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씨피엔스

 윤학배 전 해양수산부 차관이 바다 관련 인문 교양서 <호모 씨피엔스>를 발간했다. 1986년 해운항만청을 시작으로 해양수산부와 국토해양부를 거쳐 2017년 해양수산부 차관으로 30여 년 바다 공직생활을 마무리한 그는 오랜 세월 경험한 해양수산학적 바탕에 인문학적인 바다 이야기를 더해 바다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책에 담았다. 알아두면 쓸 데 있는 일반 상식이 많다.

 바다는 지구 면적의 71퍼센트를 차지한다. 지구(地球)가 아니라 수구(水球)라 할 정도로 우리는 바다를 지배한 국가가 결국 세계를 제패한 역사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리스와 로마가 지중해를 매개로 세계를 지배했고, 이후 스페인과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미국 등이 뒤를 이은 패권국이 됐다. 인류 역사에서 바다는 그만큼 중요했다.

 저자는 먼저 이렇게 중요한 바다가 우리 생활과 얼마나 밀접한지 알려준다. 다운로드와 업로드, 로그인과 로그아웃 등 인터넷 용어는 물론 여권과 뉴스 진행 앵커도 바다와 선박에서 파생됐다는 상식을 통해 바다가 곧 우리 곁에서 숨 쉬는 삶이자 일상임을 알려준다.

 이어 바다를 통해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을 형성한 영국의 바다 사랑과 바닷사람들의 모습을 소개하고, 멍텅구리나 굴비처럼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바닷물고기와 이름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한다. 재미있고 알아두면 활용할 수 있는 바다 상식에 인문학이 더해져 지적 즐거움을 얻기에 그만이다. 

 저자는 세상 모든 것이 변해도 바다는 변하지 않으며, 자기의 것을 고집하지 않고 자기 자리를 지키며 모든 것을 받아들일 뿐이라서 ‘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는 <노인과 바다>의 글귀를 가장 좋아한다고 말한다. 그는 작가의 글에서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어? 이것도 바다에서 나온 거였네!’라고 알게 되면 행복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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