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최용석 해양수산부 수산정책실장

안전한 국내 수산물 소비자 식탁에 오르도록 방사능 검사 강화
수산물 소비 위축 시 적절한 규모 정부 비축 및 민간 수매 진행

긴급 경영안정자금 등 다양한 지원수단 제공 업계 피해를 최소화
"우리 수산물 안전성 확고하게 인정받는 반전 기회 삼을 수 있을 것"

최용석 수산정책실장
최용석 수산정책실장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반만년의 시간 동안 바다와 함께였다. 역사 속에서 바다는 장보고처럼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동경의 대상이기도 하였으며, 이순신처럼 조국과 국민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거는 전장이기도 하였다. 바다에서 나는 수산물은 자린고비와 굴비 우화, 썩어도 준치, 말짱 도루묵과 같이 어렸을 때부터 우리에게 익숙하게 다가온다.

 이미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온 여름도 바다를 빼놓고 말할 수 없다. 여름이 찾아오면 시민들은 해수욕장에서 파도에 몸을 맡기고 물놀이를 즐긴다. 특히, 요즘 'MZ세대'에게는 여름에 서핑 해변에 방문하여 인증샷을 공유하는 것이 내가 여름을 잘 즐기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필수적인 과정으로 자리 잡았다. 해변에서 파도 소리를 배경 삼아 바다 위의 석양을 바라보며 가족, 연인과 함께 즐기는 캠핑도 빠질 수 없는 힐링 코스다.

 이처럼 우리 국민은 오랜 세월 동안 바다와 함께 자라왔으며, 바다는 우리 삶에서 중요한 일부로서 자리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바다를 터전으로 삼고 있는 수산업이 위기에 처해있다. 예전보다 급격하게 감소한 수산자원의 회복 속도는 더딘데다, 어가 인구의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어촌은 활력을 잃고 있는 상황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최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 문제는 바다의 안전성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높이는 등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위기 속에는 위험과 기회가 함께 공존한다. 1970년대 말, 김 생산량의 대부분을 소화하던 일본 수출이 중단되었을 때, 모두들 우리 김 산업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도시락 반찬으로 사랑받는 조미김 개발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듯이 우리 수산업과 어촌도 현재 상황을 극복하고 분명히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다.

 김 뿐만이 아니다. 그동안 수많은 거친 파도를 헤쳐나가며 성장해 온 수산업의 저력을 우리는 믿고 있다. 정부는 수산인과 함께 어려운 현재 상황을 극복하고, 산업의 체질 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여 우리 수산업이 젊고 활기찬 미래 산업이 될 수 있도록 적극 육성할 것이다.

 먼저, 수산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해 누구나 일하고 싶고,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 것이다. 이를 위해 연근해 어업관리 제도 개편, 스마트 양식산업 전환, 미래형 수산식품산업 육성 등을 집중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우선, 투입규제 중심의 복잡한 어업 관리제도를 산출량 중심의 관리제도로 단순화하여 현장의 불편함을 줄여나갈 것이다. 어선과 어구 중심의 어업 관리제도를 산출량 중심의 관리제도로 전환하기 위해 총허용어획량(TAC) 제도를 확대하고, 어획증명제도를 도입해 규제를 최소화하고 관리 효율성을 높일 것이다. 또한, ‘수산정책 혁신 현장 발굴단' 등을 활용해 어업인과의 소통을 더욱 확대하고, 어업인의 의견을 정책으로 변화시켜 현장에서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양식산업의 스마트 전환도 속도를 더욱 높인다. 전국 주요 거점에 스마트양식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첨단 양식기술을 개발·실증해 현장에 적극적으로 보급할 것이다. 또한, 굴, 전복 등 원물 중심의 생산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품목을 전략품목으로 선정해 종자, 생산, 유통, 가공, 소비, 수출 등 산업의 전 과정에서 고부가가치가 창출될 수 있도록 집중 육성할 것이다. 또한, 최근 지속적인 전기요금 인상에 대응해 양식산업이 현재보다 저전력 에너지소비 구조로 전환될 수 있도록 에너지 절감설비를 계속해서 보급하고, 양식장의 에너지 소비구조를 효율화할 수 있는 기술개발과 현장 적용을 적극 추진할 것이다.

 원양어업에서는 우리 어선이 조업할 수 있는 어장을 유지하고, 확대하기 위해 남태평양 도서국과의 신규 ODA 사업을 발굴하는 등 주요국과의 협력관계를 더욱 공고하게 만들 것이다. 또한, 원양어선 안전펀드를 안정적으로 운영해 노후 어선의 신조 어선 대체를 촉진하고, 조업 자동화 등을 통해 선원의 안전이 담보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수산식품산업은 미래 산업화해 창출되는 부가가치를 더욱 높여나갈 계획이다. 유통망 전체에 콜드체인이 더욱 촘촘하게 보급될 수 있도록 저온·친환경 위판장을 확대 구축한다. 수산물의 생산부터 가공, 기술개발, 수출까지 산업 전주기가 규모화, 집적화 될 수 있도록 수산식품 클러스터와 스마트 수산가공 종합단지를 조성한다. 해조류 활용 대체식품, 세포 배양 수산물 등 미래식품의 개발에도 주력한다. 또한, 수출기업 제품의 홍보 및 수출 현지 인큐베이팅 지원 등을 확대하여 우리 수산업의 세계시장 진출을 촉진하고, 산업을 고부가가치화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의 안전한 수산물을 지킬 것이다. 국민들의 한끼 식사이자 건강을 책임져왔던 우리 수산물의 안전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국민적 우려를 해소하고 수산인들을 보호하고자 지난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부터 우리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적으로 지켜질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

 안전한 국내 수산물만이 소비자의 식탁에 올라갈 수 있도록 해역 모니터링을 시작으로, 생산부터 유통까지 전 단계에서 방사능 검사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수산물 주요 생산해역을 중심으로 7개의 추가 정점을 설정하여 총 52개 정점을 대상으로 우리 바다에 방사능물질 유입 여부를 선제적으로 조사한다. 또한, 후쿠시마 인근 현에서 선박평형수를 주입한 선박은 우리 관할수역 외부에서 선박평형수를 교환한 후에만 입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 생산되는 모든 품종을 대상으로 전년 목표 건수 대비 2배인 8,000건 이상의 수산물 방사능 검사를 진행할 것이다. 또한,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국민이 직접 방사능 검사를 신청할 수 있는 '국민신청 방사능 검사제도'도 운영한다.

 마지막 관문으로 수입 수산물에 대한 안전관리도 더욱 강화된다. 후쿠시마 등 8개 현의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 및 수입 수산물의 방사능 검사를 비롯하여 유통 이력 관리를 강화하고, 일본산 등 국민 우려 품목을 취급하는 업체들에 대해서는 원산지 의무 표시 여부를 전수조사하여 먹거리 안전 관리를 한층 더 강화할 계획이다.

 한편, 정부에서는 방사능 검사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일괄적으로 투명하게 공개하고, 올해 3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수산물 안전 국민소통단' 등을 통해 국민에게 수산물 안전과 관련된 모든 정보가 충분하고도 신속하게 제공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정기간 동안 수산물 소비가 위축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비하여, 면밀한 소비 모니터링을 통해 적절한 규모의 정부 비축 및 민간 수매를 진행키로 했다. 또한, 수산물 안전에 대한 지속적인 홍보를 기반으로 한 소비 촉진 행사와 함께, 소비 위축으로 일시적 경영 위기에 처할 수 있는 어업인 등의 경영 여건을 보장하기 위해 긴급 경영안정자금 등 다양한 지원수단을 제공하여 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다.

 국민의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먹거리 문제는 어떠한 타협도 용납할 수 없는 문제이다. 정부는 그 어느 때보다도 철저하게 수산물 안전관리를 실시할 것이다. 우리 수산인 분들도 우려와 걱정보다는 정부와 함께 원팀이 되어 하나의 힘, 하나의 목소리로 이번 위기를 극복한다면, 오히려 우리 수산물의 안전성을 더욱 확고하게 인정받는 반전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바다는 언제나 위기를 극복해 왔다. 저 넓은 바다의 수평선을 바라보면 그 푸르름이 우리에게 다시 용기를 북돋아주고, 다시 일어서게 만들어 준다. 아마도 그 넓은 대양의 물결치는 파도는 바다의 목소리일지도 모른다. 우리에게 바다는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위대하고 중요한 존재이다. 정부는 우리 바다를 지키고, 국민들이 우리 바다를 믿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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