 전락”
전문가들, "수산물 소비촉진하는 계기 만들수도 있는데..."
수협은행도 ‘오징어 게임’ 관련 예·적금 상품 개발 등 필요

오징어 게임

 '오징어게임'이 전세계 TV 프로그램 1위에 오르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식품업계는 물론 이커머스까지 오징어게임을 활용한 마케팅이 한창이다. 그러나 정작 오징어 소비 촉진에 관심을 가져야 할 오징어 생산자 단체인 수협은 이런 마케팅을 구경만 하고 있어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오징어 게임’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이름이 유사한 '오징어 짬뽕' 제품 홍보에 나섰다. 드라마 속에 나온 '○△□'로 ‘오징어 짬뽕’ 제품명을 만든 포스터를 내걸었으며 농심의 대표 라면 라인업 '사(4)리곰탕, 오(5)징어짬뽕, 육(6)개장사발면'으로 숫자 4·5·6도 맞췄다. 홈플러스는 오리온의 오징어땅콩으로 '○△□' 모양을 만든 후 '오징어 꽃이 피었습니다' 행사를 펼치고 있다. 달고나와 함께 오징어와 함께 오징어가 들어간 라면, 과자, 쥐포 등을 할인 판매하고 있다.

 삼양라면은 ’오징어게임‘ 속 주인공 성기훈(이정재 분) 삼양라면을 부숴 소주와 함께 안주로 먹는 것을 활용해 이런 취식방법을 바탕으로 해외마케팅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했다. 삼양식품은 "라면을 부숴먹는 것이 해외에서 새로운 취식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생라면을 활용한 적극적인 마케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치킨 체인업체인 깐부치킨은 극 중 언급된 '깐부'라는 단어가 크게 주목을 받자 ’깐부‘라는 이 단어가 유행을 탄 시점을 틈타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출신 요리사와 함께 개발한 ’오징어치킨‘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커머스 상에도 오징어게임에 대한 인기가 그대로 드러났다. 10일 아이템스카우트의 분석에 따르면 네이버·스마트스토어·쿠팡·11번가 등 국내 주요 온라인 마켓 내 오징어게임 키워드 등록 상품은 9월 마지막 주에 비해 약 2000% 증가한 4만 8,113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공식 인스타그램에선 오징어게임과 관련한 이벤트가 진행되는 등 ‘오징어 게임’ 열풍에 승선한 마케팅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오징어하면 가장 먼저 연상될 수 있는 수협은 이런 열풍에 탑승하지 못하고 구경꾼으로 전락하고 있다. 수산물 소비가 갈수록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호재가 발생했는데도 수협은 오징어는 물론 전체 수산물 소비 촉진을 위한 이벤트 하나 만들지 못하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오징어와 직접 연관이 있는 수협은 어떻게 하든지 ‘오징어 게임’과 연관시켜 수산물 소비 촉진 등 여러가지 마케팅을 전개할 필요가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하다못해 새로운 오징어 가공제품을 만들어본다든가 오징어와 다른 수산물을 섞은 콜라보 제품 등을 만들어 다른 수산물까지 소비를 확대하는 그런 고민이 필요한데 그런 움직임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어업인이 만든 수협은행 역시 마찬가지다. 명태도 나오지 않는데 정부가 명태 양식에 성공했다고 하니까 서둘러 상품을 만들더니 이런 호재가 있는데도 오징어와 연관된 예·적금 상품 하나 만들지 못하고 있다.

 한 금융권 인사는 “수협이라면 ‘오징어게임’과 연관시켜 예·적금 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이슈나 트랜드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수협이 그간 제 기능을 했는지 의문이 드는 이유다.

  한 수산인은 “수협은 지금 노량진수산시장 민자개발이나 천안연수원 숙박동 신축 등 토건사업만 신경쓰고 있는 것 아니냐”며 “어민이 잡아온 수산물을 어떻게 부가가치를 높여 팔아 줄 건지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문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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