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 업계
혼획 · 금어기 조정· 야간 조업 철폐 요구
어려움 반영 정부 희망 감척 사업에 7개 선단 신청

굴 양식업계
인건비와 부대 경비는 상승 생굴 가격은 오히려 역행
외국인 계절노동자 허용 등 인력 확보 없이는 어업 불능

굴 초매식 중도매인
굴 초매식 중도매인

 

 전년 대비 2배 이상 오른 기름값으로 가뜩이나 어려운데 멸치마저 안 잡혀 거제·통영 지역 기선권현망 어선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에 반해 지난 10월 24일부터 본격적인 경매에 들어간 생굴은 특별한 자연재해가 없어 생산량이 20% 늘어났으나,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부진 여파로 가격은 오히려 30% 정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멸치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올 7월부터 지리(세멸)멸치가 잡히기 시작해 11월 초순까지 계속 잡히고, 국물용 다시(대멸) 멸치가 8월에 잠시 보이다가 바다에서 사라진 것은 40년 만에 처음 보는 기현상"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한달 평균 4억원 이상의 생산고를 올려야 선단이 운영되는데 올해는 평균 3억원에 불과해 12월 대멸치 어획이 저조하면 도산을 피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예전에는 시기적으로 멸치가 많이 어획되는 추석과 설 두 차례 대금 결제가 이뤄지는데 요즘은 매달 결재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어 자금 압박이 심해 업을 그만해야 하는 것 아닌가 고민이 된다"고 토로했다.

 기선권현망 업계의 경영 위기 상황을 나타내는 지표는 최근 조사한 2024년 정부 희망 감척 사업에 7개 선단이 신청한 것으로 대변되고 있다. 

 실제 기선권현망 업계는 지난 3년간 17개 선단이 감척에 들어가 올 7월에는 31개 선단만이 조업에 나섰다. 내년 조업 시즌에는 25개 선단 정도만 실제 조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 멸치 어획량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멸치권현망수협 한 조합원은 “현재의 기선권현망 업계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수산업법 개정을 통해 기선권현망 어업의 혼획 금지 규정과 야간조업 금지 철폐, 금어기 기간 조정 등 특단의 조치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멸치경매
멸치경매

 

통영 지역 기선권현망 선주 A 씨는 “지난 10월 발생한 마산만 정어리 떼죽음 현상과 관련 국립수산과학원은 산소결핍에 따른 질식사라고 말했지만 어업인들은 혼획을 금지한 법 규정 때문에 그물에 든 정어리를 바다에 폐기한 것도 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멸치 조업 특성상 이른 새벽과 해가 지고 난 뒤 야간에 어획량이 늘어나는데 야간조업 금지 규제로 어획량이 늘어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금어기 조정 또한 멸치를 잡는 다른 업종은 금어기 자체가 없고 멸치 산란기는 봄 가을 두 차례임을 감안 지금의 4월부터 6월 30일까지를 4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로 단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식 굴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고수온으로 인한 개체 탈락 현상이 심해 생산량이 하루 평균 9톤 내외로 김장철 평균 가격은 10㎏ 17만원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본격적인 김장철임에도 불구 10㎏ 13만 5,000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통영에서 굴 생산·가공 공장을 운영하는 김동명 씨는 “1년 중 가장 소비가 많은 김장철 특수를 보기 위해 생산자들이 출하량을 늘리고 있어 가격 하락은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출하량 조절로 가격 하락을 막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물가상승으로 인건비와 부대 경비는 지난해보다 상승했는데 생굴 가격은 오히려 역행 하고 있어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굴 가공공장 인력의 고령화로 외국인 노동 인력 수급이 이뤄지지 않으면 굴 양식업 자체가 불투명하다며 외국인 계절노동자 허용 등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하소연했다. <박춘형 경남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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