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 분야가 국민생활과 국가경제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온몸으로 느꼈다”

제21대 문성혁장관 이임식

 오늘 3년 1개월간의 장관직을 마치고, 여러분과 아쉬운 작별 인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큰 과오 없이 직무를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직원 여러분께서 성심껏 도와주신 덕분입니다. 여러분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지금 이 시각에도 거친 파도와 싸우며 우리 바다를 더 풍요롭고 가치 있게 만들고 계신 모든 해양수산 가족 여러분께 존경의 말씀을 전합니다. 여러분의 도움과 협력에 힘입어 쉽지 않은 과제들을 잘 풀어갈 수 있었습니다. 감사의 마음, 늘 간직하겠습니다 .
제가 취임하던 시기, 제일 시급한 현안은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금지에 대한 WTO 2심 소송이었습니다. 승소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한편, 패소 시 대응 방안도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 WTO가 우리나라의 손을 들어 주었고, 저는 큰 짐 하나를 덜고 다른 과제들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밤잠을 설쳐가며 대응해준 직원들에게 거듭 고마움을 전합니다.

 제게 맡겨진 가장 중요한 과제는 ‘해운산업 재건’이었습니다.
2017년 한진해운 파산 이후 추락한 해운산업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을 건조하고, 3대 얼라이언스에 가입하는 한편, 중소선사들의 선박 확충과 경영안정을 적극 지원했습니다. 그 결과 이제 우리 해운은 매출액과 선복량 등에서 한진해운 파산 이전 수준을 뛰어넘었습니다.

 만약 해운 재건을 통해 국적선대를 확충하지 않았다면, 조선산업의 부흥도 훨씬 더디었을 것이고,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물류대란 속에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막대한 피해를 면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해운산업 재건은 해운-조선-수출의 상생을 실현하는 핵심열쇠였다고 하겠습니다.

 수산업과 어촌 분야에서도 많은 혁신의 성과들이 이뤄냈습니다.
 지금까지 24개소가 준공된 어촌뉴딜 300사업은 낙후된 어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수산물 수출은 친환경·고부가가치화와 신시장 개척에 힘입어 지난해 28억 3천만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실적을 달성했습니다. 지난해부터 새롭게 시행된 수산공익직불제는 지속가능한 수산업과 어업인 소득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해양환경과 해양안전 분야 역시 정책적 전환기를 맞아 글로벌 해양리더의 면모를 갖추어 가고 있습니다. ‘2030년까지 해양플라스틱 쓰레기 50% 저감’, ‘2050년 탄소배출 네거티브 실현’ 등 도전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친환경 부표 보급, 친환경 선박기술 개발 및 블루카본 확대 등 실질적인 방안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어선안전조업법' 제정,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설립과 더불어 세계 최초로 바다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시행하는 등 제가 취임 때부터 강조해 온 ‘Safety First, Safety Last’를 실현하기 위한 기반들을 착실히 다져 왔습니다. 또 하나, 제가 큰 관심을 갖고 추진한 과제는 해양수산 스마트화입니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기존 해양수산업에 접목하는 스마트화는 미래를 위해 미룰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토론하고 협업하여 '해양수산 스마트화 전략'을 수립하였고, 최근에는 코로나19 이후 급변한 환경에 맞춰 전략 2.0을 새롭게 마련했습니다. 그 외에도 일일이 말씀드리지 못했지만, 지난 3년여 동안 거의 모든 해양수산 분야에서 새로운 도약의 기틀을 닦고,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어 왔습니다.

 그 덕분에 2021년 정부업무평가에서는 거의 모든 부분에서 탁월한 성적을 받아 ‘우수 행정기관’의 영예를 안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 위기에도 굴하지 않고 해양수산의 변화와 발전을 이끌고 계신 해수부 직원들을 비롯한 모든 해양수산 가족 여러분께 거듭 경의와 감사를 표합니다.

 3년 넘게 장관으로 재임하면서 저는 해양수산 분야가 국민생활과 국가경제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 바다를 어떻게 관리하고 이용하며 개발하느냐에 국가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만큼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저는 잘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열정과 전문성을 가진 해양수산부 직원 여러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변화와 혁신을 마다하지 않고 기꺼이 새로운 길을 가고자 하는 많은 해양수산인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훌륭한 인품과 탁월한 역량을 겸비하신 신임 조승환 장관님과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 나간다면 분명히 세계 바다를 선도하는 해양강국 대한민국을 만들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끝으로, 제가 애송하는 사무엘 울만의 ‘청춘’이라는 시 일부를 소개하며 말씀을 마칠까 합니다.

“청춘이란 인생의 어느 시기가 아닌 사람의 마음가짐이라네
장밋빛 볼, 붉은 입술, 부드러운 무릎이 아니라
풍부한 상상력과 왕성한 감성, 의지력
그리고 삶의 깊은 샘에서 솟아나는 신선함이라네.

청춘이란 두려움을 이기는 용기,
안이함을 뿌리치는 모험심,
그리고 탁월한 정신력이라네.
때로는 예순 살 노인이 스무 살 청년보다
더 청춘이라네.

세월이 흐른다고 늙는 것이 아니라
이상을 잃어버릴 때 비로소 늙는 것이라네.
세월은 피부에 주름을 새기지만
열정으로 채워진 마음을 시들게 하지는 못한다네.

근심과 두려움, 자신감의 상실이
우리의 기백을 죽이고 마음을 시들게 한다네.
예순 살이든 열 여섯 살이든
가슴 속에는 경이로움을 향한 동경과
어린이 같은 왕성한 탐구심과
인생에서 기쁨을 얻고자 하는
열망이 있는 법이라네.

그대 가슴 속의 그리고 나의 가슴 속의 안테나가
희망과 용기, 힘의 영감을 받는 한
그대는 언제나 청춘이라네.

그대 가슴 속에 안테나가 무너지고
정신이 냉소와 비관의 눈으로 덮일 때
스무 살 이라도 그대는 노인이 되고,
가슴 속 안테나를 높이 세워 희망을 품고 있는 한
비록 여든 살이라도 죽을 때까지
그대는 청춘이라네”

 해양수산부 가족 모두 앞으로도 오래오래 멋진 청춘의 삶을 누리시길 기원합니다.
 어디에 있든지 여러분을 힘껏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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